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현지에서 저희 취재진과 연락이 닿은 탈출 피해자들은 100일간 지옥같은 날들을 살았다고 털어놨습니다.

머물던 방은 고문 시스템이 갖춰진 하나의 고문실이었고 도착 첫날부터 매일같이 폭행이 이어졌습니다.

최지원 기자입니다.

[기자]

급여도 많이 주고, 비행기 표까지 끊어준다니 혹해서 캄보디아에 들어갔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습니다.

공항에 도착해 취업하기로 한 회사가 보내준 차에 탄 A씨가 일행과 함께 끌려간 곳은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의 범죄단지 웬치였습니다.

그러나 곧바로 다시 국경지대 포이펫의 웬치로 옮겨졌고 다짜고짜 폭행을 당했습니다.

그 이후론 매일 같이 폭행이 이어졌습니다.

<A씨 / 캄보디아 취업사기 피해자> "수갑에 묶여가지고 전기고문과 쇠파이프 등으로 무차별 폭행을 한시간 정도 가량 당했어요. 한국사람들은 사람이 적어서 그런지 다른 요구도 안 하고 매일 폭행 고문만 이뤄졌어요."

외부와의 소통은 철저히 단절됐습니다.

이동할 때는 수갑을 채웠고 어디로 이동하는지 알 수 없게 얼굴에 봉지까지 씌웠습니다.

<A씨 / 캄보디아 취업사기 피해자> "저희도 외부랑 아예 소통을 못하고, 이동할 때도 봉지 얼굴에 씌우고 수갑을 채우고 이동하고. 저희도 방 안에 격리가 되어 있고 감금되어 있던 상태라서…"

100일 동안 갇혀 있던 포이펫 웬치 내부 방은 '사실상 고문실'과 다름 없었습니다. 방에서도 까치발을 들고 천장에 고정된 수갑에 채워진 채로 생활해야 했습니다.

<A씨 / 캄보디아 취업사기 피해자> "천장에 쇠파이프 같은 거 연결되어 있고, 용접해서 수갑을 천장에 매달 수 있게끔 해놨었어요."

외국인 경비도 많은데다, CCTV는 방 밖은 물론 안까지 수백개에 달했습니다.

당연히 탈출은 꿈도 꿀 수 없었습니다.

<A씨 / 캄보디아 취업사기 피해자> "다른 데 알리거나 이렇게 유출이 안 되게끔 중국인들이 그렇게 철저하게, 시스템이 되어 있어요. 포이펫은 그런 (탈출) 생각이 들지 않아요. 여기서 나가도 다시 잡혀 돌아오는…완전 촌동네예요."

이런 삼엄한 감시 속에 살았던 건 비단 A씨뿐만이 아닙니다.

'고수익 해외 취업'이라는 달콤한 말로 꾀어내고 폭행과 고문을 일삼는 범죄조직과 관련한 실종·납치 신고는 지난해부터 지난 13일까지 143건, 그 중 52건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연합뉴스TV 최지원입니다.

[영상취재 최승열]

[영상편집 진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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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원(jiwon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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