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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오면 '월급 320만+오션뷰 숙소'의 실체 "신안 홍도 밀착취재" [채연삶의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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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오면 '월급 320만+오션뷰 숙소'의 실체 "신안 홍도 밀착취재" [채연삶의현장]

2024-04-01 10:22:51

전학오면 '월급 320만+오션뷰 숙소'의 실체 "신안 홍도 밀착취재" [채연삶의현장]

육지에서 2시간 넘게 배를 타고 가야하는 전남 섬마을 '홍도'. 최근 이곳의 단 하나뿐인 학교가 폐교 위기에 처하자, 전학을 오면 매월 320만 원 상당 일자리와 집까지 제공해 주겠다고 해 전국에서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데요. 실제 홍도에서의 일상 생활은 어떨지 가봤습니다.
 
<이채연 기자>
네, 현재시간 밤 10시, 저는 목포행 KTX 막차에 타고 있습니다.

내일 아침 첫 배를 타고 목포에서 홍도로 가기 위해서인데요.

<'홍도 거주' 지원 충남 학부모 >
"주거지까지 지원해 주고 거기다 (부모) 일자리까지 알선해 주고, 유년을 홍도에서 자랐다. 아이들 정서적으로 좋다는 거죠. 도시는 얼마나 삭막해요."

<신안군청 관계자>
"(4가구 뽑는데) 11월 3일까지 107건이 접수됐거든요. 동해, 제주, 일산, 서울, 인천, 전국적으로 다 온 것 같아요."

자정이 넘어서야 목포역에 도착했는데요.

저는 근처에서 잠깐 눈을 좀 붙이고, 홍도로 가기 위한 첫 배를 타러 갑니다.

<목포여객선터미널 직원>
"(홍도 가려고 하는데요.) 5만 2천 원이요. (원래 이렇게 비싼가요?) 유류 할증료 때문에요. (대신) 주민들은 1천 원이에요."

저는 지금 목포에서 홍도로 가고 있는데, 출발한 지 한 10분 정도 됐습니다. 아직까지 멀미를 하고 있지는 않은데.

<강병순/신안군청 교육지원팀장>
"(염전 노예 (사건 등 때문에) 신안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선입견 같은 게 있을 것 같은데...) 댓글 보니까 너무 부정적인 말들이 쓰여 있어서 속상하더라고요. 주민들도 조심하고 있는데, 섬이다 보니까 이야기들이 더 오래가더라고요."

2시간 40분 정도 걸려서 이곳 홍도 연안여객선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뱃멀미가 너무 심해서 너무 힘들었는데, 오늘 평소보다 조금 심한 수준이었다고 해요.

홍도 분교로 가서 아이들을 만나러 가보겠습니다.

<최성기/홍도 주민>
"(홍도 분교 몇 회 출신이세요?) 35회입니다. 그때는 학생들이 많았거든요. (전교생이) 100여 명. (지금은요?)  6학년만 3명 있습니다."

지금은 체육 시간인데요. 아이들이 티볼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전교생이 단 세 명이다 보니까 순서가 금방금방 와요.

<이미연/홍도분교 초등학교 6학년>
"(특히 뭐 할 때 아쉬워요?) 피구나 축구할 때 인원수가 너무 적어서... (후배들이 잘하면 들어올 수도 있는데, 선배로서 한마디?) 후배들아 라떼는~ (분교 초등학교의 좋은 점?) 할 거 많고 재밌고.. 학교 끝나면 운동장이든 놀이터든 마음껏 이용할 수 있어요. 도시학교는 선생님이 잘 챙겨주지 못해서 조금 아쉬운 점이 있겠지만, 저희 홍도 분교는 선생님이 늦게까지도 잘 챙겨주시고, 학교 관리도 해주셔서 너무 안전합니다."

<임하람/홍도분교 교사>
"푸드아트는 주 2회 정도 하고 있는데 과자나 과일, 채소나 야채를 사용해서 하기도 하고, (이곳 홍도에서의 학교 수업과 도시 수업과 차이가 있다면?) 제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아이들이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학업도 중요하지만, 뭔가 거기 얽매이지 않고 자기의 표현을 할 수 있게끔 창의적인 생각을 갖고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제 궁극적인 목표도 있는 것 같습니다, 섬에서는. "

실제 (전학 세대 학부모의) 일자리가 될 횟집에서 (월급 320만 원짜리) 일을 해보겠습니다.

<단체 관광객>
"(어디서 오셨어요?) 부산요."

<단체 관광객>
"(홍도는 어떤 일로 오셨어요?) 관광 왔어요. 근데 이 조합이 어떤 조합일 것 같아요?"

