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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국제 질서 재편 흐름은?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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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국제 질서 재편 흐름은?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2022-03-11 21:02:57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국제 질서 재편 흐름은?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 연합뉴스TV (YonhapnewsTV)

[오프닝: 이광빈 기자]

시민의 눈높이에서 질문하고, 한국 사회에 화두를 던지며,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는 <뉴스프리즘> 시작합니다! 이번 주 <뉴스프리즘>이 주목한 이슈, 함께 보시죠.

[영상구성]

[이광빈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끝이 보이지 않으면서 수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비판과 제재가 불 보듯 했는데도 러시아가 침공을 강행한 배경을 두고 여전히 말들이 무성합니다. 푸틴 대통령의 진짜 속내는 무엇일까요.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접경에 가 있는 신현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 우크라 침공 배경은…푸틴 움직인 패권주의 몽상 / 신현정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의 표면적 이유로 '평화 유지'와 '안보 위협'을 들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반군 간 교전이 계속된 돈바스 지역에 평화 유지를 위해 파병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가입 추진이 러시아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 러시아 대통령 · 지난달 22일>

"우크라이나 문제를 풀기 위한 최선의 해결책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스스로 나토 가입을 거부하고, 과거 천명했던 중립국의 약속을 지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명분은 설득력이 떨어질뿐 아니라 그 속내는 따로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립니다.

우크라이나 내전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2014년부터 8년째 이어진만큼 어제오늘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제안 역시 친서방 노선을 견지해 온 젤렌스키 정부는 물론 미국 등 서방이 당장 들어주기도 어려운 사안입니다.

결국, 이런 정세를 알면서도 푸틴 대통령이 침공 결정을 내린 데는 다른 더 큰 이유가 있다는 게 대체적 관측입니다.

첫번째 이유로는 지금의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전복과 러시아의 영토 확장이 꼽힙니다.

나토와 유럽연합 가입을 추진한 젤렌스키 정권을 무너뜨린 뒤 친러시아 정부를 수립하겠다는 겁니다.

외신은 푸틴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에서 언급한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에 주목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탈나치화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극우 민족주의 성향 나치주의자와 친나치 인사들을 제거해 우크라이나를 해방시키는 것입니다.

동시에 러시아계 주민이 다수인 동부 돈바스 지역과 크림반도의 육로 연결 요충지를 병합하거나 새 정부를 세울 경우 넘겨받을 속셈이 있다는 겁니다.

실제 러시아군은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 사이의 남부 핵심 항구도시 마리우폴 등을 포위, 집중 공격하는 등 점령 의욕을 노골화했습니다.

또 다른 침공 이유로 푸틴 대통령이 천연가스와 석유 수출 등을 통한 경제적 상황의 호전 속에서 과거 옛소련의 영화를 되살리겠다는 민족주의 열망을 군사적 행동으로 표출했다는 관측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러시아의 군사행동에 "유럽의 질서를 1990년대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려는 푸틴의 야망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중국의 부상에 빛이 바랜 러시아의 존재감과 영향력을 부각하려고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등 옛 소련에 속했던 국가들을 끌어들여 유럽의 안보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려 한다는 겁니다.

지정학적으로 러시아의 서남부에 자리잡은 우크라이나가 서방으로 기울어지는 데 대해 러시아 입장에서 경계할 수밖에 없는 점도 있습니다.

유럽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난민 사태로 기록된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

<신현정 기자>

"수많은 인명을 앗아가는 전쟁은 어떤 이유에서든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러시아군의 포격을 피해 국경을 넘는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의 모습에서 전쟁의 참혹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서 연합뉴스TV 신현정입니다."

[이광빈 기자]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에 반대하며 우크라이나에 연대하는 움직임은 전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우리나라의 역할, 한반도 당사국으로서 향후 고민도 커지는 모습입니다. 장윤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우리는 우크라이나"…국경 초월한 반전·연대 물결 / 장윤희 기자]

국적과 언어는 달라도 마음은 국경을 뛰어 넘었습니다.

2차 대전 패전국이었던 독일 베를린을 비롯해 세계 주요 도시에서 반전 시위가 이어지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우크라이나 침공 반대 목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반전 집회 참석자들>

"러시아는 침략을 멈춰라! 우리는 평화롭게 살고싶다! 우리 동포 살해를 멈춰라!"

