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주간의 주요 외교·안보 이슈를 되짚어보는 '한반도 브리핑' 시간입니다.

외교·안보와 북한을 담당하는 지성림 기자 나왔습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사실 이번 주 한반도, 즉 우리나라의 가장 중요한 외교적 이슈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이 아니겠습니까.

물론 외교적인 노력을 총동원해 얻어낸 결과지만, 관세 협상 타결은 경제 문제에 가깝고, 우리는 오늘 외교·안보 이슈에 집중해서 얘기하려 합니다.

먼저, 오늘 어떤 얘기를 나눠볼지, 주요 이슈부터 소개해주시죠.

[기자]

이번 주 한반도에서 발생한 외교·안보 이슈의 핵심 키워드는 '한미동맹 현대화'입니다.

한미 외교·국방 당국자들 간 소통에서 이 표현이 반복해서 등장했는데요.

그럼 '한미동맹 현대화'의 의미가 뭐냐, 이 얘기는 주요 이슈를 먼저 소개해드리고 말씀드릴까 합니다.

먼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외교장관 회담이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렸습니다.

양국 외교장관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기로 했으며, 한미동맹을 현대화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양국 국방장관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확장억제 협력을 심화해 나가고, 한미동맹을 현대화하기 위한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이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월요일과 화요일에 잇따라 대남 담화와 대미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 나온 북한의 공식적인 대남 입장인데요, 한국과 마주 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대남 담화에서 이재명 대통령도 전임자들과 다를 바 없다고 비난하며 한미 '합동군사연습'을 거론했습니다.

이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대북 유화 카드로 한미연합훈련을 조정하자는 제안을 내놨고, 정부는 이 문제를 실무적으로 논의 중입니다.

[앵커]

그러면 먼저 한미 외교장관 회담 얘기부터 해보죠. 조현 외교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을 만났는데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어떤 내용의 합의를 이뤘는지 전해주시죠.

[기자]

네, 한미 외교장관은 양국 관세 협상 타결을 축하하고, 한미정상회담 일정 등 세부 사항을 긴밀히 조율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양측은 굳건한 연합방위 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확고히 견지하기로 했습니다.

우리 외교부의 발표문을 보면 양측은 지역 정세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며 "인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양국 간 협력을 증진해 나가기로 했다"고만 명시했습니다.

하지만, 미 국무부 발표에는 우리 외교부 발표문에는 없는 내용들이 있었습니다.

미 국무부는 양 장관이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강화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명시했고, 특히 양측은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국제사회 안보와 번영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외교부가 한중관계를 고려해 '대만 해협'이라는 표현을 발표문에서 뺀 겁니다.

양국 외교장관은 또 한미동맹을 현대화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우리 외교부는 밝혔는데요, '한미동맹 현대화'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인식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잠시 뒤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앵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과 공조통화를 했다고 하죠.

우리 시간으로 지난 목요일 새벽에 통화가 이뤄졌는데, 여기서도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가 있었나요?

[기자]

네, 한미 국방장관은 첫 통화에서 역내 안보 상황을 점검하고 한미동맹과 연합방위 태세의 굳건함을 재확인했습니다.

안규백 장관은 "앞으로 한미동맹을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더욱 심화·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양국 장관은 변화하는 역내 안보환경 속에서 한미동맹을 현대화하기 위한 협의를 지속하고, 조선업, 유지·보수·정비(MRO), 첨단과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동맹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특히 한미 국방장관은 불법적인 북러 군사협력을 포함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고, 확장억제 협력을 심화해 나가기로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미 국방부 발표문에는 우리 국방부 발표문에 없는 내용이 있었는데요.

미 국방부는 헤그세스 장관이 "한반도에서 연합방위 태세가 '공동의 위협'에 대항한 억지력에 신뢰성 있게 기여할 수 있도록 함께 협력하겠다"라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어느 국가를 특정하진 않았지만, 대중국 억지력 강화를 강조해온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 기조에 비춰 '공동의 위협' 언급은 중국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전략.

