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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풍향계] 조국 후폭풍에 진보진영 균열…정의당도 '흔들'

Y-Story명품리포트 맥

[여의도 풍향계] 조국 후폭풍에 진보진영 균열…정의당도 '흔들'

2019-09-29 09:00:20

[여의도 풍향계] 조국 후폭풍에 진보진영 균열…정의당도 '흔들'
[명품리포트 맥]

진보정당인 정의당은 강령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불평등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소하고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우리는 보통 '진보'라고 부릅니다.

우리 사회의 대표적 엘리트인 조국 법무부 장관은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은 '금수저'라고 시인했습니다.

다만, 그는 자신이 강남에서 살지만, 보수가 아닌 진보의 가치를 추구한다고 했습니다.

진보진영의 주류세력은 "조국이 아니면 검찰 개혁을 이룰 수 없다"고 믿으며 조 장관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약자들의 정당'인 정의당도 조 장관 이름을 '데스노트'에 올리지 않고 사실상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조국 장관이) 개혁과 반개혁 대결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정의당은 최종적으로 개혁 전선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조 장관 일가를 둘러싼 의혹에 반신반의했던 지지자들도 검찰의 수사 강도가 높아지자 다시 결집하고 있습니다.

자택 압수수색을 포함해 조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적인 수사에 대해 진보진영에서 성토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눈에 띕니다.


"저는 정경심 교수에 대해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리라고 봐요. 영장이 기각되면 (검찰이) 책임을 져야 해요. 이 게임을 윤석열 검찰총장이 왜 하냐는 거에요. 지금이라도 멈춰야 한다고 봐요. 지금이라도 검사로 돌아가라는 거에요. 검찰총장은 검사에요."

공지영 작가도 SNS를 통해 연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난하고 "검찰 쿠데타를 막아야 한다"며 지지자들을 독려하고 나섰습니다.

이외수 작가는 조 장관에 대한 의혹 제기에 대해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에 비하면 새 발의 피도 안되는 사건을 놓고 입에 거품을 문다"고 비판하며 조 장관을 지지했습니다.

하지만 50일 넘게 지속된 '조국 정국'에서 진보가 추구하는 궁극의 가치는 무엇인가, 이런 근본적인 의문을 갖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자녀의 입시 의혹이 확산하면서 진보를 표방했던 조 장관도 결국은 기득권층이었다는 점이 부각됐기 때문입니다.


"최근 조국 정국을 통해서 기득권의 대물림에 있어 보수와 진보가 모두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구체적으로, 조 장관을 직접 비판하거나 조 장관 지지층에 회의를 느껴 다른 행보를 보이는 지식인들이 등장한 겁니다.

대표적인 진보 논객으로 꼽히는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최근 정의당을 탈당하려 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진보진영의 균열이 감지됐습니다.

진 교수는 조 장관 지지를 표명한 정의당에 회의를 느껴 추석 전에 탈당계를 제출했지만, 심상정 대표의 설득으로 탈당을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 지도부가 만류해서 탈당계는 처리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지금 진 교수께서는 여전히 정의당의 당적을 유지하고 계시다…"

정의당 공동대표를 지냈던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는 최근 SNS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은 조국을 버리고 윤석열을 품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김 교수는 정의당의 조 장관 지지에 대해서도 '기회주의적인 처신'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88만원 세대'의 저자인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는 조 장관 임명 직후 언론 등에 기고한 글에서 문재인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이처럼 진보진영 내부에서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원칙과 현실 정치 사이에서 외줄 타기를 했던 정의당 지도부도 결국 고개를 숙였습니다.

조 장관 임명 이후 청년 당원들을 중심으로 "흙수저의 상실감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의 특권과 차별에 좌절하고 상처받은 청년들과 당의 일관성 결여를 지적하는 국민들께는 매우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조국 후폭풍으로 당이 안팎으로 흔들리면서 정의당 지도부는 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정의당은 조국 장관 임명 이후 '탈당 러시'설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오히려 정의당은 8월에 당원 숫자가 늘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탈당자보다 입당자 수가 많아서 당원 숫자는 8~9월에 증가 추세기 때문에 이것을 조국 사태와 연결지어서 해석할만한 유의미한 상관관계는 전혀 없다."

만일 조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무리한 수사였고, 또 조 장관을 둘러싼 의혹이 사실보다 많이 부풀려진 것으로 판명 난다면 진보진영의 균열은 시간이 지나면서 봉합될 수 있습니다.

반면, 조 장관의 부인이 구속되거나 검찰의 수사가 장기화되고, 그 과정에 새로운 의혹들이 계속 드러난다면 금가기 시작한 진보진영의 균열상은 핵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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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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