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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허니문은 없다?…여야 가파른 대치전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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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허니문은 없다?…여야 가파른 대치전선 왜

2022-03-28 13:41:51

[여의도풍향계] 허니문은 없다?…여야 가파른 대치전선 왜

[앵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사이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신구 권력의 충돌과 함께 여야 사이에 냉각 기류가 빠르게 자리 잡았는데요.

이번주 여의도 풍향계에서 그 의미와 배경을 짚어보겠습니다.

서혜림 기자입니다.

[기자]

'허니문은 없다.' 요즘 여의도 정가에서 흔히 들리는 말입니다. 통상 대선이 끝나면 새 대통령 당선인의 통합 메시지에 따라, 여야도 서로를 향해 세웠던 날을 잠시 거두기 마련인데요. 이번 대선 이후의 모습, 사뭇 다릅니다.

대선 패배 이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 민주당.

윤석열 당선인을 '망나니', '투정의 끝판왕'이라는 표현으로 맹비난했고, '취임덕'이라는 신조어까지 동원했습니다.

<윤호중 /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지난 21일)> "미국에서는 '한국에 K-트럼프가 나섰다는 말이 떠돌고, 항간에는 '레임덕이 아니라 취임덕에 빠질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국민의힘은 발끈했습니다.

새 정부에 대한 민주당의 의도적인 발목 잡기라며 바짝 각을 세웠습니다.

<김재원 / 국민의힘 최고위원(지난 21일)> "아직도 여당인 이 분들이 지금 벌써 천하의 혹독한 야당보다도 더 심한 발목잡기를 벌써 시작하고 있다고 보여지는데요."

갈등의 기폭제가 된 건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 즉 신구 권력의 충돌이었습니다. 지난 주 두 사람의 회동 무산이 일종의 '신호탄'이었죠. 그 뒤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 구상, 한국은행 총재 인사 등을 놓고 첨예한 대립각을 노출하면서 여야 사이 대치 전선도 더욱 가팔라졌습니다.

더 시야를 넓혀, 이런 정국의 '급랭' 원인을 정치 일정과 연관지어 볼 수도 있습니다.

바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인데요.

4년마다 치러지는 지방선거, 올해에는 6월 1일에 실시됩니다.

대선 뒤 84일 만에 다시 열리는 전국 선거죠.

이렇게 대선 직후에 지방선거가 열리는 건, 1995년 동시지방선거가 시작된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2002년에도 같은 해 지방선거와 대선이 있었지만, 지방선거가 6개월 앞서 열렸죠.

여야가 바짝 긴장하는 이유, 여기 있습니다. 대선을 막 마치고 치르는 지방선거, 결과도 여기에 연동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민주당이 우세한 현 지방권력 구도의 재편을 놓고 일대 '혈투'를 예고하고 있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여야가 상대에 바짝 날을 세우는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고 분석합니다.

선거를 앞두고 내부 결속력을 키우기 위해 '외부의 적'을 더 부각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특히 광역단체장부터, 광역·기초 의원과 시장, 군수, 구청장까지 촘촘히 뽑는 선거인 만큼, 당의 풀뿌리 조직력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의 적을 통한 내부 단합' 전략을 택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신율 /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외부의 적을 설정하고 공격해 내부의 갈등을 수면 아래로 가라앉힐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미래 권력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이 굉장히 심해진다고 볼 수 있죠. (국민의힘의 경우) 윤석열 당선인이 (국회) 소수파 정권이기 때문에 지방선거에서 이겨야만 그 기세로 민주당과 상대할 수 있는 상황이거든요. 어떤 결속을 해서 민주당과 현 여권에 대항하는 모습을 보인다."

실제 여야는 지방선거 채비에 나서며 전열을 정비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김영진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한 지방선거기획단을 띄웠고, 국민의힘은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에 권성동 인재영입위원장까지 내세워 조기 예열에 들어갔습니다.

앞으로 열릴 4월 임시국회에서도 샅바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입법사안을 놓고 국회 곳곳에 이미 대치전선이 펼쳐져 있죠.

우선 민주당이 현 정부 내 완수를 공언한 검찰개혁과 언론개혁 입법이 주요 뇌관이 될 전망입니다.

민주당은 특히 검찰 출신인 윤석열 당선인이 검찰개혁을 무력화하지 못하도록, 입법 장치를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는데요.

박홍근 신임 원내대표 역시 부당한 탄압을 막고, 개혁과 견제를 확실히 해내는 '강한 야당'을 만들겠다는 호소를 내세워 새 원내 수장에 올랐습니다.

<박홍근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지난 25일)> "앞으로 들어설 새 정부와 여당에 대한 견제와 균형, 원내 제1당으로서 민생과 입법을 주도해야 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먼저 갖습니다. 유능한 민주당, 강한 야당, 민생 중심 정당을 만들겠습니다."

여기에 정권 이양을 둘러싼 신경전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의 조직 개편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그 중에서도 여성가족부 폐지를 놓고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또한 코로나19 피해 보상을 위한 추경을 놓고도 그 규모와 방식 문제로 샅바싸움이 예상됩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원내대표(지난 25일)> "민생을 외면한 채 문재인-이재명 지키기에 급급해 국회 다수 의석을 흉기로 사용하거나 당리당략을 내세운다면 국민의 더 큰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상기시킵니다."

대선 막바지 후보들의 제1화두는 통합이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일성도 국민 통합과 협치였습니다. 유권자들이 이 말을 기억하고 있다는 점을, 여야 정치권은 기억해야 할 겁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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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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