사실 중국과 이웃인 우리 입장에서는 이 문제가 민감한 문제죠.

외교·안보 당국 입장에서는 동맹국인 미국의 요구를 완전히 거부할 수도 없고, 그러면서도 한중관계를 고려해 한미 협의의 수위를 조절해야 하는 고충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미 외교장관 회담과 한미 국방장관 통화에서 거듭 논의된 '한미동맹 현대화'가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전략과 연관이 있다는 관측이 있는데, 동맹 현대화의 의미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앞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이번 주에 이뤄진 한미 외교장관 회담과 한미 국방장관 간 통화에 대한 우리 측 발표문에는 '한미동맹 현대화'라는 표현이 거듭 명시돼 있었습니다.

먼저 외교부는 한미 외교장관이 "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전략적 중요성도 한층 높이는 방향으로 동맹을 현대화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국방부는 한미 국방장관이 통화에서 "변화하는 역내 안보환경 속에서 한미동맹을 상호 호혜적으로 현대화하기 위한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우리 정부도 현재 한미 간 현안이 '한미동맹 현대화'라고 확인했는데요, 외교부 대변인의 관련 발언 한번 들어보시죠.

<이재웅 / 외교부 대변인> "한미 양국은 21세기 현 국제정세와 복합 위기에 당면해서 동맹 관계를 현대화하고, 한단계 발전시킬 필요성을 인식해서, 현재 관련해서 긴밀한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국방부·외교부 당국자 간에 합동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실 이 '한미동맹 현대화'라는 표현은 미국 측의 입장을 반영한 개념입니다.

최근 한미 외교·안보 당국 간 고위급 협의에서 '한미동맹 현대화'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 표현은 늘 " 역내 안보 환경 변화"라는 문구와 함께 등장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역내 안보 환경 변화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 북러 군사협력 강화뿐만 아니라 중국의 군사적 위협 증대와 대만 해협 등에서의 정세 긴장까지도 다 포함하는 표현입니다.

한중관계를 고려해 한미 당국 모두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을 뿐이죠.

특히 우리 정부는 '한미동맹 현대화'가 중국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인데요, 외교부 설명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재웅 / 외교부 대변인> "(한미 간) 동맹 현대화 관련 논의는 특정 국가나 제3자를 염두에 두고 논의되는 것이 아님을 다시 한번 확인드립니다."

반면, 우리 정부는 한미동맹의 발전 방향에 대해 미국과는 좀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서 안규백 국방장관이 미국 국방장관과의 통화에서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을 언급했는데, 이 개념이 우리 정부의 입장을 반영한 겁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 "한미동맹의 근간을 이뤄온 안보과 경제의 두 축에 더해 AI, 원자력, 퀀텀 등 첨단기술 분야 협력을 토대로 한 기술동맹을 양국 협력의 세 번째 축으로 발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즉, 군사동맹과 경제동맹에 더해 기술동맹으로까지 한미 관계를 확대·발전시키자는 것이 이재명 정부가 바라는 방향이고, 이런 의중이 반영된 용어가 '미래지향적이고 포괄적인 전략동맹'입니다.

[앵커]

'한미동맹 현대화'라는 표현이 정작 미 국무부나 미 국방부 발표문에는 없고, 우리 외교부와 국방부 발표문에만 명시돼 있던데요.

그런데 지 기자는 '동맹 현대화'가 미국의 입장과 요구를 반영한 개념이라고 얘기하시네요.

이 표현이 미국 측의 요구라는 근거가 있나요? 정부 당국자들이 직접 그렇게 얘기하던가요?

[기자]

정부 당국자들에게 '한미동맹 현대화'의 의미가 뭐냐고 물어보면 구체적으로 대답하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설명합니다.

왜냐면 이 용어에 대중국 견제 의미가 담겨있다는 것을 우리 정부 당국자들은 알고 있지만, 그걸 공식적으로 얘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조셉 윤 주한 미국대사 대리가 지난 6월 24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한미동맹 현대화'의 의미를 대략 설명한 바 있습니다.

