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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죽이기도 살리기도…드론 진화의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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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죽이기도 살리기도…드론 진화의 끝은?

2024-09-30 06:51:58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사람 죽이기도 살리기도…드론 진화의 끝은?

[오프닝: 이광빈 기자]

안녕하십니까? 이광빈입니다.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모색하는 뉴스프리즘 시작합니다. 이번 주 뉴스프리즘이 풀어갈 이슈, 함께 보시겠습니다.

[영상구성]
 
[이광빈 앵커]

드론이 급속하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AI의 발달은 드론 시대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군사적으로도 드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저렴한 비용으로 상대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군사적 활용도가 커지고 있는데요. 드론의 진화와 문제점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세계 각국의 치열해지는 드론 개발 경쟁 상황, 윤석이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전쟁판도 뒤흔드는 '드론'…우크라·가자서 위력 확인 / 윤석이 기자]

[기자]

강력한 폭발과 함께 곳곳에서 거대한 불기둥이 하늘로 치솟습니다. 지난 18일 새벽 우크라이나 군이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트베르주 토로페츠의 러시아 군용 창고를 파괴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군은 녹인 쇠붙이를 공중에서 투하할 수 있는 일명 '드래건 드론'을 활용해 러시아군 주둔지를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 우크라이나 대통령(지난 19일)>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공격) 능력을 과시한 우리 군인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어젯밤 러시아 영토에서 아주 중요한 결과가 나왔고, 이런 작전들은 적을 약화시킬 것입니다."

러시아군 역시 우크라이나 공격에 드론을 활용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가 중국산 엔진과 부품으로 자폭 드론을 만들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하고 있다"고 유럽 정보기관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러시아군이 지난 2년간 자국에 날려 보낸 이란제 드론만 8천 대가 넘는다"고 밝혔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 러시아 대통령(지난 19일)> "올해 무인 드론 생산은 몇 배, 더 정확히 말하면 거의 10배로 늘어날 예정입니다."

1기당 최저 6천달러, 약 800만원에 불과한 드론은 정밀 유도무기에 비해 훨씬 적은 비용으로 상대를 효율적으로 공격할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상대적인 군사력 열세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본토를 공략할 수 있는 것도 드론이 있기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이스라엘에 비해 상대적으로 군사력이 약한 레바논 헤즈볼라도 드론을 활용한 공격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산 나스랄라 / 헤즈볼라 지도자(지난달 25일)> "기지는 레바논 국경에서 75km, 텔아비브에서 40km 떨어져 있습니다.오늘 아침 저항군의 시야에 들어온 군사적 표적이었습니다."


최근에는 조종사가 드론과 시야를 공유하며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는 '1인칭 시점(FPV) 드론'까지 전장에 투입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 군용 드론 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144억 달러에서 오는 2030년 356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란 관측입니다.

'드론 강국'으로 불리는 중국은 '윙룽' 1호와 2호를 개발한 데 이어 최대 1만km까지 비행이 가능한 윙룽 3호를 공개했습니다.

반면 미 육군의 최장거리 비행 드론인 'MQ-1C 그레이 이글'은 비행가능 거리가 4천300km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전장에서 '드론'의 위력이 확인된 만큼 세계 각국의 드론 개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윤석이입니다.

#드론 #우크라이나 #가자지구 #국제분쟁

[이광빈 앵커]

이처럼 드론은 적진의 상공을 헤집고 다니며 재산과 인명을 앗아가는 강력한 무기로 전장의 판도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70년 넘게 냉전을 이어온 한반도에서도 드론이 하나의 무기체계로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의 움직임, 그리고 우리 군의 전력 강화 움직임을 소재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불붙은 한반도 드론 경쟁…게임체인저 급부상 / 소재형 기자]

[기자]

우리 군 K2 전차 모형으로 추정되는 형상 위로 북한의 무인기, 이른바 자폭 드론이 정확히 명중합니다. 앞서 지난 2022년엔 북한 정찰용 무인기 5대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서울의 심장부까지 침범하기도 했습니다. 핵 무력뿐 아니라 방사포와 탄도미사일 등 재래식 무기체계를 한층 더 고도화하고 있는 북한. 여기에 더해 자폭형 드론으로 재래식 전력 열세를 만회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지난달 무인기연구소를 찾은 김정은 위원장은 전략 정찰 및 다목적 공격용 무인기 외에도 자폭 무인기를 더 많이 개발하고 생산해야 한다고 지시했습니다.

