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쏙쏙] "계엄은 GDP 킬러"…청구서는 국민이 할부로 갚아야?
[앵커]
경제쏙쏙 시간입니다.
경제부 김동욱 기자와 함께합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온 나라가 혼란스러웠는데요.
그런데 계엄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계엄 선포로 인한 경제적 비용을 정확히 산출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여러 분야에서 상당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계엄 사태로 인한 전반적인 경제적 손실은 수십조 원에서 최대 150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특히 계엄 직후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는데요.
계엄 후 나흘간 국내 증시의 시가총액이 144조원 증발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팔고 나가는 모습이고요.
외국인 투자자들은 계엄 후 3일간 1조102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도하기도 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계엄 선포 이후 1,440원대까지 상승했다가 지금은 1,430원대에서 고공행진하고 있습니다.
언제쯤 안정이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딱 얼마 손실이 생겼다 정확한 수치로 계산하기는 어렵겠네요.
그런데 장기적인 영향과 간접적인 비용까지 고려하면 실제 손실 규모는 더 클 수 있다고요?
[기자]
네, 여러 가지 유무형 손실도 있습니다.
우선 우리나라 국내총생산, GDP에도 악영향이 예상되는데요.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을 '대한민국 국내총생산 킬러'라고 칭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내년 GDP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내렸는데요.
계엄 후인 지난 8일 발표한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GDP 예상치를 1.7%로 제시했습니다.
이는 2% 내외인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수준입니다.
우리나라 성장률이 1954년 이후 2% 아래로 떨어진 경우는 외환위기, 금융위기, 코로나19 등의 영향이 컸던 해를 포함해 6차례뿐인데요.
내년에도 2%를 밑돌 가능성이 큰 상황인 겁니다.
국가 신용등급도 현재 당장 하향 조정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불확실성이 이어질 경우 향후 낮아질 위험이 있는 상황입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당장은 이번 계엄 사태가 한국의 신용등급에 미치는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피치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 가계와 기업의 신뢰가 약화하고 공공 재정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견해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K-팝, K-푸드 등 K-브랜드에도 일정 부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무형의 손실까지 감안하면 그 비용을 정확히 산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앵커]
계엄으로 인한 비용이 생각보다 크네요.
그런데 계엄 비용에 대한 청구서를 결국 국민이 부담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기자]
네, 물론 직접적인 청구서가 오는 건 아니지만, 결국은 5,100만 국민이 이 계엄청구서에 대해 오랜 시간 할부로 갚아야 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도 있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은 자신의 SNS에서 "계엄으로 인한 1인당 지불비용이 최소 600만원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일단 고환율이 미치는 영향부터 살펴보면요.
해외 주재원의 월급과 유학생들의 생활비가 줄어들게 됩니다.
게다가 산업계는 경기침체에 '환율방어' 비용이 더해져 부담이 커집니다.
이렇게 되면 다시 물가 상승으로 국민들에게 돌아오게 됩니다.
외국인 관광객 감소로 여행업계나 관광지의 수입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여러모로 우울한 연말이 되어가는 모습입니다.
[앵커]
계엄에 놀란 국민들이 송년회도 많이 취소하고 했잖아요.
특히 연말 특수 이런 것들이 사라지면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클 것 같습니다.
[기자]
보통 연말에 송년회 등이 많잖아요.
이런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자영업자들도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계엄 사태로 인해 송년회 등의 단체 예약이 취소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소상공인연합회가 실시한 '소상공인 경기전만 긴급 실태조사'를 보면요.
응답자의 88.4%는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습니다.
매출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는 응답도 36%나 됐습니다.
연말 경기 전망도 '매우 부정적'이라고 답한 소상공인이 62%였습니다.
매출 감소뿐만이 아니라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서 대출 심사 문턱도 높아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경영 악화와 자금 조달 어려움을 동시에 겪게 된 겁니다.
정부의 신속한 지원이 필요한 상태인데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한목소리로 송년회 재개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탄핵안 가결을 공표한 직후 "취소했던 송년회를 재개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우원식 / 국회의장(지난 14일)> "마지막으로 국민 여러분…국민 여러분의 연말이 조금 더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취소했던 송년회, 재개하시길 당부드립니다. 자영업, 소상공인 골목 경제가 너무 어렵습니다."
[앵커]
다들 어려운 상황인 것 같은데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실적 잔치를 하고 있는 곳이 있죠?
