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은 재작년 말 남과 북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고 대화를 거부하고 있죠.
하지만 35년 전에는 '남과 북은 하나'를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입장이 잘 드러난 남북회담 사료가 공개됐는데요.
신새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1991년 채택된 '남북기본합의서'.
남북 총리의 서명이 각각 담긴 이 합의서는 남북 간 대화가 시작된 지 20년 만에 나온 첫 고위급 회담 결과물이었습니다.
서로를 '통일을 지향하는 잠정적 특수관계'라고 정의한 이 합의 체결 과정이 담긴 1990년대 초 남북회담 사료 3,100여 쪽이 공개됐습니다.
당시 북한은 이른바 '하나의 조선'을 역설했습니다.
통일이 되기 전에는 남북이 '하나의 의석'으로 유엔에 가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나라 대 나라'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며 서울과 평양에 상주대표부 설치를 반대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당시 북측 관계자는 "나라 분열이 영원히 굳어지는 걸 막고 통일을 실현하려는 염원에 따라 하나의 국가로 유엔에 가입해야 한다"고 밝혔고, 우리는 이런 북한의 입장이 비현실적이라고 맞섰습니다.
남측에서 상주대표부 설치를 제안하자, 북측은 "하루빨리 나라를 하나로 만들 생각을 해야 한다"며 반대했습니다.
겉으로는 '한민족'을 강조하는 듯하지만, 사실은 남한 체제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들이 한반도의 유일한 국가라는 주장을 내세운 것이란 분석입니다.
<정준희 / 남북회담 문서 공개 심사위원> "동구권이 붕괴되고 소련이 체제가 전환하는 과정에서 북한도 휩쓸릴 가능성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체제 내부의 사정들이 있던 것이고 지금도 완전히 상반되는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은 체제 내부의 사정이거든요."
북한은 남북회담을 핵시설에 대한 국제사회 감시를 지연시키는 수단으로도 활용했습니다.
핵무기뿐 아니라 화학무기, 대량살상무기 제거까지 먼저 언급하며 논의를 끌고 갔고, 비핵화공동선언에 합의했지만 결국 사찰을 거부하며 종이조각으로 남게 됐습니다.
연합뉴스TV 신새롬입니다.
[영상취재 권혁준]
[영상편집 함성웅]
[그래픽 김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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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새롬(romi@yna.co.kr)
북한은 재작년 말 남과 북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고 대화를 거부하고 있죠.
하지만 35년 전에는 '남과 북은 하나'를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입장이 잘 드러난 남북회담 사료가 공개됐는데요.
신새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1991년 채택된 '남북기본합의서'.
남북 총리의 서명이 각각 담긴 이 합의서는 남북 간 대화가 시작된 지 20년 만에 나온 첫 고위급 회담 결과물이었습니다.
서로를 '통일을 지향하는 잠정적 특수관계'라고 정의한 이 합의 체결 과정이 담긴 1990년대 초 남북회담 사료 3,100여 쪽이 공개됐습니다.
당시 북한은 이른바 '하나의 조선'을 역설했습니다.
통일이 되기 전에는 남북이 '하나의 의석'으로 유엔에 가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나라 대 나라'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며 서울과 평양에 상주대표부 설치를 반대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당시 북측 관계자는 "나라 분열이 영원히 굳어지는 걸 막고 통일을 실현하려는 염원에 따라 하나의 국가로 유엔에 가입해야 한다"고 밝혔고, 우리는 이런 북한의 입장이 비현실적이라고 맞섰습니다.
남측에서 상주대표부 설치를 제안하자, 북측은 "하루빨리 나라를 하나로 만들 생각을 해야 한다"며 반대했습니다.
겉으로는 '한민족'을 강조하는 듯하지만, 사실은 남한 체제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들이 한반도의 유일한 국가라는 주장을 내세운 것이란 분석입니다.
<정준희 / 남북회담 문서 공개 심사위원> "동구권이 붕괴되고 소련이 체제가 전환하는 과정에서 북한도 휩쓸릴 가능성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체제 내부의 사정들이 있던 것이고 지금도 완전히 상반되는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은 체제 내부의 사정이거든요."
북한은 남북회담을 핵시설에 대한 국제사회 감시를 지연시키는 수단으로도 활용했습니다.
핵무기뿐 아니라 화학무기, 대량살상무기 제거까지 먼저 언급하며 논의를 끌고 갔고, 비핵화공동선언에 합의했지만 결국 사찰을 거부하며 종이조각으로 남게 됐습니다.
연합뉴스TV 신새롬입니다.
[영상취재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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