<양욱 /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러났듯이 드론이 전차나 헬기 등 주요한 무기체계를 위협하고 있는 현실인데, 북한도 실제 위협이 될 수 있을 정도의 무기체계를 만들 정도의 기술을 갖췄다고 평가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무인 무기의 효용성을 익히 깨달은 우리 군도 드론전에 대비한 전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군은 최근 한꺼번에 탐지, 식별, 타격할 수 있는 대드론 통합체계를 일선 부대에 배치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존까지는 열상감지장비로 탐지한 이후 비호복합 등 각종 대공 무기로 파괴하는 방식이었는데, 한계점이 있다는 지적에서입니다. 실제 대드론 전력 강화 성과도 일부 있습니다.

지난 2014년 식별도 못 한 채 북한 무인기에 청와대 상공을 내줬던 군은 재작년 침범에선 탐지까지는 성공했고, 타격은 민간인 피해 등을 우려해 하지 않았습니다. 자체적인 드론 작전 능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해 드론작전사령부를 창설해 육해공에 퍼져있던 드론 작전을 일원화한 군.

<이보형 / 초대 드론작전사령관(지난해 9월)> "적이 또다시 무인기 도발을 자행한다면 즉각적이고 압도적인 대응을 통해 적에게 참혹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임을 분명하게 각인시켜 줄 것입니다."

드론 전력 강화 방향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정찰 전략으로 이용하는 건 물론, 북한 방사포 등을 타격할 수 있는 보조 자원으로 활용하는 겁니다.

국내 개발 중 공백기 동안 즉각적인 드론 전력 강화를 위해서 올해 안으로 폴란드산 자폭 드론 워메이트를 약 200대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유용원/국민의힘 의원> "우리 군은 드론작전사령부를 창설할 이래 정찰용 및 자폭 드론을 개발하고 있고요. 여기에는 북한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는, 북한 레이더망을 피할 수 있는 스텔스 드론이 포함돼 있습니다."

[기자]

지난 70년 동안 탱크와 전투기, 병력을 증강해온 남북 군사력 대결의 승패는 이제 현대전의 게임체인저로 부상한 드론에 달려있습니다. 연합뉴스TV 소재형입니다.

#드론 #대드론 #북한 #무인기
 

[진행자 코너]

군사무기용 드론의 진화에서 핵심은 AI입니다. AI가 자체적으로 판단해 드론을 움직이고 공격무기 사용 등에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단계로 진입했습니다.

AI 드론은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되고 있는데요. 아직 인간이 컨트롤러로 드론을 조종하는 게 대부분이지만, 재밍 같은 돌발 변수로 조정 신호가 끊겼을 때 AI 드론이 자체 판단에 따라 움직이고 있습니다. 실제 표적을 AI드론이 결정하고 공격한 일이 알려지기도 했는데요. 우크라이나군 제60기계화여단의 AI드론이 재밍으로 송수신이 끊겨 인간의 조정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러시아군 전차에 돌진해 무력화시켰습니다.

그런데 표적 판단과 공격 결정을 AI가 맡을 경우 윤리적인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자칫 AI드론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인간에게 비수를 들이밀 가능성도 있습니다.

영국 왕립항공학회가 지난해 5월 개최한 회의에서 한 미국 공군 관계자는 AI드론이 인간의 통제에 반하는 결정을 내린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미 공군은 AI드론에 적군의 지대공미사일 파괴 임무를 내리면서, 목표물에 대한 공격 결정은 인간이 한다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특히 AI 조정자를 죽이지 말라고 AI시스템을 훈련시키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AI는 조정자를 공격해 죽였습니다.

인간이 때때로 목표물을 제거하지 말라고 지시를 내릴 수 있다는 점을 AI가 깨닫고, 임무 달성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조정자를 공격한 겁니다. AI는 조정자를 공격하기 전, 조종자가 드론과 교신하는 데 사용하는 통신탑을 파괴해 조정자가 AI드론을 통제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가상의 실험이었으나 AI드론이 자체 판단으로 인간의 명령에 반해 인간을 공격할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더구나 공격하기 위한 과정도 치밀하기까지 합니다.

지난 9일 서울에서 AI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국제회의가 열렸는데요. 각 정부 대표단 및 전문가들이 참석한 반관반민 형식으로, 90여개국에서 참가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습니다. 이 회의에선 AI 이용을 통한 군사적 혁신이 논의되면서도 인류에 대한 위협 문제도 중요하게 다뤄졌습니다. 그만큼, AI드론의 위협은 간과할 수 없다는 데 국제적인 컨센서스가 이뤄지고 있는 겁니다.

