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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복날 농약 사건' 피의자는 숨진 80대 할머니…'공소권 없음' 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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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복날 농약 사건' 피의자는 숨진 80대 할머니…'공소권 없음' 종결

2024-09-30 19:52:33

'봉화 복날 농약 사건' 피의자는 숨진 80대 할머니…'공소권 없음' 종결

[앵커]

두 달 전, 경북 봉화에서 발생한 '복날 농약 음독사건' 수사가 마무리됐습니다.

음료에 농약을 탄 피의자는 같은 경로당의 80대 할머니였는데 농약 중독 증세로 숨지면서 경찰은 정확한 범행동기를 밝히지 못한 채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정지훈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7월, 경북 봉화의 한 식당에서 모임을 가진 뒤 경로당에서 음료수를 마신 할머니들이 쓰러졌습니다.

함께 음료수를 마신 노인 4명은 지난 7월 15일과 16일 복통 등 비슷한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이어 18일엔 또 다른 80대 A 할머니가 농약 중독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A씨는 지난 7월 30일 숨졌고, 69살 B씨는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경로당 회원 40여명이 함께 복날 음식을 먹고 난 직후라 처음엔 식중독이 의심됐지만, 쓰러진 노인들에게서 모두 살충제 성분 농약이 검출되면서 경찰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이틀 전(7월 13일), A씨가 아무도 없는 낮에 홀로 경로당에 출입한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이후 A씨가 경로당을 나와 접촉한 물건을 확인해 보니 노인들의 몸에서 나온 농약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경찰은 A씨를 살인미수 피의자로 지목하고 주거지를 3차례 압수 수색했습니다.

A씨 집 마당과 집 주변에 뿌려진 알갱이 모양의 농약에서 범행에 사용된 농약과 같은 성분이 확인됐습니다.

경로당에서 A씨가 커피포트에 물을 붓는 것을 봤다는 진술도 나왔습니다.

해당 커피포트와 싱크대 상판에서도 범행에 사용된 것과 같은 성분의 농약이 검출됐습니다.

경찰은 경로당 안에서 회원들끼리 자주 화투 놀이를 했고, A씨와 다른 회원들 사이에 갈등과 불화가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A씨에 대한 범죄심리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A씨가 평소 집에 보관하고 있던 농약을 물에 희석해, 경로당 냉장고에 있던 커피가 담긴 음료수병에 넣었다는 게 경찰의 판단입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정황과 증거들이 있지만 A씨가 숨져 이런 내용만으론 직접적인 범행 동기를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A씨가 사망함에 따라 공소권이 없어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경찰은 상주와 청송, 포항 등에 이어 농약 음독 사건이 반복적으로 일어남에 따라 경로당과 마을회관에 CCTV를 설치할 수 있도록 정부 부처와 지자체에 법 개정을 권고할 예정입니다.

연합뉴스TV 정지훈입니다. (daegurain@yna.co.kr)

#봉화 #공소권 #농약_음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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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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