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감금된 한국인 피해자들이 범죄단지를 빠져나와도 귀국까지는 산 넘어서 산입니다.

이 때문에 파악되지 않는 수많은 피해자들이 탈출을 시도하다 체념하게 된다고 하는데요.

당국의 소극 대응도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신선재 기자가 피해자를 만났습니다.

[기자]

지난 1월 취업을 알선해 주겠다던 친구는 알고 보니 한 패였고, A 씨가 도착한 곳은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의 범죄단지 '웬치'였습니다.

범죄 조직이 요구한 2천만 원을 구하지 못하자, 폭행과 고문이 시작됐습니다.

<A 씨 / 캄보디아 감금·고문 피해자> "너무 무차별적으로 맞아가지고…그다음에는 불려 가서 발톱이 뽑힌 거죠…잘 때마다 수갑 차고 잤어요"

이후 알 수 없는 이유로 포이펫 지역의 웬치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조직원은 A 씨를 포함한 한국인 몇 명을 잠시 시내의 호텔로 끌고 갔습니다.

거래 제한이 걸린 계좌를 직접 복구하라며 빼앗긴 휴대전화를 돌려주자 A 씨는 그 틈에 한국에 연락했고, 결국 대사관 직원이 호텔로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살았다'고 안도한 것도 잠시.

<A 씨 / 캄보디아 감금·고문 피해자> "좀 절망적이었던 게 (대사관 측에서) '꺼내줄 수 있다…근데 그 뒤에는 혼자서 알아서 해야 된다'고 하길래, 혼자서 내가 여기서 어떻게 하냐…남의 나라 말을 어떻게 하냐고. 내가 와본 적도 없는데…"

구조 뒤에도 범죄 조직의 감시는 계속됐는데, 대사관 측은 더 이상은 지원이 어렵다며 기계적 대응으로 일관했습니다.

<A 씨 / 캄보디아 감금·고문 피해자> "텔레그램이 막 울리기 시작하죠…XXX 지금 대사관 들어갔다…대사관 바깥쪽을 바라봤는데 조직원들이 탔던 차가 앞에 서 있는 거예요…(대사관에) '나 죽어도 못 나간다. 여기서 재워달라'…안 된대요"

대사관은 한인들이 많이 묵는다는 한 숙소로 데려다줬지만, 이후 여권을 재발급받기 위해선 지리도 모르는 도시를 홀로 떠돌아야 했습니다.

<A 씨 / 캄보디아 감금·고문 피해자> "증명사진만 찍고 너무 무서워서 가는 걸 포기를 했었어요…계속 숙소에 숨어 있었거든요."

우여곡절 끝에 귀국했지만, 함께 오지 못한 다른 한국인 피해자들이 눈에 밟힙니다.

앞서 A 씨는 직접 신고하지 않은 다른 한국인들도 데려가 달라고 요청했는데, 대사관은 감시자가 보는 앞에서 귀국 의사를 물으면서 이들은 끝내 '가겠다'는 말을 꺼내지 못했습니다.

귀국 비용이 없는 이들은 이마저도 시도할 수 없어 A 씨는 웬치에서 본 수많은 한국인들 대부분 '반 체념 상태'였다고 전했습니다.

연합뉴스TV 신선재입니다.

[영상취재 장호진]

[영상편집 김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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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재(fresha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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