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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도생' K방역...재택치료 원활할까?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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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도생' K방역...재택치료 원활할까?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2022-02-19 22:57:57

'각자도생' K방역...재택치료 원활할까?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오프닝: 이광빈 기자]

시민의 눈높이에서 질문하고, 한국 사회에 화두를 던지며,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는 <뉴스프리즘> 시작합니다! 이번 주 <뉴스프리즘>이 주목한 이슈, 함께 보시죠.

[영상구성]

[이광빈 기자]

감염력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 대확산 시대. 많은 국가에서 하루 수십만명이 신규 확진됐다는 뉴스는 새롭지 않습니다.

이제 우리나라가 그 높은 파고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K-방역의 요체로 검사·추적·치료로 이뤄지는 3T 전략도 사실상 종료됐습니다. 추적 의료대응은 동네병원 중심으로 바뀌었습니다. 경증 환자는 전화 상담에 의존한, 사실상 재택관리에 들어갔습니다.

중증화율이 낮아 이렇게 해도 가능하다고 정부는 강조합니다. 그러나 과연 중환자 관리가 제대로 될지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김장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재택치료 폭증에 현장은 혼란…걱정스런 중환자 집중관리 / 김장현 기자]

동네병원에서 코로나 검사가 시작된 다음 날 서울의 한 선별검사소.

집 근처 병원에서 검사를 해도 될 법 한데, 검사소 앞은 오히려 더 혼란스럽습니다.

검사 참여 동네병원은 적고 최종 확진 여부 확인을 위해선 어차피 PCR 검사를 또 해야돼 대기자가 속출하는 겁니다.

1주 뒤 동네병원 재택치료까지 시작됐지만, 진료가능 병원이 뒤늦게 공개된데다, 그마저도 적고 지역별 편차도 컸습니다.

진찰료 시스템도 말썽이었고, 10만원 넘는 PCR 검사비를 요구하는 병원까지 나왔습니다.

신속항원검사키트 사재기까지 벌어진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1인당 5개로 구매를 제한하고, 가격지정에 온라인 판매도 막았지만 품귀현상은 가중됐습니다.

동네병원 진료체계가 시작부터 흔들리며 3월 초엔 재택치료자가 100만명이 될 수 있다는 예상까지 나오는데, 환자 수 폭증에 치명률과 직결되는 중환자 관리에 다시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미 중환자와 사망자가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오미크론 중증화율이 델타의 3분의 1 수준까지 높아진 탓인데, 의료체계가 빨리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신상엽 / 한국의학연구소 학술위원장>

"오미크론 변이가 치명률이 낮지가 않아요. 위중증 환자가 훨씬 많이 생길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준중증·감염병 전담병원 병상 수를 잔뜩 늘렸는데 거의 다 차고 있거든요. 병실들을 코로나 쪽으로 당겨온 것이거든요. 코로나 이외 입원이 필요한 (다른) 환자들이 지장을 받게 돼요."

갖가지 금기약물에 먹는 치료제 사용이 기대에 못미치고, 면역저하자 등을 대상으로 백신 4차 접종 계획이 나온 것은 상황을 낙관할 수 없다는 신호입니다.

<정기석 /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고위험군 대상 (4차접종) 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잘 한 것이라고 보고요. 다만 근거가 있냐는 것이죠. 항체가 얼마나 떨어졌는지 언제 맞는게 적절한지 근거를 발표하면서 해야지…지금 맞고 있는 mRNA 백신은 오미크론에 잘 안 들어요."

고위험군이 아닌 국민 대부분에게 코로나19는 스스로 감당해야 할 몫이 됐습니다.

지난 2년간 철저한 관리 중심의 방역체계를 고수하던 방역당국이 검사·치료·격리 모두 스스로 챙겨야 할 상황을 만들어 놓은 과정에서 너무 성급했던 건 아닌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연합뉴스TV 김장현입니다.

[이광빈 기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가장 걱정스런 곳이 바로 학교입니다. 개학과 입학으로 많은 학생이 한곳에 모이게 되는데요. 최근 학교나 유치원을 중심으로 미성년자들의 감염이 크게 늘면서 현장에선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덕재 기자입니다.

