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극한호우 피해가 가장 컸던 경남 산청에선 지반 전체가 흘러내리는 이른바 '땅밀림' 현상으로 복구 불가 판정을 받은 마을이 있습니다.

피해가 워낙 큰 탓에 복구 대신 집단이주가 이뤄질 예정인데요.

경남에선 2003년 태풍 매미 이후 처음입니다.

하준 기자입니다.

[기자]

마을 입구쪽 도로가 온통 흙으로 뒤덮인 채 풀이 무성하게 자랐습니다.

주택은 토사에 파묻히거나 붕괴돼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돕니다.

지난달 집중호우로 '땅밀림' 현상이 발생한 경남 산청군 상능마을입니다.

땅 속에 스며든 빗물이 지반을 약화시켜 산 전체가 흐르듯 밀려 내려온 겁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민 16명이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고 모텔 등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김광연 / 산청군 상능마을 이장> "땅 전체가 다 깨져있어요. 지진 난 것처럼. 아무리 시설이 좋다고 해도 집만 하겠습니까?"

산청군은 상능마을 일대의 지반 침하가 워낙 심각하고 2차 피해 우려가 있어 복구 불가 판정을 내렸습니다.

대신 울타리와 모래막이 못을 설치해 추가 피해를 막고 마을 전체를 인근 지역으로 이주시킬 계획입니다.

이는 2003년 태풍 매미로 130명이 이주한 거제 와현마을에 이어 경남에선 22년만의 집단이주입니다.

이주단지는 멀리서나마 옛 마을을 바라보며 살고 싶다는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해 약 800미터 떨어진 이곳 부지로 정해졌습니다.

또, 새로 지어지는 마을회관 2층엔 재해의 위험성을 교육·체험하는 '기억공간'이 조성될 예정입니다.

<박명균 / 경남도 행정부지사 (지난 19일)> "2차 피해를 막고 피해 주민의 새로운 정착지 조성을 위해 1만5천㎡ 부지에 이주단지를 조성하고 (자막 이어서) 마을회관 1동, 메모리얼 체험관 1동을 건립하겠습니다."

산청 상능마을의 이주가 마무리되기까지는 3년 가량 소요될 전망입니다.

연합뉴스TV 하준입니다.

[영상취재기자 김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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