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프랑스 정부가 9개월 만에 또 총사퇴하게 됐습니다.

긴축 정책을 추진하면서 야권과 갈등을 빚은 끝에 의회 불신임을 받았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책임론이 커지고 있습니다.

강은나래 기자입니다.

[기자]

프랑스 하원이 바이루 정부 불신임안을 가결했습니다.

신임 194표, 불신임 364표. 범여권을 제외한 야당 대부분이 불신임에 손을 들었습니다.

바이루 내각 출범 9개월 만입니다.

프랑스 제5공화국 사상 하원 신임 투표에서 정부가 낙마한 것은 처음입니다.

<줄리앙 오둘/국민연합 의원> "마침내 바이루 정부를 물러나게 합니다. 이 정부는 계속 부정적인 정책을 펼쳐왔고, 지금 우리가 겪는 민주주의와 경제·사회 위기를 초래했습니다."

바이루 정부는 내년도 긴축 재정안을 두고 야당과 충돌해 왔습니다.

지난해 약 276조 원의 재정적자를 기록한 프랑스.

국내총생산 대비 국가 부채가 113%에 달해, 유로존에서 그리스와 이탈리아에 이어 세 번째로 부채 비율이 높습니다.

국제통화기금 개입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정부는 국방비 외 모든 지출 동결과 공휴일 축소 등 긴축안을 제시했지만, 야권과 여론의 거센 반발에 부딪쳤습니다.

바이루 총리는 '신임 투표'까지 자진 요청하며 배수진을 쳤지만, 결국 정치 생명만 단축한 셈이 됐습니다.

<프랑수아 바이루/프랑스 총리> "친애하는 의원님들, 여러분은 정부를 무너뜨릴 힘은 있지만, 현실을 지울 수는 없습니다. 현실은 피할 수 없는 상태로 남아…."

이로써 프랑스는 최근 2년간 총리만 4번째 교체하게 됐습니다.

직전 바르니에 정부도 긴축재정을 추진하다 3개월 만에 무너졌습니다.

야권은 대통령 탄핵 추진을 예고했습니다.

<마틸드 파노/굴복하지않는프랑스 하원 원내대표> "에마뉘엘 마크롱에 물러날 것을 요구합니다. 정부가 몇 달에 한 번씩 실패한다면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수일 내 새 총리 임명을 약속했지만, 정부 붕괴에 따른 혼란과 정치 공세는 더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연합뉴스TV 강은나래입니다.

[영상편집 강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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