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봄인데 동·서남아에는 벌써 폭염…수십명 사망
[앵커]
세계 곳곳이 기상이변으로 시름을 앓고 있습니다.
동·서남아에는 벌써 폭염이 찾아오면서 수천 곳에서 학교 수업이 중단되는가 하면, 열사병으로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전 세계 와인 생산량은 6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황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방글라데시의 한 동물원입니다.
더위에 지친 호랑이가 숨을 헐떡거리고, 사자는 눈앞의 먹이조차 방치한 채로 누워있습니다.
인력거들은 치솟는 폭염 탓에 일을 할 수 없을 지경입니다.
<야쿠브 알리 / 51세 인력거 운전사> "더위가 너무 심해요. 오늘은 인력거를 거의 타지 못합니다. 두 번 운행할 때마다 휴식을 취하고 물을 마셔야 합니다."
방글라데시 일부 지역에서 섭씨 42.6도까지 기온이 치솟은 가운데 최근 닷새 동안 열사병으로 최소 34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30년 평균 기온과 비교할 때 올해 일부 지역의 기온이 4~5도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태국에서도 최근 수도 방콕에 폭염경보가 내려졌고, 북부 람팡 지역에선 기온이 44도를 넘기도 했습니다.
3월 이후 열사병으로 숨진 사람도 30명이나 됩니다.
필리핀 역시 체감기온이 최고 48도에 이르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7천 곳의 학교가 대면수업을 중단했습니다.
이상고온은 전력 수급에도 영향을 끼치면서 동서남아시아 각국에서 전력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모니룰 / 트럭 운전사(방글라데시)> "과도한 열기로 야채 같은 원재료가 썩어가고 있습니다. 심지어 우리도 트럭 운전석에서 삶아지는 듯합니다."
이처럼 기상 이변이 속출하면서 지난해 전 세계 와인 생산량도 62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제포도 및 와인기구는 지난해 와인 생산량이 가뭄과 폭염, 홍수 등으로 인해 2022년보다 10% 감소한 2억3천700만 헥토리터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황정현입니다. (swe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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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봄인데 동·서남아에는 벌써 폭염…수십명 사망2024-04-26 16:1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