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들어 첫 국정감사의 한 주가 지났습니다.
흔히들 '국회의 꽃'이라고도 하는 국정감사, 어떻게 보셨습니까.
정부 정책을 점검하고, 세금 받는 공공기관이 일 잘하고 있는지, 국민의 시각에서 꼼꼼히 따져 물은 시간이었을까요.
한국수력원자력 등을 감사할 예정이던 국회 과방위. 앞서 여야 두 의원 간에 오간 '욕설 문자'가 공개된 뒤 진실 공방을 벌인 두 의원이 또다시 다투기 시작합니다.
<김우영 / 더불어민주당 의원> "욕한 거 사과하고 분명하게."
<박정훈 / 국민의힘 의원> "사과했잖아요. 내가 사과 안 했어요?"
계속해서 언성이 높아지자 회의는 비공개로 전환됐고,,
<최민희 / 국회 과방위원장> "국감 기관을 국감 해야 돼요. 국감 해야 된다고요."
두 의원 간 충돌은 결국 어색한 악수로 마무리됐지만, 피감기관장들은 6시간 넘게 마냥 대기해야 했죠.
열리기만 하면 싸우는 법사위의 국정감사 역시 파행의 연속이었습니다.
첫날엔 대법원장이 국감장을 떠나지 못한 상황에서 우스꽝스러운 합성 사진을 당사자 앞에서 들어 보여 조롱 논란이 일었고,,
<최혁진 / 무소속 의원> "시민들이 인터넷에 이런 걸 올리고 있습니다."
<추미애 / 국회 법사위원장> "최혁진 의원님 정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틀 뒤에는 여당 의원들 주도의 대법원 현장검증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발하며 국감장을 퇴장했습니다.
여파는 다음날까지 이어졌습니다.
<추미애 /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사과 발언하기 전에는 의사진행발언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발언권을 제한합니다."
<송석준 / 국민의힘 위원> "국정감사 권한을 어떻게 뺏어요. 당장 취소해 주세요."
<박은정 / 조국혁신당 의원> "재판기록을 언제 보겠다고 했어요."
<신동욱 / 국민의힘 의원> "이런 거는 집안 가족회의 가서 하시라고요! 여기 국정감사장입니다."
국정감사가 파행되면 시간을 내 국감장에 나온 피감기관장들이나 증인들은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많게는 수개월 동안 준비했던 정책 자료가 거의 쓸모 없어지는 셈이고, 그만큼 민생 논의도 뒷전으로 밀리게 되죠.
물론, 정쟁과 파행 속에서도 국민들의 시선을 붙잡는 의원들의 아이디어 경쟁 또한 있었습니다.
<정혜경 / 진보당 의원> "학교급식 노동자들의 일터가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지에 대해서 제가 학교급식소에서 사용하는 밥솥을 가져왔어요."
질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이색 소품이 어김없이 등장했고,,
<김영훈 / 고용노동부 장관> "상당히 무게가 있습니다."
국내 기업이 새로 개발한 산업용 안전장비를 직접 착용하고 나와 시연을 보인 것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박홍배 / 더불어민주당 의원> "고리가 안 걸리면 이를 감지해서 경고가 울리도록 고리 안에 센서가 내장이 되어 있습니다."
'케데헌'의 인기에 품절 사태를 빚은 까치 호랑이 배지를 직접 달고 중국산 짝퉁에 대한 정부 대처 미흡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배현진 / 국민의힘 의원> "문체부에서 이런 저작권을 보호해 주는 시스템이 있는지도 몰랐다, 뮷즈(뮤지엄 굿즈) 생산을 하는 업체들이 하는 얘기입니다."
현직 검사가 참고인으로 나와 울먹인 일도 있었습니다.
쿠팡 자회사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 수사에서 상관이 이 사건을 무혐의로 처리하기 위해 핵심 증거를 빼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한 겁니다.
<문지석 / 검사> "기소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근로자들이) 200만 원 정도 되는 퇴직금이라도 신속하게 받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상관은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라 국감 이후에도 진실공방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지난 추석 연휴 끝자락, 휴일에 출근한 공무원이 국정감사를 준비하는 모습입니다.
올해도 의원실과 정부기관 직원들은 추석 연휴까지 반납한 채 국정감사 준비로 땀을 흘렸습니다.
이런 노력이 무색하게도 일부 국정감사장은 올해도 낯부끄러운 신경전과 막말로 얼룩지고 있습니다.
이번 국정감사는 아직 20일 가까이 더 남았는데요.
