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국민의 항생제 사용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높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오남용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를 관리할 법적 근거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취재 결과, 정부가 개별법 제정 등 강도 높은 관리 대책 검토에 착수했습니다.

문형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유해 세균을 제거하고 증식을 막아주는 항생제.

적절히 사용하면 약이 되지만, 자주 쓰다보면 항생제 내성균 ‘슈퍼 박테리아’가 생기기 쉽습니다.

이에 감염되면 가벼운 염증조차 치명적인 폐렴, 패혈증으로 번질 수 있어 세계보건기구는 이를 인류의 10대 건강위협 요인 중 하나로 꼽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은 OECD 평균의 1.6배, 2위에 해당할 정도로 지나친 사용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이어져왔습니다.

하지만 의료기관의 항생제 처방은 지금까지 사실상 자율에 맡겨진 권고 수준에 그쳐, 오남용을 막을 법적 강제성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엄중식 /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특히) 1차 의료기관이나 좀 사이즈가 작은 중소병원의 경우에는 여전히 항생제 관리를 적절하게 할 수 없는 그런 구조에 놓여 있는 상황이죠.”

취재 결과, 정부는 최근 항생제 내성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고 판단하고 관련 개별법 제정 검토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일명 '항생제 내성 관리법'을 만들어 내성균 감시와 의료기관 관리의 실효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입니다.

그동안 민간 학회가 맡아 운영해 온 ‘항생제 사용량 감시체계’도 앞으로는 국가가 직접 주도해 운영할 예정입니다.

특히 항생제 처방의 72%가 집중되는 동네 의원, 즉 1차 의료기관에 대한 관리 지침도 전면 개편됩니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특화된 기존 지침 대신, 동네 의원에서도 감염증별로 용량과 기간을 세분화해 처방할 수 있는 전용 지침을 새로 개발하는 겁니다.

다만 이미 10여 년 전부터 국가 차원의 법적 관리 체계를 구축한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에 비하면 정부의 대응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습니다.

골든타임을 놓친 것 아니냐는 비판 속에, 이번 대책이 뿌리 깊은 오남용 관행을 끊어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연합뉴스TV 문형민입니다.

[영상편집 김동현]

[그래픽 방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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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민(moonbr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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