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잇슈] "대피하면 뭐하노, 물이라도 더 뿌려야"…불길 번져와도 집으로 집으로
끊임없이 비보 들려오는 산불현장
이미 탈만한 데는 다 탔다는 소식에 집으로 돌아와보니
불길은 또 올라오고 있습니다.
"여기 불에 다 탔다니까? 이 일대가 다 탔잖아. 저기 봐라, 새카맣잖아요. 다 탔으니까 (불이) 다시는 안 오겠다..."
<의성 신평면 주민>
"여기 내려왔잖아. (아, 바로 집 뒤에?) 그래. 아이고 참...타올라오잖아 저기. 타올라온다니까 불이...
(그럼 여기 계셔도 되는 거예요?) 그럼 어떡해?...누워있으니 잠도 안 와. 불안해...저기 지금 누렇게 보이잖아. 저게 전부 묘거든? 저 부분은 안 탔어. 불이 오면 이제 저리 붙을 판이라"
<신선재 기자>
"와 저기 아직도 불 안 꺼졌네, 타고 있네"
<양승대 / 청운2리 이장>
"지금 비만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비가 안 오면 또 되풀이되거든요"
<신선재 기자>
"그냥 봐서는 그렇게 큰 불 같지 않아보이지만, 이런 불길이 수도 없습니다. 오며 가며 너무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고, 저런 불길이 수도 없기 때문에 거기에 다 소방대원, 소방헬기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거죠"
위험한 상황이라는 걸 알지만
집과 마을 걱정이 앞서 스스로 나서기로 한 할아버지
"새벽 3시까지 뿌렸다니까? (물을?) 네. 저 쪽에 경운기 대 놨어. 만약을 위해서"
할머니도 할아버지를 혼자 둘 수 없었습니다.
<의성 신평면 주민>
"할아버지 집에 혼자 계시니까 아들들이 와가지고. 걱정돼가지고. 같이 나가려니 집 걱정되죠. 아이고 참 (여기 평생 사셨어요?) 예. 여태까지 이런 일은 없었거든요.
(할아버지가) 물 뿌린다고 대피도 안 하고, 집에 사람이 있으니 걱정이 돼서 죽겠잖아. 나가 있어도.
어젯밤에 우리 할아버지가 농기계로 집 둘레에 물을 뿌려가지고 이렇게 있지.
저 너머에서 (불이)막 구름 같이 넘어왔거든요. 태풍급이었어요. 아이고 얼마나 놀랐는지 막 대피한다고 이 밑에 왜가리생태관 있잖아요.
거기 가 있으니 불이 또 그리 내려와서. 또 신평면사무소 갔거든요? 근데 또 저 골에서 불 타 내려오는거라.
그래서 또 의성읍에 가서 고등학교 체육관 시설에서 하룻밤 자고"
<의성 신평면 주민>
"(주민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했으니까 막았지, 안그랬으면 전소 다 됐어요...소방차 한 대 갖다놓고 어느 정도 대비라도 해주면 우리가 마음이 좀 놓일 거 아니예요 (근데 무조건 대피하라고만 하니까?) 그렇죠"
기다리던 비는 '오는둥 마는둥'
화마는 점점 무서운 속도로
사람들의 소중한 터전을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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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재(fresha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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