["오진 많은데 굳이"…학교 방역지침에 일선은 불안 / 최덕재 기자]

초등학교 4학년·6학년 자녀를 둔 이정현 씨. 당장 다음 달 초면 개학인데 걱정부터 앞섭니다.

정부의 새 방역지침에 따르면 개학 후 5주 동안 학교에서 나눠주는 자가진단키트로 일주일에 두 번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하는데,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정현 / 서울 도봉구>

"주 2회 자가키트 검사를 한다 나오고 있는데, 주 2회라면 아침 등교시간에 해야 하는 거잖아요. 직장 다니는 엄마들, 아침에 정신이 없을건데 그것도 해야하고. 그게 또 오진이 많아서…아픈 아이들만, 몸살 기운 있다든가 하면 따로 PCR검사를 했으면 좋겠어요."

여기다 오락가락하는 정부 지침까지 혼란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주 2회 자가 검사의 정확성과 효율성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이어지자 검사는 '의무'가 아닌 '적극 권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가,

<유은혜 / 교육부 총리>

"신속항원검사는 자율적인 방역체계로 운영되며 의무적으로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요구하지는 않겠습니다."

사실상의 강제나 마찬가지 아니냐는 비판 섞인 목소리가 나오자 서둘러 진화에 나섰습니다.

<김부겸 / 국무총리>

"음성 확인을 해야만 등원, 등교할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자주 검사해야 하는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기 위한 조치입니다."

결국 자가 검사가 '사실상의 강제'인지, '개인 자유'인지 불명확한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부 학부모들은 개인 병원을 찾아 PCR검사를 받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라도 의료기관에서 발행한 공식 음성 결과서가 있으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입니다.

가격은 몇 만원씩 하고 그나마도 제각각이지만, 개인 병원 앞엔 연일 긴 줄이 늘어섭니다.

<병원 관계자>

"(비용은) 본인 부담 하시면 4만 5천원입니다. 항상 많아요 요즘에. (줄이) 계속 있더라고요."

연일 확진자 수가 폭증하고 학교나 유치원 등 교육시설을 중심으로 미성년자들의 감염도 늘어가는 상황.

자칫 개학 후 학교에서의 집단 감염이 발생하는 것 아니냔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지만 방역당국은 사실상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개학까지 이제 정말 시간이 얼마 없는데 혼란은 가중되는 상황.

학교와 학부모, 학생들 모두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연합뉴스TV 최덕재입니다.

[코너:이광빈 기자]

전 세계적인 코로나 확산사태 이후, 우리나라에선 상당히 잡혔던 코로나가 다시 확산할 때마다 학교는 문을 닫고 원격수업으로 전환됐습니다. 어른들이 술집에 갈 때,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못했습니다.

신규 확진자가 1천명 전후일 때도 그랬는데, 이제 30만명에 육박할 거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현재, 당국은 정상등교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만큼은 학생들을 학교에 보내겠다는 의지가 강해보입니다.

공교육이 파행되는 동안 학생들의 학습권, 영양권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학력격차는 미래에 소득격차로 이어지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커졌습니다. 학교엔 안가는 데 학원엔 가는 풍경이 벌어졌습니다.

이제 주변 사람이 코로나에 걸려도 어색하지 않을 시절이 찾아왔습니다. 학교에서 집단감염은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이를 최대한 막으면서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해줘야 하는 시점입니다.

그만큼, 교육현장에서 실효적인 방역이 이뤄져야 합니다. 예상되는 혼선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해주기 위해 서로 배려하고 불편함을 감수하는 시민정신도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입니다.

자가 키트 검사의 경우도 결과의 정확도가 떨어지고 번거롭지만, 등교와 일상생활을 위해 1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입니다. 이와 함께 의료, 치안, 소방 등 사회 필수 기능도 마비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런 사회 필수 분야에서 집단 감염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면 그 파장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광빈 기자]

우리보다 먼저 오미크론이 덮친 유럽과 미국. 미국은 최근 하루 사망자가 2천600여명에 달할 정도로 오미크론이 확산했지만, 이제 정점을 찍고 떨어지고 있습니다. 유럽도 확산세가 꺾였습니다. 그러면서 마스크 의무화를 해제하는 등 방역 조치 완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직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세가 완전히 가라앉은 건 아니지만 이제는 정말 '위드 코로나'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모습입니다. 로마에서 전성훈 특파원입니다.

