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재명 대통령이 새해 벽두에 베이징을 찾았습니다.

중국은 유독 '올해 첫 손님', '첫 방문 정상'이라는 표현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베이징 연결합니다.

배삼진 특파원.

관영 매체들에서 이런 표현이 등장하는데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올해 첫 방중', '중국이 맞는 첫 외국 정상'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중국 외교에서 1월 정상 초청은 그해 외교 우선순위를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활용돼 왔습니다.

중국 관영 양광망에서는 이러한 최초 행보는 양국 관계의 높은 중요성을 반영한다고 평가했습니다.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사례가 있고, 2019년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찾기도 했습니다.

신화통신은 이번 방문을 두고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논평에서는 '보호무역주의', '작은 마당, 높은 울타리'라는 표현을 써 미국을 겨냥한 메시지를 함께 실었습니다.

동시에 군국주의적 사고를 되살리려는 시도가 역내 안정을 해친다며 일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최근 다카이치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 이후 중·일 갈등이 다시 고조된 상황과 맞물립니다.

중국 내부에서는 양국이 항일 역사를 공통으로 가지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다자주의 수호 협력에도 함께하고 있다고 짚기도 했습니다.

중국이 새해 첫 외교 무대에 한국을 중요한 파트너로 판단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특히 이 대통령이 CCTV 인터뷰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고 밝힌 발언을 중국 매체들이 집중 보도했는데요.

중국 입장에선 대만과 일본을 둘러싼 긴장이 커진 시점에 한국의 원칙 재확인을 의미있게 평가하고 있는 셈입니다.

오늘 오후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열리는데요.

경주에 이어 두 달 만에 양국 정상이 만난다는 건 그만큼 양국이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관계 발전을 전략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대만에서도 이 대통령의 방중에 큰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거래설이 제기되기도 했는데요.

양국간 안보문제에서는 대치할 수밖에 없는데, 어떤 분위기입니까?

[기자]

네, 대만 언론은 정보기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한국에 네 가지 요구를 제시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나의 중국' 공개 재확인과 주한미군 임무 확대 반대, '마스가'를 통해 생산된 군함이 인도 태평양지역에서 운용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내용 등입니다.

동시에 한한령 해제나 제재 완화 같은 '반대급부'가 언급됐지만, 이는 대만발 주장입니다.

실제 여부를 떠나서 대만이 이번 이 대통령의 방중에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 셈인데요.

중국이 일본 및 대만 관련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과 긴밀한 협력을 모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대만은 그 조건을 보고 있는 겁니다.

일각에서는 복잡한 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양국이 국제 관계나 안보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긴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연합조보에서는 한중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은 높지만 국제관계와 안보 문제에서는 상대방을 만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한미 군사 동맹으로 인해 한국이 입장을 크게 바꿀 가능성이 낮고, 중국 역시 한반도 문제가 지정학적 경쟁과 얽혀 있어 명확한 입장을 내놓기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핵추진 잠수함 문제가 대표적입니다.

중국 관영 매체와 전문가들은 이를 핵확산 위험으로 비판하며 역내 긴장을 높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여기에 방중 시점과 맞물린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까지 더해지며 긴장은 유지되고 있는데요.

이 대통령이 중국과 원활한 소통을 유지하며 미중 사이에서 외교적 줄타기를 하는 것이 중대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정냉경열', 정치적으론 차갑고, 경제적으로 뜨겁다는 시나리오가 통할지 관심이라는 반응입니다.

[앵커]

이번에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꾸려진 부분도 중국 내부에서 관심인데요.

중국이 실용 협력을 전면에 걸고 있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중국 관영 매체들은 정상회담 의제로 공급망과 디지털경제, 관광, 인적 교류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지난해 '관세 전쟁'으로 갈등을 빚었던 미국을 겨냥한 듯, 한중 협력을 강조하고 나선 겁니다.

이번 방중에 4대 그룹 총수 등 200여 개 기업이 참여하는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동행했습니다.

중국이 반복하는 키워드는 '공급망 안정'과 '개방된 시장'입니다.

이는 미·중 경쟁 속에서 주변국과 협력 가능한 영역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이런 가운데 새해 연휴 기간 중국인 해외 방문 도시 1위가 서울이라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해당 수치는 중국 여행 플랫폼' 취나르' 집계를 인용한 현지 보도에서 확인됩니다.

중국에서는 지난달 29일부터 31일 3일간 휴가를 내면 연휴를 포함해 8일을 쉴 수 있었는데, 서울이 가장 있기 있는 여행지가 됐다는 얘기입니다.

중국 내 연구기관 조사에서는 한국 호감도가 높아졌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양국 관계 개선 흐름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 속에 중국이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런 분위기를 함께 띄우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는데요.

중국은 이 대통령의 방중을 관계 복원을 넘어 한중 관계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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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삼진(bae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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