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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영남 지역을 휩쓴 산불은 막대한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낳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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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산불이 열흘 동안이나 이어지면서, 뜨거운 화염 속에서 산불을 직접 진화하는 특수진화대에 대한 관심도 커졌죠.

현장에 투입돼 산불이 번지는 걸 막는 중요한 임무를 해내고 있지만, 이들이 처한 여건은 그리 녹록지만은 않았습니다.

특수진화대원을 제가 직접 만나봤는데요, 함께 보시죠.

[기자]

<현장음> "이게 도대체 뭐야, 이게… 이게 도대체…"

영남권을 집어삼켰던 역대 최악의 산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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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잡히지 않는 산불에, 저 멀리 강원 지역에서 활동하는 특수진화대원들까지도 영남권 산불 현장에 투입됐습니다.

<이동기 /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 "방금 제가 이쪽을 진화하고 다 꺼진 줄 알았는데, 뒤를 돌아보면 바로 옆 산, 제 바로 뒤에 능선까지도 불이 옮겨붙어 있을 정도로 사방이 다 산불이었습니다."

4박 5일간 쉴 틈 없이 화마와 싸워가며, 잠도 식사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강행군이 이어졌습니다.

<홍찬호 /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 "잠을 못 자는 게 힘들어요. 심지어 불을 끄다가 너무 피곤해서 잠이 모자라면, 불이 거의 진화된 지역 골짜기 같은 데 가서 낙엽을 덮고 잠시 누워있을 때도 있고요. 도시락을 먹든 무슨 음식을 먹든, 현장에서 그것마저도 저희한테는 진수성찬이라고 생각하고…"

전국의 산불특수진화대원은 435명인데요.

하늘 위에서 특수 장비로 산불을 끄는 공중진화대, 잔불 정리 같은 사전·사후 작업을 담당하는 예방진화대와 달리, 특수진화대는 산 속으로 직접 들어가 눈 앞에 있는 산불을 끄고 방화선을 구축합니다.

<이동기 /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 "현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 에너지와 그 분위기, 그 소리, 이런 것들이… 그 급박한 상황들이 정말 압도될 정도로… 상상 이상입니다."

무거운 방화복을 입고 진화 장비도 들어야 하기 때문에, 체력 단련은 필수인데요.

기본 장비인 전투조끼만 최소 10kg, 여기에 호스까지 챙기면 20kg에 달하는 장비를 들고 산길을 올라야 합니다.

몸도 힘들지만, 산불을 끄지 못했을 때의 안타까움이 더 고통스럽다고 대원들은 말합니다.

<이동기 /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 "불이 진행되고 있는 게 보이고, 저 끝에 저 불만 끄면 민가 쪽으로 내려가지 않고 더 확산이 안 될 것 같은데… 제 힘으로, 저희가 가진 장비로 인력으로 저 불을 잡지 못할 때가 마음이 가장 아픕니다."

이번 영남권 산불 진화 과정에서 창녕군 소속 산불예방진화대원 3명이 숨졌고, 진화 헬기가 추락하면서 조종사 1명이 순직했습니다.

이처럼 중요한 일인데도 특수대원들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훈련 프로그램은 부족합니다.

산불 현장 최전선에 투입되지만, 대원들끼리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도제식 훈련이 사실상 전부입니다.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로 위험한 업무를 맡고 있지만 위험수당조차 받지 못하고, 경력이 쌓여도 대원의 임금 역시 크게 오르지 않습니다.

이러다보니 젊은 대원들이 금세 일을 그만두는 일도 적지 않다네요.

<홍찬호 /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 "인력들이 자꾸 다른 쪽으로 유출되는 현상이 자주 일어나다보니… 평생 동안 직업 의식을 갖고 근무할 수 있는 체계를 조속히 갖췄으면 좋겠어요."

산불 규모가 매년 커지고 빈도도 늘어나는 만큼, 우수한 장비를 위한 투자도 필요합니다.

<이동기 /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 "영남권 대형 산불을 계기로 더 특화된, 더 경량화된, 산불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진화할 수 있는 영역에서 많은 연구개발이 있었으면…"

산불을 말끔히 진화한 뒤, 불 꺼진 평화로운 산을 바라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는 대원들.. 사명감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체계 정비가 시급해보입니다.

<현장음> "민북지역국유림관리소 산불재난특수진화대, 안전진화 화이팅!"

연합뉴스TV 구하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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