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계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잇따라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국가에서는 염소들이 '산불 예방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합니다.

강은나래 기자입니다.

[기자]

산허리를 따라 치솟는 불길과 짙은 연기가 민가들을 위협합니다.

무성히 자란 풀들은 극한 폭염에 바싹 말라 작은 불씨에도 화약심지가 됐습니다.

올해 들어 유럽 산불 피해 규모는 44만㏊, 서울의 7배 면적에 달합니다.

<알렉산더 헬드 / 유럽산림연구소 화재관리 전문가> "습한 시기에 식물이 많이 자라 올해와 같은 산불이 더 자주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스페인 카탈루나에서 전통 방식의 '산불 예방대'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바로 염소 떼입니다.

마른 풀과 덤불을 배불리 뜯어 먹으며, 불길이 옮겨붙을 재료 자체를 없애는 게 임무입니다.

<프란세스크 테이시도 / 스페인 카탈루나 목동> "시의회 의뢰로 민가 주변 25m 구역에서 방목 중입니다. 식생을 줄여서 산불 위험을 낮추는 거죠."

기계는 못 가는 가파른 경사나 틈새까지 거침없이 다니고, 작업 소음도 없습니다.

목동들은 임금도 받고 야생풀을 먹인 염소 우유를 팔아 부수입도 올립니다.

<호세 안토니오 리시스 / 마타로시의회 의원> "시범 사업을 계속할 겁니다. 최소 한 무리의 염소떼를 상시 배치해 숲 경계 구역과 전체 둘레를 연중 관리하도록…."

산불이 잦은 미국 캘리포니아 네바다시에는 염소 대여비를 모으는 '염소 펀드'도 있습니다.

염소 한 마리가 하루 4kg 정도 식물을 먹어치우는데 화재 예방 효과가 좋다는 평가입니다.

<제이슨 푸오폴로 / 미국 웨스트 새크라멘토 공원 감독관> "훨씬 더 지속 가능한 접근 방식입니다. 아시다시피 배기가스 배출도, 연료유도 없습니다."

기후 위기가 심각한 오늘날, 전통 방목이 첨단 장비 못지않은 산불 예방책이 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강은나래입니다.

[영상편집 진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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