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논란이 된 고 박진경 대령의 제주 추도비 바로 옆에 '진실의 안내판'이 세워졌습니다.

유족들은 이제야 역사가 제자리를 찾고 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김나영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하얀 천이 걷히자 새로운 구조물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름하여 '바로 세운 진실' 안내판입니다.

공을 기리는 박진경 대령의 추도비 바로 옆에, 그의 과오를 적시한 안내판이 나란히 세워진 겁니다.

안내판에는 박 대령이 4·3 당시 무차별 체포 작전을 주도했고, 이에 반발한 부하들에게 암살됐다는 정부 진상조사보고서 내용이 가감 없이 담겼습니다.

<오영훈 / 제주도지사> "박진경 대령이 제주에 온 이후로 무리한 진압 작전 때문에 조부님께서 당시 26세 나이로 희생당하셨습니다. 모든 유족과 도민의 이야기일거라고 생각합니다."

박 대령이 부임한 한 달여 동안 무려 3천여 명의 도민이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갔던 아픈 역사.

참석자들은 시를 낭송하고 진혼곡을 부르며 70년 넘게 서려 있던 한을 달랬습니다.

행사 도중 전해진 대통령의 '유공자 취소 검토' 지시는 유족들에게 무엇보다 큰 위로가 됐습니다.

유족들은 잘못 꿰어진 첫 단추가 이제야 풀리고 있다며 안도했습니다.

<김창범 /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박진경 추도비 내용이 국가가 채택한 진상조사보고서 내용과 차이가 있어서 유족 불만도 있고, 가슴 아파했습니다.”

양민 학살의 책임자가 국가유공자가 되는 현실에 분노했던 제주.

추도비 옆에 들어선 ‘진실의 안내판’과 함께, 국가유공자 등록 문제에 대한 재검토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김나영입니다.

[영상취재 권혁준]

[영상편집 김소희]

[화면제공 4·3평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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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na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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