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도 위기에 빠졌던 여천NCC가 대주주들의 추가 자금 지원 결정으로 급한 불을 껐습니다.

다만 이번 사태는 빙산의 일각일 뿐, 석유화학업계에 퍼진 불황의 그림자는 여전한데요.

장한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누적된 적자로 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졌던 석유화학기업 여천NCC.

오는 21일까지 360억원이 필요하고, 연말까진 3천억원의 자금이 추가로 충당돼야 했는데, 이 과정에서 공동 대주주인 한화와 DL그룹의 온도차가 두드러졌습니다.

지난 3월에도 대규모 자금 충당이 있었던 만큼 DL 측은 신중을 거듭했고, 한화 측은 당장 추가 지원으로 급한 불을 꺼야 한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입니다.

양사는 과거 배당금액과 기초 원료 저가 공급 문제까지 거론하며 갈등을 표출했는데, 결국 DL그룹도 2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여천NCC는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습니다.

다만 이번 소동은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처한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줬습니다.

업계는 시장에 침투한 값싼 중국산 제품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인해 만성적인 수요 부진을 겪고 있습니다.

전국 석유화학산업단지에 입주한 나프타분해시설, NCC 설비 중 상당수는 경영난에 빠졌고,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기업들은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멈췄습니다.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사업을 매각하는 등 허리끈을 조여보지만 수익성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상황.

올해 상반기 국내 4대 석유화학 기업들의 영업손실은 4,700억원에 이르며 1년 만에 7배 가까이 불어났습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 "장기적인 위기이고, (중국) 수출 시장 상실이라는 구조적인 문제까지 겹치다 보니… 위기라는 건 다들 인식하고 있는데 해법은 생각들이 다르시거든요. 속도감 있게 사업 재편이 이뤄지고 있지 않아서, 이제 정부가 나서서 어떤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

한때 '수출 효자'라 불렸던 석유화학업계가 생존 갈림길에 선 만큼, 업계에선 국가 차원의 사업 재편 지원 등 경쟁력 제고를 위한 묘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연합뉴스TV 장한별입니다.

[영상편집 박창근]

[그래픽 김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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