<단체 관광객>
"살기도 좋지, 일자리도 주지, 집도 주지 이런 데가 어딨노?"

<단체 관광객>
"돈만 있다고 살아지겠소? 요새 젊은 사람들은 거기에 인프라가 안 따라주면, 외로움을 많이 타지."

(새벽) 6시 반을 향해서 시간이 가고 있는데, 많이 올라가지 않고도 멋진 일출을 볼 수 있다고 해서 10분 만에 홍도 일출 전망대에 다다랐습니다. 홍도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정승일/홍도관리소장>
"우리는 어렸을 때 운동장에서, 바닷가에서, 산으로 들로 돌아다니면서 자랐잖아. 도시 애들은 그렇지 않잖아. 여기 오면 애들만큼은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 휴대폰 없이도 어렸을 때 간직할 수 있는 추억들이 육지보다 훨씬 많아요. (그런 아이들이 마음이 여유롭고) 따뜻하고. (같이 살아간다는 걸 배울 거 같아요.) 그렇죠. "

<마트 관계자>
"(안녕하세요~ 홍도에서 장 볼 수 있는 데가 여기인 거죠? 뭐 해 먹을 만한 거 없어요? 야채나...) 가정집은 마트에 주문 하잖아요? 내일 아침 배로 들어와요. (뭔가 해 먹을 만한 건 없네)"

<박효지/홍도 주민>
"(육지에서 온 사람들은 어떻게 해먹어요?) 식자재는 컬리에서 시키면 와요. (추가요금은?) 없어요."

이곳으로 (아이들이) 이사 오게 되면 엄마, 아빠와 살게 될 집이 과연 어떤 집일지 저희가 미리 둘러보러 가고 있는데요.

아침에 일어나서 현관문을 딱 열면, 바로 홍도의 관문인 녹섬을 볼 수 있습니다.

데크를 따라서 쭉 산책로가 나 있고, 산소가 엄청 많습니다.

공기만큼은 전 세계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좋습니다.

<김경남(40대)/두 아이 아빠>
"저희 아이들도 여기서 유치원 다니고, 딸이 초등학교 1학년 들어가면서 목포로 갔는데 (여기서는)  친구가 없어요.  아들하고 둘만 놀 수 없잖아요. (많이 보고 싶으실 것 같아요.) 여기 후배들도 앞으로 결혼하고 그러면 그게 제일 걱정일 거예요."

<최인석(30대)/예비 신랑>
"(결혼하시고 여기서 정착하실 계획이라고.) 한 3년 정도 아이 생기기 전까진 여기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아이 키우면 지금 같은 조건에선 학생 수도 많이 없고요. 이 정책이 언제까지 유지될지 모르겠지만, 꾸준히 유지된다고 하면 저도 여기서 키울 수도 있겠죠. 근데 아직 먼 얘기라서요. (애들이 들어와서 휴교가 안 되고 하면 계속 이어진다고 하면 키우실 의향 있어요?) 한 10명 정도만 되도 키우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김경석(30대)/홍도분교 교사>
"지금 다니는 애들도 항상 그 고민을 하거든요. 국어 같은 경우 토론이 안 돼요. 그러면 이제 가끔 흑산도 본섬 가서 (다른 아이들하고) 같이 통합수업을 하거든요."

<최경만/홍도 주민>
"이게 이번 일로 해서 선순환구조가 돼서 젊은 세대들이 많이 들어오면, 그 (학부모) 또래의 커뮤니티가 형성되면 서로 챙기고 해서 훨씬  더 안정적으로 여기서 살 수 있죠."

<김성현(30대)/청년>
 텃세가 있을 수가 없는 게, 오히려 가르쳐주면서 잘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지 텃세 부리면서 저리 가라 이런 건 없는 것 같아요.

<최인석(30대)/예비 신랑>
"남자 또래는 축구도 많이 했었거든요."

<이진웅(30대)/두 아이 아빠>
"그분들이 이제 새로 들어오면, 축구 멤버들이 새로 생길 수 있겠네.  운동 좋아하시는 아버님들 오시면 같이 공도 차고 하면 유대관계도 좋아지고. 물론 이제 들어오시는 분들이 걱정도 많고 할 텐데, 저희도 마찬가지로 마을 사람들하고 생활하먀 잘 지내실 수 있나 그게 가장 큰 우려되는 부분인데. 일단 오셔서 적응해서 1년 살아 보시면서, 부딪혀 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진짜 힘든 결정 해서 오시는데, 어렵겠지만 오셔서 이게 맞다는 걸 한번 입증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기획: 현영복
-취재: 이채연
-편집: 박종욱
-화면제공:신안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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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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