윤 대사대리는 트럼프 정부가 한국 정부에 바라는 것은 한미동맹을 좀 'modernize'해서, 즉 현대화해서 새로운 전략적 도전이나 역내 안보 환경 변화와 같은 이슈를 같이 얘기하자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워싱턴이 우선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중국과의 전략 경쟁이라며, 미국은 한국과 중국 문제에 관해서도 얘기를 같이하고 싶어 한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를 대표하는 조셉 윤 대사대리의 이 같은 발언은 보면, '한미동맹 현대화'의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미국이 요구하는 동맹 현대화는 한반도 외에 미국이 남중국해나 동중국해 등 인도·태평양 일대에서 관여하는 분쟁에 동맹국인 한국도 역할을 해 달라는 주문으로 풀이됩니다.

만약 대만 문제로 미국과 중국이 무력 충돌할 경우 한국이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해 미국 편에 서서 싸워달라는 요구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미동맹 현대화'는 결국 한국의 방위비 인상, 주한미군 역할 재조정, 전략적 유연성 확대 등의 논의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정부 고위관계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주한미군의 역할과 성격은 여러 가지 요인 때문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변화 요인으로 "국제정세 변화, 중국의 전략적 역할 확대" 등을 거론했습니다.

지금 보시는 내용은 지난달 11일 한국 외교부가 영문으로 발표한 건데요, 서울에서 미국과 국장급 협의를 개최했다는 내용입니다.

이 협의의 핵심 의제는 한미동맹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냐는 것이었는데, 이 발표문에는 한국 정부의 입장과 미국의 입장이 동시에 들어가 있습니다.

보시는 문장에서 'future-oriented, comprehensive strategic alliance', 즉 '미래지향적인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강화하자는 것은 한국의 입장이고, 'modernize the Alliance', 즉 '한미동맹 현대화'는 미국의 입장을 반영한 표현입니다.

특히 이 합의문에 있는 '상호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라는 표현은 한국만 한미동맹을 통한 이익을 취하지 말고,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도 역할을 해달라는 주문입니다.

한미 국장급 협의에서 정리됐던 '한미동맹의 현대화', 이번 주 한미 외교장관 회담과 한미 국방장관 전화 통화에서 다시 거론됐습니다.

이달 중에 한미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인데요, 한미 정상회담 공동발표문에도 '한미동맹 현대화'라는 표현이 담길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한미 간 핵심 현안인 관세 문제와 동맹 문제 중에서 관세 협상은 타결됐으니, 앞으로 한미 간에는 '동맹 현대화' 논의가 핵심 의제로 부상하겠네요.

자, 우리가 북한 소식도 빼놓을 수 없죠.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이번 주에 연이틀 대남 담화와 대미 담화를 내놨는데, 어떤 내용인지, 그리고 이런 메시지를 낸 의도가 뭔지 짚어주시죠.

[기자]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월요일 대남 담화를 발표했는데,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남쪽을 향해 내놓은 첫 공식 메시지입니다.

김 부부장은 '남북 관계'를 '조선'과 '한국'을 붙여놓은 '조한 관계'라고 부르며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한미동맹에 대한 맹신과 우리와의 대결 기도는 선임자와 조금도 다를 바 없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서울에서 어떤 정책이 수립되고, 어떤 제안이 나오든 흥미가 없으며 한국과 마주 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다음 날인 화요일에는 연달아 대미 담화를 발표했는데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적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고 전제를 깔았습니다.

그러면서 북미 정상이 관계가 좋더라도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목적으로 대화하려 한다면 그것은 상대방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자신들의 '핵보유국' 지위를 부정하려는 그 어떤 시도도 배격될 것이라며 미국은 "새로운 사고를 바탕으로 다른 접촉 출로를 모색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요약해보면, 북한은 이재명 정부를 향해서는 아직은 당신들과 마주 앉아 얘기할 때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고,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서는 북한의 소위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해줄 때만 대화하겠다는 자신들의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동안 북한은 한미와는 담을 쌓고, 러시아와의 관계 밀착에만 올인해왔습니다.

