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천에서 실종된 소방관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3년 전 이태원 참사 당시 출동했던 이 소방관은 열흘 전 갓길에 차를 세우고 사라진 뒤 행적이 묘연해 소방당국이 수색을 벌여왔는데요.

한웅희 기자입니다.

[기자]

실종됐던 30대 소방관 A씨는 오늘(20일) 낮 12시 반쯤 경기 시흥시 금이동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인근 교각 아래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기도 안양 자택에서 집을 나와 실종된 지 10일 만입니다.

A씨는 실종 당일인 지난 10일 오전 2시 반쯤 남인천요금소를 빠져나와 갓길에 차를 세우고 휴대전화를 버린 뒤 사라졌습니다.

오늘 A씨가 발견된 장소는 이곳에서 직선거리로 8~9㎞가량 떨어진 곳입니다.

주변에 차량이 자주 지나다니지만, 시신이 둔덕진 곳에 있어 운전자들이 목격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A씨가 차에서 내려 시흥 지역으로 걸어서 이동하다가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그간의 동선을 파악하는 한편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A씨의 시신을 수습한 뒤 유족 협의를 거쳐 부검 여부를 결정할 방침으로 A씨가 사망에 이른 동기를 포함한 전체적인 경위에 관해 조사할 계획입니다.

A씨는 2022년 이태원 참사 현장에 지원을 나간 뒤 우울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왔으며, 실종 직전에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긴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심적 고통을 호소해온 A씨는 소방청에서 지원하는 심리치료 9번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12차례 심리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씨는 당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모님은 제가 그 현장을 갔다 왔다는 것만 해도 힘들어한다"며 "희생자들의 부모님은 어떤 마음일까. 이게 진짜가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연합뉴스TV 한웅희입니다.

[영상취재 이상혁]

[영상편집 박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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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웅희(hligh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