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애국자만 출마한다는 선거제 개편 이후 두 번째 의회 선거가 홍콩에서 치러졌습니다.

해외 언론들은 참사 발생 11일 만에 강행된 이번 선거가 시민들의 냉담한 참여로 이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베이징에서 배삼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이른바 '애국자만 다스린다'는 선거제 개편 이후 홍콩에서 두 번째로 치러진 입법회 선거.

전체 90석 가운데 직선제는 20석뿐, 나머지는 직능대표와 선거위원회가 뽑은 구조로 사실상 친중 진영 독점 구조입니다.

등록 유권자 수 413만 명 가운데 31.9%만 투표소를 찾았는데, 2021년 선거보다 소폭 올랐지만, 선거제 개편 이전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입니다.

홍콩 참사 책임 논란과 부패 의혹이 이어졌지만, 홍콩 정부는 선거 일정은 연기하지 않았고, 투표 보이콧을 언급한 시민들이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시민사회와 국제사회는 경쟁이 사라진 선거에서 대표성과 정당성 논란이 더 깊어졌다는 비판을 제기했습니다.

로이터와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은 낮은 투표율이 '애국자 통치' 체제에 대한 시민들의 냉담과 정치적 거리두기를 보여준다고 분석했습니다.

<존부 / 홍콩대학교 명예교수(대만 FTV 뉴스)> "이는 민심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범민주주의 성향의 야당 유권자들뿐만 아니라, 정부를 지지했을지도 모르는 다른 유권자들도 투표를 거부했습니다."

홍콩 정부는 "선거가 성공적으로 치러졌다"며 개편된 제도의 정당성을 강조했고, 중국 홍콩마카오판공실은 참사 속에서도 체제 신뢰를 확인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데이비드 록/ 홍콩 선거관위원장> "매우 무거운 사회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대중이 긍정적인 면을 보여준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참사 이후 치러진 이번 선거는 홍콩의 안전과 행정, 정치 체제가 동시에 시험대에 오른 분기점이란 시각이 많은데, 낮은 투표율이 남긴 정치적 메시지는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베이징에서 연합뉴스TV 배삼진입니다.

[영상취재 임임락]

[영상편집 이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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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삼진(bae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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