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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전기차 화재…안전 문제 넘어 '공포 수준'으로

뉴스사회

연이은 전기차 화재…안전 문제 넘어 '공포 수준'으로

2024-08-18 10:00:14

연이은 전기차 화재…안전 문제 넘어 '공포 수준'으로

[앵커]

최근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국내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는 가장 큰 피해를 낸 사례로 기록됐는데요.

잇단 전기차 화재로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불을 신속히 끄는 게 최선인데, 전기차 화재는 특별한 진화 방법이 필요합니다.

한웅희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일 인천 서구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

순식간에 번진 불은 차량 87대를 태우고 783대를 그을린 뒤 8시간여 만에 꺼졌습니다.

주민 800여명은 한여름 난데없는 피난 생활을 해야만 했습니다.

불이 난 차량은 중국 파라시스 사의 배터리가 탑재된 벤츠 전기차.

지하 주차장의 스프링클러까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국내 전기차 화재 중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사례로 남았습니다.

전기차 화재 진화가 어려운 건 하부에 탑재되는 리튬배터리 탓입니다.

닷새 뒤 충남 금산의 한 주차타워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역시 일반 소화 장비로는 불을 끌 수 없다는 걸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소방대원들이 차 아래쪽을 향해 물을 뿌리는데도 불길이 잡히지 않습니다.

<현장음> "2차 열폭주 시작. 대원들 안전에 유의해서 진압하겠음."

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기아 전기차에서 충전 중 불이 난 건데, 다행히 추가 피해는 없이 진화됐습니다.

리튬배터리는 불이 나면 고온과 함께 불길이 지속되는 '열폭주' 현상이 일어나 내연기관차보다 진화 난이도가 훨씬 높습니다.

2018년 3건에 그쳤던 전기차 화재는 해마다 늘어 5년 사이 24배나 증가했습니다.

전기차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인천 연수구에서 열린 모의 진화 교육에는 주민 수백 명이 몰렸습니다.

전기차 화재 상황을 가정해 우선 물을 뿌리면서 최대한 열을 식힌 뒤 일사불란하게 '질식소화 덮개'를 덮습니다.

곧바로 물이 새지 않는 이동식 특수 수조를 차량 위로 씌운 뒤 물을 채워 배터리를 식힙니다.

소화기 역시 리튬배터리 전용 소화기를 사용해야 하는 등 전기차 화재 진화를 위해선 특수장비가 필수입니다.

<이승후 / 인천 송도소방서> "(출동 시) 전기차 화재라고 지령이 내려오는데요. 오늘 시연해 드렸던 전문적인 장비들을 추가 차량을 배치해서 거기에 장비를 싣고

같이 출발해서 바로 진입을 시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방 차량이 진입하기 어려운 지하 주차장의 경우 전기차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연기로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배터리 손상을 막기 위한 보호장치까지 있어 진화가 더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이승후 / 인천 송도소방서> "하부 관창이나 다른 진압 장비로 차 밑에 물을 뿌려도 쉽게 진화되지 않습니다. 물이 배터리까지 도달을 해야 하는데

그러기가 사실 어려운 실정이고요."

잇단 전기차 화재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전기차 관련 안전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한웅희입니다. (hlight@yna.co.kr)

[영상취재기자 : 이상혁·홍수호]

#전기차 #배터리 #열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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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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