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청주의 한 공원에서 '윷놀이 도박판'을 벌인 노인들이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이런 윷놀이 도박은 청주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수년째 벌어져 왔는데요.

단속해도 그때뿐, 도박이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보도에 천재상 기자입니다.

[기자]

공원에 모인 노인들이 윷놀이를 즐깁니다.

한 노인이 윷가락을 던지면 앉아 있던 다른 노인이 말을 옮깁니다.

그런데 노인들 사이에서 현금다발이 오갑니다.

판돈 100만 원이 넘는 '윷놀이 도박판'이 벌어진 겁니다.

청주 상당경찰서는 최근 수수료를 받으며 도박판을 운영한 노인 2명과 도박에 참여한 노인 3명을 검거했습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은 '단속해도 그때뿐'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인근 주민> "소용없어요, 경찰 와야. 경찰차 와도 저기 하는 걸 뭐. 망보고 있다가 경찰 온다고 그러면 싹 감추고 싹 피했다가 또 하고 또 하고 하는데."

실제 청주 중앙공원에서는 지난 2017년에도 이와 비슷한 혐의로 5명이 체포되는 등 윷놀이를 빙자한 도박은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경찰관이 도박꾼을 잡더라도 증거 능력이 있는 행위 자체를 확보하지 못하면 처벌하기 어렵습니다.

공원 등지에서 벌어지는 노인들의 윷놀이 등 도박판은 전국적으로 암암리에 횡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3년 제주의 한 공원 쉼터는 수년 간 노인 도박 등에 몸살을 앓다가 결국 철거됐습니다.

이듬해 쉼터는 새로 조성됐지만, 현재도 경찰 등이 일대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목포의 한 공원에서도 윷놀이 도박판을 벌인 60대 남성 등이 체포됐습니다.

전문가는 노인 빈곤과 소외 문제가 심화하며 도박 문제가 늘어날 것이라고 봤습니다.

<박영규/세종충북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 팀장> "(도박으로) 용돈을 충당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을 것이고. 또 거기 가면 동년배들도 만나고 가서 무료하지 않게 외롭지 않게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같이 맞물리면서…."

반복되는 노인 도박 문제를 막기 위해선 일시 단속에 그치지 않고 도박 치유 프로그램 연계 등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연합뉴스TV 천재상입니다.

[영상취재 이용준 서충원]

[영상편집 이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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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상(geniu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