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해 첫 인선은 연방준비제도의 새 수장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금리 인하'라는 트럼프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인물을 발탁할 것으로 보이는데,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훼손해 역효과가 날거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워싱턴 정호윤 특파원입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연방준비제도는 '눈엣가시'였습니다.

큰 폭의 금리 인하를 통해 눈에 보이는 경제 성과에 초점을 맞추려던 트럼프의 계획에 제롬 파월 의장이 끝내 응답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파월 의장은 자신을 원색적으로 비판하며 해임까지 운운했던 트럼프의 압박에도 물가와 고용을 중시한 신중한 통화정책을 유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5월까지인 파월의 임기는 보장하되 자신의 '입맛'에 맞는 새 연준 의장을 곧 낙점할 예정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해 12월 18일)> "3~4명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솔직히 모두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아요. 꽤 빠르게 결정을 내릴 예정입니다."

차기 연준 수장으로 케빈 헤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과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그리고 현 이사인 크리스토퍼 윌러와 미셸 보먼이 물망에 올라있습니다.

모두 트럼프의 신망을 받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2기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지휘해온 헤싯이 가장 유력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누구보다 트럼프의 의중을 꿰뚫고 있다는 이유에섭니다.

<케빈 해싯 /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지난해 말)> "대통령과 항상 경제에 대해 얘기합니다. 늘 통화정책에 대해 얘기하죠. 금리를 내릴 여지가 많다는 것에 대통령과 같은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일부에선 대통령과 너무 가깝다는 이유로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헤싯 위원장은 그게 결격 사유는 될 수 없다며 반발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우려는 트럼프 집권 이후 가뜩이나 흔들려온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곧 있을 의장 인사를 통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금리를 낮추면 국민의 삶이 바로 좋아진다'는 메시지를 수시로 던져온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연준을 강하게 몰아붙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트럼프식 연준이 정치에 함몰된 채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만 몰두한다면 장기금리와 주식시장에 동반 충격을 불러올 거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연합뉴스TV 정호윤입니다.

[영상취재 이현경]

[영상편집 진화인]

[화면출처 Brookings Instit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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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윤(ikar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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