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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경남 창원에서 응급환자가 상급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해 숨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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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1년 넘게 이어지면서, 의료 현장 곳곳에서 심각한 공백이 생기고 있는 건데요.

병상이 있어도 돌볼 전공의가 없어 치료를 못 받는 현실, 해결될 수 있을까요.

이어서 문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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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입원 중이던 환자가 상급종합병원 이송을 거부당한 뒤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지난달 21일 다리골절로 경남 창원 소재 병원에 입원한 A씨는 고열과 호흡곤란 등 상태가 나빠지자, 26일 3차 상급종합병원 5곳에 전원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모두 거부당했고 사경을 헤매다 사흘 만에 패혈증으로 사망 판정을 받았습니다.

의정 갈등으로 진료 공백이 1년 넘게 이어지며 긴급 상황에도 받아주는 곳이 없어 병원을 전전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가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3월 기준 전국 국립대병원 2곳 중 1곳은 병상의 절반 이상을 비운 걸로 집계됐습니다.

병상 가동률이 60%를 넘는 곳은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 모두 3곳에 불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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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종합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이 진료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최소한 병상의 70∼80%를 가동해야 하지만, 현재로선 모든 병원이 ‘손익 분기점’조차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국립대 병원 관계자>"전공의분들이 사직을 하셨으니까. 아시다시피 지금 (전공의) 충원이 안 되고 있는 것이니까요. 저희가 수시로 채용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어쨌든 그 손실이 너무 크니까 그런 부분이 상쇄가 안 된…“

병상이 비어있어도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일손 공백이 계속돼 환자를 받을 수 없는 상황.

현재 전국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는 1,672명, 집단 사직 이전의 12.4% 수준에 불과합니다.

정부는 전공의들을 돌려세우려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특히 오는 9월 전공의 정식 모집 때까지 추가모집은 검토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바꿔 공식적으로 복귀 의사가 확인될 경우 이달 중 복귀할 수 있는 길을 터주겠다는 계획입니다.

대한수련병원협의회와 대학의학회 등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00명 안팎의 전공의가 ‘즉시 복귀’를 희망한 걸로 알려지면서 의료계에서 5월 추가모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조규홍 / 보건복지부 장관(지난 1일)>"수련환경 개선 등 전공의들이 관심을 가지고 계신 과제에 대해서는 정책 방향을 소상히 설명하고 의견을 듣는 기회가 필요합니다. 전공의들이 참여해 의견을 개진해 주신다면 적극 검토하겠습니다."

다만, 대학병원을 떠난 1만여 명의 전공의 중 대부분은 여전히 꿈쩍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택우 / 대한의사협회장(지난달 20일)> “후배들은 여전히 어두운 길목에 서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되뇌고 있습니다. 돌아갈 명분이 없다고. 이 싸움을 멈출 수 없습니다.”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유도하기 위한 행정 조치를 이어간다는 계획이지만, 의료계는 새 정부 이후에나 해결의 실마리가 잡힐 걸로 보고 있어 진료 공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연합뉴스TV 문형민입니다.

[영상취재 김동화 문원철]

[영상편집 함성웅]

[그래픽 김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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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민(moonbr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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