수천 명의 젊은이들을 우크라이나 전장에 보내, 이들의 피를 담보로 러시아와 군사동맹 관계를 공고히 했고, 경제, 문화,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밀접한 협력을 달성했습니다.

이처럼 러시아와의 관계를 단단히 구축한 상황에서 이젠 한국과 미국으로 눈길을 돌리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물론, 북한은 당장 한미와 대화를 하려 하거나, 먼저 액션을 취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한국과 미국이 자신들과의 대화에 얼마나 진심인지 떠보려는 의도는 있지 않냐는 거죠.

소위 '간 보기'나, 낚시에서 말하는 미끼를 던져보는 정도라고 해도 과거의 북한 행태에 비하면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앵커]

그럼 정부도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고 있나요?

김여정 담화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도 관련 언급을 하고, 통일부도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을 발표했던데, 그 내용도 같이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대통령실은 굉장히 이례적이라며 "정부는 김여정 담화에 대해서 굉장히 유의하고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한 대통령실 대변인의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강유정 / 대통령실 대변인> "(이재명 대통령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게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문에 대한 의견을 물으면서 '평화적인 분위기 안에서 남북한의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정동영 장관은 '지난 몇 년간의 적대적인 정책으로 인해 남북 간 불신의 벽이 높은 만큼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정부는 김여정 담화 내용이 부정적이지만, 그동안 남쪽에 대해서는 무시 전략으로 일관해온 북한이 대남 메시지를 내놨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남북 간 긴장 완화와 평화 공존을 위한 대북정책을 일관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정부의 공식 입장을 들어보시죠.

<구병삼 / 통일부 대변인> "(북한의) 이번 담화는 북한 당국이 이재명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합니다. 정부는 북한의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화해와 협력의 남북관계를 만들고, 한반도 평화 공존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차분히 일관되게 추진해나갈 것입니다."

[앵커]

김여정 부부장의 대남 담화가 나온 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대북 유화 카드로 한미연합훈련을 조정하자고 주장했는데, 정부가 실제로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죠.

'을지 자유의 방패'(UFS)라는 이름의 한미연합연습이 이달 중에 실시될 걸로 알려졌는데, 당장 임박한 한미훈련을 조정할 수가 있나요?

[기자]

네, 김여정 부부장은 대남 담화에서 보수 정부든 진보 정부든 '흡수통일' 야망은 다 똑같다면서 '한미연합연습'을 거론했습니다.

이재명 정부를 향해 어차피 미국과 정례적인 연합 군사훈련을 할 거면서 무슨 우리와 대화를 하겠다는 거냐, 이런 취지의 언급인데요.

이에 정동영 장관이 북한을 좀 달래는 차원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조정하자고 주장했고, 안보 당국에서는 이 문제를 실무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UFS 연합연습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만큼, 한미 군 당국이 오랫동안 준비해온 훈련 전체를 유예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한미는 이번에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지휘소연습은 예정대로 실시하고, 대신 UFS 연습 기간에 진행할 예정이었던 연합 야외 기동훈련 중 일부를 다음 달 이후로 연기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보통 UFS 기간 30∼40건의 기동훈련이 실시됐는데, 이 중 10여건이 연기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기동훈련 연기의 공식적인 이유는 '폭염'이지만, 김여정 담화를 비롯해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에 강하게 반발하는 점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또 한미 군 당국은 예정대로 진행되는 훈련에 대해서도 최대한 홍보를 자제하고, 대부분의 훈련을 비공개로 실시할 전망입니다.

[앵커]

연합 지휘소연습은 그대로 하되 야외에서 진행되는 실기동 훈련 규모를 좀 축소하거나 비공개로 하는 식으로 북한의 반발을 누그러뜨리려는 생각으로 보이는데, 그만큼 남북대화를 재개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강하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겠네요.

이달 중에는 한미연합연습뿐 아니라, 한미정상회담도 개최될 예정인데요, 한반도는 조용할 날이 없다는 걸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얘기 잘 들었습니다.

지 기자,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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