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파트 화재 참사와 관련해 홍콩 정부가 시민사회의 요구를 받아들여 독립적인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당초 '대나무 비계'가 이번 참사의 원인으로 꼽혔지만, 안전기준에 미흡한 보호망이 더 문제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베이징에서 배삼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홍콩 아파트 참사의 원인으로 지적된 대나무 비계.

중국 본토에서 홍콩이 낙후돼 여전히 대나무 비계를 쓴다는 비판이 나왔는데, 홍콩 내부에서는 저가의 중국산 안전 보호망이 더 문제라는 반론이 이어졌습니다.

<저우시지에 / 홍콩 건설노동자협회장> "대나무 비계가 불에 탈 수 있지만, 담배꽁초가 떨어지거나 라이터로 태워도 금속과 마찬가지로 불에 잘 타지 않습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대형 불길에도 타지 않고 무너져 내린 대나무 비계의 모습이 곳곳에 확인됐습니다.

수사당국은 난연 기준에 미달한 안전 보호망을 중심으로 원인을 좁히고 있습니다.

조사결과, 작년 7월 태풍으로 기존 안전망이 훼손되자 저가의 불합격 제품이 대량 설치됐고, 일부만 합격품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결국 부패 혐의로, 부패조사국에는 시공·감리업체 등 12명, 경찰에는 13명이 각각 체포됐습니다.

주민들은 1년 전부터 민원을 제기해 16차례나 점검이 이뤄졌지만 참사를 막지 못했다며 행정의 무능과 태만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찬궉기 / 홍콩 정무국장> "이런 식으로 정부의 검사를 회피했습니다. 이 기회를 빌어 작은 이득을 위해 많은 사람들을 죽인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을 강력히 규탄합니다."

홍콩 정부는 시민사회 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여 화재 원인을 전면 조사할 독립 화재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홍콩 참사가 중국 본토와의 정체성 갈등으로까지 번진 가운데, 코앞으로 다가온 선거를 앞두고 대립과 분열을 차단하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해석됩니다.

베이징에서 연합뉴스TV 배삼진입니다.

[영상취재 임임락]

[영상편집 이채린]

[글로벌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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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삼진(bae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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