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주시 고내포구에 있는 방파제가 준공후 몇 달이 채 안되는 사이 기울어지며 두 동강이 났습니다.

해경 조사결과 공사 과정에서 기본 절차 무시한 부실공사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김나영 기자입니다.

[기자]

두 동강 난 제주시 고내리 포구 방파제입니다.

지난 여름까지만 해도 이 위에는 피사의 사탑처럼 한쪽으로 심하게 기울어 선박 안전까지 위협하던 빨간 등대가 서 있었습니다.

파도를 막아야 할 테트라포트는 모래 속에 파묻힌 채 흩어져 방파제 기능을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지역 상인> “옛날에 포구가 아주 예뻤거든요. 공사를 하면서 등대가 비뚤어지면서 포구가 갈라졌더라고요. 등대도 없어지고. 파도가 더 세지고, 높아지고.”

고내포구 정비에 투입된 ‘어촌뉴딜300’ 예산은 37억여 원.

하지만 준공 몇 달 만에 침하가 발생했고 방파제가 두 동강 나면서, 지난 8월부터 7억 원 넘는 추가 공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안전을 위해 출입이 제한된 이곳은 기울었던 등대도, 문제의 절단면도 모두 제거됐습니다.

이면에는 ‘부실 시공’이 있었습니다.

해경 조사 결과 원도급사 A씨는 하도급사 B씨와 공모해 공사 내용을 허위로 보고하고 보조금 30억8천만 원을 챙겼고, 하도급 대가로 2억3천만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B씨는 공사 전 반드시 해야 하는 수중 지반 조사를 생략한 채, 모래층 위에 그대로 사석과 콘크리트를 얹어 방파제를 세웠습니다.

지반을 확인하지 않은 구조물은 파도에 침식되며 결국 절단과 전도로 이어진겁니다.

<김주영 /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수사과장> “방파제 전도로 입구가 막히게 되면 공중의 위협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공사들이 도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예방하기 위해….”

행정당국은 재발 방지를 위해 등대가 있던 자리에 16톤짜리 테트라포드를 투입해 구조물을 보강할 계획입니다.

연합뉴스TV 김나영입니다.

[영상취재 최승열]

[영상편집 박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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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na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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