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풍향계] 야당의 특검법 발의, 그리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세 번째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이 같은 쳇바퀴 정국이 또다시 반복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검법 통과 직후 국민의힘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즉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했죠.
또다시 대통령의 거부권이 행사되면 재표결은 오는 28일쯤 이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관건은 과연 이번에 여당의 이탈표가 얼마나 나오느냐는 겁니다.
108석 여당에서 이탈표가 8표만 나와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태균 씨 관련 의혹의 특검 수사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지난 2월 첫 번째 특검법 재표결에서는 1표, 지난달 두 번째 재표결에서는 4표의 이탈표가 각각 나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야당은 이번에는 더 많은 이탈표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14개나 되던 특검 수사 대상을 확 줄였고,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는 제3자 특검 추천 방식도 담았기 때문입니다.
<박찬대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대통령 배우자라도 출장 황제 조사가 아니라 일반 국민처럼 똑같이 수사받고 불법 행위는 처벌받는 게 공정한 나라입니다. 압도적인 국민께서 김건희를 특검하라고 명하고 계십니다."
공천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와 관련한 폭로가 이어지고 수사가 진행될수록, 어쩌면 특검론에 더 힘이 실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앞선 두 차례 재표결 때와 비교해 여당의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져 있습니다.
윤 대통령과 명태균 씨 통화 녹취 공개 이후 공멸 위기감이 여권에 퍼지면서 친윤·친한 계파 불문, 특검 반대로 똘똘 뭉치고 있습니다.
<추경호 / 국민의힘 원내대표> "28일 본회의는 민주당의 범죄 방탄 본회의가 될 전망입니다. 우리 108명 의원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서 민주당의 범죄 방탄 카르텔에 강력하게 맞서 싸워야 합니다."
위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여당이 마련한 해법은 특별감찰관 카드입니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그리고 수석비서관 이상 고위공직자를 감찰하는 독립 기구입니다.
박근혜 정부 때 특별감찰관법이 만들어져 이석수 전 감찰관이 첫 특별감찰관으로 임명됐습니다.
하지만 당시 우병우 민정수석 등을 내사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갈등을 빚고 1년 만에 물러났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공수처를 만들면서 업무가 겹친다며 임명을 안 했고요.
자연스레 사무실 운영비 명목으로 한 해 수억원의 세금만 낭비하는 '계륵'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민주당이 "특별감찰관 도입은 김 여사 문제 해결의 근본 대책이 될 수 없고, 특검이 국민의 뜻"이라고 하는 건 이런 배경 때문일 겁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대통령 마음 속을 알기는 어려운데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존중하는 국민의 대표라고 생각하면 국민의 뜻대로 하는 게 맞겠지요."
하지만 여당은 대통령 가족의 비위 행위를 감시하는 시스템이 제대로만 돌아간다면 국정 쇄신의 계기가 될 수 있단 입장입니다.
<한동훈 / 국민의힘 대표> "특별감찰관 별거 아니고 그것 가지고 안된다, 민주당이 그렇게 얘기하죠. 그런 민주당에게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렇게 별거 아닌 거 왜 5년 동안 당신들은 안 했는지…."
특별감찰관은 국회가 3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이 가운데 1명을 임명하게 되는데, 국회 후보 추천부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다만, 특검이냐, 특별감찰관이냐 방법론의 차이는 있지만 권력 남용을 견제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여야의 이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trigger@yna.co.kr)
#여의도풍향계 #특별감찰관 #특검법재표결 #챗바퀴정국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