군사적 무기로서의 드론을 조명해봤는데요.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드론의 활용 폭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불법행위 단속과 순찰, 실종자 수색 등 공공 영역은 물론 농약 살포와 말벌 퇴치, 격오지 물건 배송 등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들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드론의 다양한 활용법, 서승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범죄 순찰부터 배달까지…드론 덕에 편해진 일상 / 서승택 기자]

[기자]

경기 시흥 갯골 생태공원, 드론이 하늘 높이 날아오릅니다. 이내 갯벌과 산책로 사이로 비행을 시작합니다. 경기남부경찰청이 드론을 활용해 범죄예방 순찰 시험비행을 하는 모습입니다.

이곳에서는 경찰의 드론을 활용한 범죄예방 순찰이 한창입니다. 드론을 활용하면서 단속이 어려운 좁은 골목길이나 늪지 등에서도 순찰이나 수색이 가능해졌습니다.

최대 3km까지 비행이 가능하고, 열화상 카메라와 30배 줌이 가능한 고성능 카메라가 부착돼 있어 멀리서도 정밀한 순찰이 가능합니다.

인천에서 쾌속선으로 1시간여 거리에 위치한 옹진군 덕적도. 드론으로 육지의 대형마트에서 파는 신선식품을 당일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연해 봅니다. 실어 나를 수 있는 무게가 3kg 미만이지만 육지로 자주 나갈 수 없는 주민들은 드론 배달 서비스가 신기하기만 합니다.

<김영심 / 인천 옹진군> "물건 배송해주는 게 핸드폰을 잘 못 누르시면 자녀들한테 시켜서 보내주라고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술의 진화와 함께 드론의 활용도도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막기 위해 드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멧돼지가 양돈농장으로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드론으로 기피제를 살포하는 겁니다.

멧돼지가 주로 야간이나 이른 새벽에 출몰하는 만큼 적외선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으로 농장 주변을 탐색하고 차단방역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차량 진입이 어렵고, 사람이 오르기 어려운 나무에 달린 말벌집을 퇴치하는 데에도 드론이 동원됩니다.

농촌진흥청은 양봉 농가의 보호를 위해 3년 전부터 드론 활용 기술을 개발해 최근 특허를 취득했습니다.

다만, 이 드론을 자칫 잘못 활용할 경우 일상생활에 큰 피해를 줄 수도 있습니다.

지난 15일 김해공항에서는 드론 의심 물체 발견으로 항공기 운항이 중단돼 귀성길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고, 지난 13일에도 제주공항에서 드론 의심 물체가 발견돼 50분가량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습니다.

지난 4년간 불법 드론으로 인한 항공기 운항 피해는 122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4일에는 인천에서 한 업체가 대기환경 모니터링을 위해 띄운 드론이 전선으로 떨어지면서 불이 나기도 했습니다.

<백소라 / 한국드론배송협회 회장> "지역에서 드론을 날리는 기업은 법규를 준수하고 비행 데이터 관리나 혹은 장비를 정기적으로 유지보수하는 것을 통해서 사고 예방을 신경 써야 하겠고요. 개인이 날릴 때는 드론 비행할 때 사생활을 보호하는 것을 필두로 해서 기본적인 안전 비행을 준수하고요."

편리하지만 위험할 수도 있는 드론. 상업용 드론은 무게와 상관없이 모두 신고를 해야 하며 레저용 드론이라도 기체 무게에 따라 자격 취득 및 신고 의무가 있고, 비행 가능 구역에서만 날려야 한다는 점 등을 염두에 둬야 낭패를 면할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서승택입니다.

#드론 #범죄예방순찰 #드론배달 #멧돼지퇴치
 

[이광빈 앵커]

보셨듯이 드론은 배송과 인명 수색, 영상 촬영뿐만 아니라 저렴한 취미·레저용으로 일반인들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지난 2018년 6천700여대였던 국내 등록 드론 대수가 지난 5월 말 6만대 정도로 급증했는데요. 5년여 만에 9배 정도나 늘어난 셈입니다. 드론 조종 자격 취득자도 올해 5월 기준 13만8천여명에 달합니다.

드론이 실생활에 유용하게 쓰이기도 하지만, 역시 부작용도 따르는데요. 최근 4년간 비행금지 구역인 원자력발전 인근 상공에서만 500건이 넘는 불법 드론 비행이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소음과 사생활 침해 문제는 드론 시대가 열리면서부터 제기돼왔습니다.

그런데, 이런 부작용과는 비교할 수 없도록 큰 게 전투용 AI드론이 초래할 수 있는 위협입니다. 인간이 더 편리해지기 위해 열린 드론 시대. AI 기술의 고도화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고, 관련 시장과 이용 인구는 계속 늘어갈 겁니다. 군사적 활용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가운데 군사용 AI드론이 초래할 수 있는 윤리적, 인도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함께 해야겠습니다. 이번 주 뉴스프리즘 여기까지입니다. 시청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PD 임혜정
AD 최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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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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