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쿠팡과 같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 비단 국내만의 일은 아닙니다.

해외에서도 종종 논란이 돼왔는데요.

다만 천문학적 과징금을 물리는 등 제재 수위가 한국보다 훨씬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어서 최진경 기자입니다.

[기자]

쿠팡은 최근 3천만명이 넘는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이런 정보 유출 사례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메타'로 회사명을 바꾼 페이스북이 대표적입니다.

사건의 실체는 2018년 3월 영국의 한 여론조사기관에서 일했던 직원이 언론에 폭로하면서 처음 드러났습니다.

이 기관이 페이스북을 이용해 수천만명의 정보를 모았고, 이 정보를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했다는 겁니다.

과거 페이스북은 한 성격 테스트 앱의 소셜 로그인을 허용했는데, 당시 페이스북을 통해 이 앱 사용에 동의한 사람은 27만명 가량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앱은 사용을 동의한 사람을 넘어, 이들과 연결된 사람들의 정보까지 수집했습니다.

나아가 이 앱 개발자는 이렇게 확보한 정보를 영국의 여론조사기관에 넘기기까지 했습니다.

<샬린 리/ '얼티미터' 기술 분석가 (2018년 3월)> "이건 엄밀히 말하면 페이스북 데이터가 침해당한 게 아닙니다. 데이터 유출에 더 가깝죠. 그 데이터가 허락을 받고 수집된 것이긴 하지만, 실제 활용된 방식은 당사자가 동의했던 게 아니었으니까요."

당초 유출 피해자는 5천만명 정도로 알려졌지만, 이후 페이스북은 8,700만명이 피해를 입었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파문이 커지면서 마크 저커버그 당시 페이스북 최고경영자는 미국 의회에 출석해 공개 사과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당시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2018년 4월)> "(개인정보 유출은) 엄청난 실수였습니다. 이건 제 실수입니다. 죄송합니다. 전 페이스북을 창업했고, 지금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일어난 모든 일은 제 책임입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는 페이스북에 50억달러, 당시 우리돈으로 6조원 가까운 과징금을 물렸습니다.

또 페이스북은 집단 소송을 건 피해자들에게 약 7억 3천만달러, 당시 우리돈 약 1조원의 합의금을 지불하기도 했습니다.

2021년 8천만명 가까운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던 미국의 대형 이동통신사 '티모바일' 역시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피해 고객들에게 약 5천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하고 1인당 최대 3천만원을 배상했습니다.

유럽에서도 기업의 개인정보 보호 규정 위반이 확인되면 전 세계 매출액의 최대 4% 수준의 높은 과징금을 물릴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등이 있지만,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은 만큼 실효성 있게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최진경입니다.

[영상편집 김미정]

[그래픽 임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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