[기자]
네, 바로 금융지주들입니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 잔치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연말 내수 경기가 꽁꽁 얼어붙었지만, 주요 계열사인 은행들이 높은 예대금리차를 바탕으로 막대한 이자 이익을 거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4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총 2조4천305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보다 80% 넘게 증가한 수치입니다.
올해 연간으로 보면 총 16조9천24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1.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되고 있는데요.
시중은행들이 최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방침에 가산금리를 높게 유지하면서 예금과 대출의 금리 격차가 확대된 덕분으로 분석됩니다.
금융사들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환율 급등으로 저마다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고 하고 있는데요.
실제로는 화색을 감추고 표정 관리 중인 분위기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앵커]
금융지주 이렇게 실적이 좋으면 상생 압박이 커질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다들 어려운 상황인데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금융지주들에 상생 금융 압박이 한층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아까 자영업자 어려움을 말씀드렸잖아요.
'비 올 때 우산 뺏기'식 영업하면 안 되겠지만 은행들은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심사 문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마저도 올해 들어서는 취약계층 대출을 줄이고 있습니다.
인터넷 전문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규모는 1분기 1조4,812억원에서 3분기 1조83억원으로 매 분기 감소하고 있는데요.
은행 문턱이 이처럼 높아지면, 어려움을 겪는 중·저신용자들은 2,3 금융권으로 밀려나 결국 대부업체까지 손을 뻗게 될 수 있습니다.
은행들이 상생 금융, 포용 금융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수익만 추구한다는 비판은 더 커질 것 같습니다.
[앵커]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내일부터 시세 8억 빌라 1채 집주인도 청약 시 '무주택자' 자격을 얻게 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침체한 비아파트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가 8·8 대책을 통해 발표한 조치인데요.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의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 내일 공포·시행됩니다.
내일부터 수도권에서 전용면적 85㎡ 이하, 공시가격 5억원 이하 빌라 1채를 보유한 사람도 청약 시 무주택자로 인정받게 됩니다.
공시가격 5억원이면 시세로는 약 7억∼8억원 정도 되거든요.
웬만한 빌라 1채 소유자 대부분이 무주택자로 간주돼 1순위로 청약에 도전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지방에서는 면적이 85㎡ 이하이고 공시가격이 3억원 이하면 무주택자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앵커]
빌라 등 비아파트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이군요.
그런데 비아파트 시장이 침체한 원인은 뭔가요?
[기자]
네, 앞서 말씀드린 정책은 아파트 청약 때 빌라 소유자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해 빌라 수요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전세 사기와 역전세 여파로 빌라 등 비아파트 수요와 공급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인데요.
올해 들어 10월까지 비아파트 누계 매매 거래량은 12만6천건으로 작년보다 33% 감소했습니다.
이는 10년 평균의 절반 수준입니다.
그러다 보니 비아파트 착공 물량도 급감한 상황입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2만9천 가구에 불과한데요.
작년 착공 물량 7만3천 가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앵커]
다음 키워드 보겠습니다.
삼겹살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1인분에 2만원을 넘어섰다고요?
[기자]
네, 올해 먹거리 물가 계속 오르고 있죠.
올해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주요 외식 메뉴 가격이 평균 4% 오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품목별로 보면 김밥·자장면·비빔밥 등이 많이 올랐습니다.
서울 지역 기준으로 김밥은 지난달 3천500원으로 5.3% 올랐고요.
자장면은 7천423원으로, 비빔밥은 1만1천192원으로 5% 올랐습니다.
삼겹살은 200g 1인분에 2만83원으로 2만원을 넘어섰습니다.
소고기뿐만 아니라 삼겹살에 소주 한잔하기도 부담스러워진 것 같습니다.
삼계탕도 지난달 1만7천629원으로 올해 들어 2.5% 올랐습니다.
전반적인 고물가 현상 속에 외식 물가도 올해 내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앵커]
월급은 그만큼 안 오르고 있잖아요.
주머니 사정이 참 부담스러워졌습니다.
그런데 내년에도 더 오른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수입 물가가 계속 불안하기 때문인데요.
여기에 비상계엄 사태로 환율이 크게 오른 것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한때 1,440원 선을 넘은 원·달러 환율은 1,430원을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수입 물가가 상승하면 해외에서 들여오는 각종 식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시차를 두고 외식 물가를 밀어 올릴 수 있습니다.
[앵커]
금까지 경제부 김동욱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김동욱 기자 (dk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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