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제 사태' 키운 사석 규정…한국기원 "재발 방지"

[앵커]

최근 바둑계에선 '사석 규정' 논란이 뜨겁습니다.

우리나라가 주최한 대회 결승전에서 중국의 커제 9단이 이 규정 때문에 반칙패 판정을 받아 결국 기권했기 때문인데요.

중국은 한국이 주최하는 대회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하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신현정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중국의 커제 9단이 대국을 멈추더니 격앙된 목소리로 항의합니다.

한국기원이 지난해 11월부터 한국 주최 대회에 적용한 '사석 규정' 때문입니다.

바둑에서 사석은 상대방으로부터 따낸 돌을 의미합니다.

한국기원은 사석을 통의 뚜껑에 보관하지 않을 때 경고를 선언한 뒤 벌점을 주고, 경고가 2회 누적되면 반칙패를 선언하기로 했습니다.

커제 9단은 이 규정 탓에 최근 열린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전 2국에서 반칙패를 당했습니다.

이어 3국에서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서 결국 대국을 포기하고 기권패 처리됐습니다.

메이저 세계기전 결승전에서 반칙패가 선언된 게 처음이었던 만큼, 논란은 커졌습니다.

<손근기/바둑기사·심판(지난 23일)> "벌점 사유에 대해서 이야기했으나 커제 9단은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커제 9단은 대국을 포기하였고…."

한국 바둑에서는 계가, 그러니까 대국이 끝난 뒤 집의 수를 셀 때 이 사석을 사용하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때문에 중국 바둑 선수들은 사석을 초시계 옆 등 아무 데나 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기원은 애초 이 규정을 중국 측에 명확하게 알렸다는 입장이었지만, 논란이 이어지자 공식 사과했습니다.

규정이 개정된 지 석 달밖에 되지 않아 중국 선수들의 적응 기간이 부족했을 것이라면서 세계대회에 걸맞은 통합 규정을 제정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이 다음 달 한국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세계최고기사 결정전'에 불참을 통보하며 경기 일정은 연기된 상황.

한국기원은 오는 3일 긴급 운영위원회 회의를 열고, 수습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연합뉴스TV 신현정입니다. (hyunspir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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