국감이 끝난 후에 '그래도 참 잘했다'고 박수받는 국회가 될지,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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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동(trigger@yna.co.kr)
흔히들 '국회의 꽃'이라고도 하는 국정감사, 어떻게 보셨습니까.
정부 정책을 점검하고, 세금 받는 공공기관이 일 잘하고 있는지, 국민의 시각에서 꼼꼼히 따져 물은 시간이었을까요.
한국수력원자력 등을 감사할 예정이던 국회 과방위. 앞서 여야 두 의원 간에 오간 '욕설 문자'가 공개된 뒤 진실 공방을 벌인 두 의원이 또다시 다투기 시작합니다.
<김우영 / 더불어민주당 의원> "욕한 거 사과하고 분명하게."
<박정훈 / 국민의힘 의원> "사과했잖아요. 내가 사과 안 했어요?"
계속해서 언성이 높아지자 회의는 비공개로 전환됐고,,
<최민희 / 국회 과방위원장> "국감 기관을 국감 해야 돼요. 국감 해야 된다고요."
두 의원 간 충돌은 결국 어색한 악수로 마무리됐지만, 피감기관장들은 6시간 넘게 마냥 대기해야 했죠.
열리기만 하면 싸우는 법사위의 국정감사 역시 파행의 연속이었습니다.
첫날엔 대법원장이 국감장을 떠나지 못한 상황에서 우스꽝스러운 합성 사진을 당사자 앞에서 들어 보여 조롱 논란이 일었고,,
<최혁진 / 무소속 의원> "시민들이 인터넷에 이런 걸 올리고 있습니다."
<추미애 / 국회 법사위원장> "최혁진 의원님 정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틀 뒤에는 여당 의원들 주도의 대법원 현장검증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발하며 국감장을 퇴장했습니다.
여파는 다음날까지 이어졌습니다.
<추미애 /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사과 발언하기 전에는 의사진행발언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발언권을 제한합니다."
<송석준 / 국민의힘 위원> "국정감사 권한을 어떻게 뺏어요. 당장 취소해 주세요."
<박은정 / 조국혁신당 의원> "재판기록을 언제 보겠다고 했어요."
<신동욱 / 국민의힘 의원> "이런 거는 집안 가족회의 가서 하시라고요! 여기 국정감사장입니다."
국정감사가 파행되면 시간을 내 국감장에 나온 피감기관장들이나 증인들은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많게는 수개월 동안 준비했던 정책 자료가 거의 쓸모 없어지는 셈이고, 그만큼 민생 논의도 뒷전으로 밀리게 되죠.
물론, 정쟁과 파행 속에서도 국민들의 시선을 붙잡는 의원들의 아이디어 경쟁 또한 있었습니다.
<정혜경 / 진보당 의원> "학교급식 노동자들의 일터가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지에 대해서 제가 학교급식소에서 사용하는 밥솥을 가져왔어요."
질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이색 소품이 어김없이 등장했고,,
<김영훈 / 고용노동부 장관> "상당히 무게가 있습니다."
국내 기업이 새로 개발한 산업용 안전장비를 직접 착용하고 나와 시연을 보인 것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박홍배 / 더불어민주당 의원> "고리가 안 걸리면 이를 감지해서 경고가 울리도록 고리 안에 센서가 내장이 되어 있습니다."
'케데헌'의 인기에 품절 사태를 빚은 까치 호랑이 배지를 직접 달고 중국산 짝퉁에 대한 정부 대처 미흡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배현진 / 국민의힘 의원> "문체부에서 이런 저작권을 보호해 주는 시스템이 있는지도 몰랐다, 뮷즈(뮤지엄 굿즈) 생산을 하는 업체들이 하는 얘기입니다."
현직 검사가 참고인으로 나와 울먹인 일도 있었습니다.
쿠팡 자회사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 수사에서 상관이 이 사건을 무혐의로 처리하기 위해 핵심 증거를 빼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한 겁니다.
<문지석 / 검사> "기소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근로자들이) 200만 원 정도 되는 퇴직금이라도 신속하게 받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상관은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라 국감 이후에도 진실공방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지난 추석 연휴 끝자락, 휴일에 출근한 공무원이 국정감사를 준비하는 모습입니다.
올해도 의원실과 정부기관 직원들은 추석 연휴까지 반납한 채 국정감사 준비로 땀을 흘렸습니다.
이런 노력이 무색하게도 일부 국정감사장은 올해도 낯부끄러운 신경전과 막말로 얼룩지고 있습니다.
이번 국정감사는 아직 20일 가까이 더 남았는데요.
국감이 끝난 후에 '그래도 참 잘했다'고 박수받는 국회가 될지,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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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동(trigg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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