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쿠팡이 지금과 같은 '공룡 플랫폼'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정부와 국회의 '실기'가 있었다는 비판도 나오는데요.

쿠팡의 독주를 막기 위해 정부와 정치권에선 뒤늦게나마 전방위 압박과 규제 개선에 나섰는데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유통업계에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됩니다.

이어서 정호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21년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아닌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공정거래위원회.

여론이 악화하자 공정위는 현장조사를 실시하며 뒤늦게나마 김 의장의 동일인 지정 가능 여부를 재검토하고 나섰습니다.

공정위는 "동일인 변경 사유가 확인되는 경우 관련 규정에 근거해 변경할 계획"이라며 엄중한 인식을 강조했습니다.

<주병기 / 공정거래위원장(지난 12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매년 주기적으로 동일인 지정을 점검하는데, 이번에는 김범석 의장과 일가의 경영 참여 여부를 면밀히 살필 예정입니다."

김 의장이 흔히 총수로 불리는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본인은 물론 친인척의 주식 보유 상황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는 등 법적 책임이 무거워집니다.

또 공정위는 쿠팡을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규정하는 방안도 전원회의에서 심의할 계획입니다.

앞서 주병기 위원장은 국회에 출석해 쿠팡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적용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습니다.

<주병기 / 공정거래위원장(지난해 12월 30일)>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규정할 수 있죠?) 예, 적극적으로 그렇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국회 역시 쿠팡 우위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방치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지난해 국회는 대형마트 등의 영업 규제를 2029년까지 연장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며, 오히려 쿠팡의 독주를 도왔다는 지적입니다.

<박상웅/국민의힘 의원(지난해 11월 13일)> "25년 11월 23일 만료되는 전통상업보전구역 및 준대규모 점포와 관련한 규제를 4년 더 연장하고…"

때문에 쿠팡의 대안 마련을 위해선 국내 유통사들에 가해진 낡은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현재 국회에는 대형마트의 주말 영업 제한과 새벽 배송 금지를 완화하는 법안들이 계류 중인데, 이를 통과시켜 경쟁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쿠팡 바로잡기 TF'를 원내 TF로 출범하며 불공정거래는 물론 노동문제 등 전방위 압박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박홍배 / 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 23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쿠팡바로잡기TF는 오늘 법안 발의에 멈추지 않고 택배 산업에 만연한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

다만 과도한 압박이 대미 통상 마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쿠팡의 초기 투자사에서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를 예고하며, 미국 정부의 개입을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실제 김민석 국무총리를 만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쿠팡 규제를 두고 차별 대우가 있었는지 물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민석 / 국무총리> "차별적 대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명료하게 이야기했고, 밴스 부통령은 그에 대해서 아마 한국의 시스템하에서 무언가 법적인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라고 짐작한다고…"

정치권에서 뒤늦게나마 쿠팡 규제에 팔을 걷어붙인 가운데,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기 위해선 절차적 정당성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단 지적이 나옵니다.

연합뉴스TV 정호진입니다.

[영상취재 김성수 박태범 김상훈 홍수호]

[영상편집 김건영]

[그래픽 허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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