우크라이나를 향한 일반 시민들의 SNS 기부금 모금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제 해커 집단 '어나니머스'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을 방어하면서 반격도 벌입니다.

우크라이나와 외부세계를 계속 연결하기 위해 위성 인터넷 서비스도 제공되고 있습니다.

스포츠 분야에서도 러시아의 침공은 평화와 화합을 추구하는 스포츠 정신에 어긋난다며 우크라이나에 연대를 보내고 있습니다.

<앤드류 파슨스 / 국제패럴림픽위원회 위원장>

"대회의 진실성과 선수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우리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출전을 금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유럽의 유명 프로축구 구단들은 러시아 기업들과의 스폰서 계약을 잇따라 해지하고 나섰습니다.

국제 사회 연대는 전쟁 중단을 압박하기 위한 러시아 경제제재로 공고해졌습니다.

각국 정부들의 대러 제재 참여와 별개로 글로벌 기업들은 자발적으로 러시아에서의 영업을 속속 중단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미국 주도의 러시아에 대한 수출통제, 금융제재에 참여했습니다.

러시아는 곧바로 경제제재 동참국을 '비우호국가'로 분류하며 상호 경제 타격은 불가피해졌습니다.

이러한 부담을 감내하면서까지 전쟁에 맞서는 국제 사회와 달리 중국과 북한은 러시아를 사실상 두둔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며 핵 무장을 강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우리도 이에 맞서 군사적 억지력과 외교력을 동시에 강화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제질서가 급속히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교훈을 각별히 새겨 미국과의 공조를 공고히 하면서 중국 등 주변국들과의 외교 관계를 탄탄히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주문이 나옵니다.

<홍민 / 통일연구소 북한연구실장>

"자기의 문제는 자기가 푸는 그런 협상 구도를 만들지 않으면 결국 계속 이런 방식으로 지정학적 헤게모니에 의해 항상 흔들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공교롭게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우리나라의 대선 정국에서 발발했습니다.

국제 상황이 점점 엄중해지면서, 새 정부는 출범 전부터 더욱 복잡하고 어려워진 외교안보 과제를 안게 된 모습입니다.

연합뉴스TV 장윤희입니다.

[코너:이광빈 기자]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는 난민에 대한 적극적인 수용으로도 나타납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폴란드와 헝가리 등에는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난민들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각국은 이들 난민에게 숙소와 음식을 제공해주는 등 적극적으로 껴안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폴란드로 유입된 우크라이나 난민 수는 이미 1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폴란드는 국경 인근 도시에서 가용 시설을 총동원해 난민을 수용하고 있습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관저에 피란민을 수용하기도 했습니다.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와의 관계가 돈독한 점도 난민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로 보입니다.

우크라이나 서부는 한때 폴란드 영토였고, 지금도 폴란드 선조를 둔 우크라이나인이 200만명에 달합니다. 최근 수년간 폴란드로 이주한 우크라이나인만 해도 100만명이 넘습니다.

독일도 별다른 절차 없이 우크라이나 난민을 받아들이는 등 서유럽 국가들도 난민수용에 나섰습니다.

유럽연합은 우크라이나 난민의 거주권 등을 보장하기로 합의한 상태입니다. 마음을 훈훈하게 하는 연대의 모습인데, 중동이나 아프리카에서 온 난민들을 대하는 태도와는 너무 상반됩니다.

폴란드와 헝가리는 유럽 내에서도 대표적으로 난민 수용을 반대해온 국가입니다. 지난 1월만 해도 폴란드는 벨라루스에서 넘어오는 중동 난민을 막겠다면 5미터 높이의 장벽을 쌓았습니다.

당시 2천여명의 난만이 국경으로 몰렸는데요. 폴란드는 병력 1만2천명을 동원해 최루가스를 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경에서 오도가도 못한 난민 가운데 여러명이 저체온증 등으로 사망했습니다.