[마스크 벗는 미·유럽…이젠 정말 '위드 코로나'? / 전성훈 기자]

이탈리아 로마의 대표적 관광지 트레비 분수.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첫날,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거리에 나섰습니다.

<프란체스코 모랄리 / 학생>

"드디어 때가 왔습니다. 반드시 (야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말을 듣는건 제발 이번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어요.

이탈리아 뿐만 아니라 유럽 각국에서 방역 조치 완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스크 의무를 없애고 식당 영업시간을 연장하거나 실내 공공장소 입장시 백신 패스를 보여주기 위한 규정을 푸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마스크를 제일 먼저 벗어버린 영국은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대부분 해제하며 '위드 코로나'로 방향을 잡아 가고 있습니다.

의료종사자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를 취소했고 곧 확진자 자가격리 규정도 없앨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보리스 존슨 / 영국 총리>

"최근의 고무적인 추세가 지속한다면 확진시 자가격리를 포함해 나머지 코로나19 규제를 (예정보다) 한 달 일찍 끝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미국에서도 방역 규제 완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수도 워싱턴DC도 식당 등 사업장 입장 시 요구했던 백신 접종 증명서 제시 의무화 방침을 해제한데 이어 사업장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도 내달 1일부로 해제하기로 했습니다.

코로나19와의 공존을 선택한 미국이나 유럽과는 달리, 방역을 최우선으로 두는 국가들도 있습니다.

중국은 강력한 국경 봉쇄를 골자로 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있고, 일본 역시 수도 도쿄를 포함해 13개 지역의 방역 비상조치의 적용 시한을 다음 달 6일까지로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오스트리아는 방역 조치를 완화하는 동시에 유럽에서 처음으로 18세 이상 성인에 대한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습니다.

많은 국가가 방역 조치를 푸는 것은 높은 백신 접종률과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도가 낮다는 학계 연구 결과, 오미크론 변이 정점을 지났다는 판단 등에 따른 것입니다.

코로나19와 공존하며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의 삶, 포스트 팬데믹을 준비하겠다는 겁니다.

<사지드 자비드 / 영국 보건장관>

"우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수많은 변이를 근절할 수 없습니다. 독감에 걸리는 것처럼 코로나19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합니다.

지난 2년간 미국과 유럽에 확진자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감염으로 얻은 자연면역 수준도 상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이런 사례를 한국에도 적응할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백신 접종률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지만, '오미크론 파도'의 정점을 찍었다고 보기엔 아직 어려운 점, 감염자가 상대적으로 적어 항체가 생긴 사람이 많지 않은 점 등은 따져봐야 하는 대목입니다.

로마에서 연합뉴스 전성훈입니다.

[클로징: 이광빈 기자]

이제 우리는 오미크론 확산 정점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길고 긴 팬데믹의 마지막 고비를 맞이한 셈입니다. 9부 능선을 넘어온 우리가 마지막에 무너진다면 세계가 극찬한 K방역의 성과가 무색해질지도 모릅니다.

시간을 잠시 세달 전으로 돌려보겠습니다.

"일상회복 첫 날, 밤거리는 다시 사람들로 넘쳤습니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과 이날만을 기다렸던 자영업자들까지, 대부분 "한결 편해졌다"고 말했는데요"

지난해 11월 1일 단계적 일상회복 위드코로나가 시작된 첫 날의 방송입니다.

사람들은 밤 늦게까지 술잔을 기울이고 자영업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또 지난해 7월엔 백신 접종자에 한해 마스크를 벗고 야외활동이 가능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꿈만 같아 보이는 이런 풍경, 언제 다시 올까요? 생명력이 질긴 바이러스와의 길고 긴 전쟁. 진짜 고비를 슬기롭고 지혜롭게 헤쳐나가야겠습니다.

이번 주 뉴스프리즘은 여기까집니다. 시청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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