끊이지 않는 영아 살해·유기 사건…베이비박스 '발길 뚝'
[앵커]
지난해 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사건 이후 정부가 출생 미신고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고, 수사를 통해 많은 범죄들이 드러났습니다.
이후에도 영아 살해·유기 범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미신고 영아 가정의 한 가닥 희망이었던 베이비박스를 찾는 이들도 거의 자취를 감췄습니다.
서승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생후 20여일 된 아기를 차 트렁크에 넣어 방치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30대 친모 A씨.
A씨는 경찰에서 "아기를 양육할 형편이 되지 않아서 범행했다"고 자백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사건 이후 출생 미신고 아동 전수조사에 나섰고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123명 중 249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영아 살해·유기 사건은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냉장고 영아 시신' 사건의 피고인인 30대 친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한 판사는 "불법성 정도가 낮은 다른 대안이 존재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사각지대에 놓인 영유아의 안전을 민간차원에서 보호하는 역할을 했던 베이비박스를 찾는 이들도 전수조사 이후 거의 자취를 감췄습니다.
지난 2014년 전국에서 두 번째로 베이비박스를 설치한 경기 군포시의 한 교회입니다.
지금까지 베이비박스로 총 146명의 아이들이 맡겨졌지만 보시는 것처럼 최근 이곳을 찾는 발걸음은 완전히 끊겼습니다.
지난해 이곳에서 진행된 베이비박스 상담 건수는 단 한 건.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맡기는 게 무조건 유기로 간주될까 두려움이 생긴 겁니다.
<김은자 / 교회 관계자> "한동안 '유기를 조장한다, 아니다'라고 서로가 이랬지만 어느 쪽을 보든 간에 유기를 조장하는 것보다는 생명을 보장해주기 위해서 '여기라도 이용하세요'라는 이야기거든요."
베이비박스에 대한 논란이 여전한 상황.
어려운 양육 환경에 처한 아이들이 범죄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서승택입니다. (taxi22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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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영아 살해·유기 사건…베이비박스 '발길 뚝'2024-02-13 19:54: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