인종과 종교에 대한 차이도 이런 차별로 나타났다는 분석입니다. 불가리아의 키릴 펫코프 총리는 공개적으로 우크라이나인들이 유럽인이라며 "이들은 똑똑하고, 교육을 받은 사람들로 과거의 난민들과는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유학하던 외국인 학생들이 다른 유럽 국가로 피난 가는 과정에서 인종차별을 겪었다는 경험담들도 나왔습니다. 이에 폴란드 총리는 사실이 아니라며 모든 전쟁 난민을 인도적으로 대우한다고 해명하기도 했는데요. 서구사회가 전쟁과 난민을 바라보는 이중잣대에 대해 씁쓸한 느낌입니다.

[이광빈 기자]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침체기를 겪은 세계 경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회복이 더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전례없는 제재로 러시아의 국가 부도 위기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석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식량 공급난 등 글로벌 공급망 타격이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까지 나옵니다. 김지수 기자 입니다.

[러시아 우크라 침공 세계 경제 파장…스태그플레이션 위협 / 김지수 기자]

서방의 대러시아 경제 제재가 본격화하면서 국제 원자재값이 치솟고 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원료 니켈이 런던시장에서 하루새 40%넘게 폭등하는가 하면, 국제유가는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130달러를 넘는 등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원자재 수급난과 가격 폭등은 실물경기 부진으로 이어져 내수, 수출 모든 면에서 경제를 압박하게 됩니다.

결국, 경기는 부진한데 공급 충격으로 물가만 뛰는,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와 유사한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이 커진 겁니다.

러시아는 전 세계 구리 공급의 1/4, 가스와 곡물 밀은 18~19%, 원유 12%,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소 니켈 7%, 알루미늄 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금지 조치 제재를 발표하면서 자유를 지키는 데는 비용이 든다고 말한 이유입니다.

<성태윤 /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사실상 스태그플래이션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고요.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인플래이션 압력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위험 요인이 커지고 있고 이를 제어하기 위한 금리 인상 요인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생긴 글로벌 경제 충격파가 러시아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 등도 예외 없이 전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강현민 / 전국경제인연합회 아태협력팀 연구원>

"유럽과 미국의 피해가 나타나게 되면 그건 다시 최종재 소비가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고, 중국이 생산하는 물건이 덜 팔리게 된다는 거니까 중국도 피해에선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곡물 같은 경우엔 사람들이 먹는거다 보니까 장바구니 물가에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거든요."

우리나라에서 러시아 현지 진출 기업들은 TV, 가전제품 공장이 있는 삼성, LG전자와 현대자동차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들 대기업 역시 추가 제재 여부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자국 제재에 동참한 48개 나라를 비우호국가로 지정하고 보복할 뜻을 밝혔는데, 미국, 영국, 유럽연합과 함께 우리나라도 포함됐습니다.

국내 반도체, 배터리, 석유화학 등 주요 산업 전반에도 영향이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들은 공급망 전략을 새로 짜면서 중장기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대응에 힘쓰고 있습니다.

<장상식 / 무역협회 동향문석실장>

"원자재 수입 기업의 경우엔 수입 대체를 강력하게 고민중인데요.

비용이 많이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러시아에 있는 투자 기업들 같은 경우엔 송금이 제한되는 데 따른 어려움 이런 것들이 크게 부각이 되고 있습니다."

사태가 장기화 할 경우 세계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는 더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다만 그 영향은 전쟁 상황과 서방의 제재, 이에 대한 러시아의 반발 수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연합뉴스TV 김지수입니다.

[클로징: 이광빈 기자]

이번 전쟁을 바라보는 우리 국민들, ‘전쟁이 남의 일이 아니다’며 안보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습니다.

최근 국내외 정세가 예민한 시기에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반복해서 발사했습니다. 미국과 국제사회의 관심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쏠린 상황에서 대미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는 분석입니다.

북한이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며 핵에 대한 집착이 더욱 커졌을 거란 평가가 나옵니다. 한때 세계 3위 핵 보유국이었던 우크라이나가 핵을 포기한 지금의 상황은 예사롭지 않아 보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우리도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부담과 고민이 커졌습니다. 차기 정부가 평화와 안보라는 큰 숙제를 잘 해결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이번주 뉴스프리즘은 여기까집니다. 시청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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