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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노 5000원시대, 커피값 어디까지?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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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노 5000원시대, 커피값 어디까지?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2022-05-02 09:27:32



아메리카노 5000원시대, 커피값 어디까지?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오프닝: 이광빈 기자]



시민의 눈높이에서 질문하고, 한국 사회에 화두를 던지며,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는 <뉴스프리즘> 시작합니다!



이번 주 <뉴스프리즘>이 주목한 이슈, 함께 보시죠.



[영상구성]



[이광빈 기자]



요즘 날씨가 좋아 커피 한잔을 손에 쥐고 산책하는 분들이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달간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커피 가격을 줄줄이 올리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브라질 등 커피 주요 생산 국가들에서 기상이변이 발생하면서 수확 차질이 벌어진 탓이 큰데요.



생산에 2년 이상이 소요되는 커피 특성상 가격 인상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김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원산지 기상이변에 커피 가격 상승…인상 장기화 우려 / 김지수 기자]



올들어 최근까지 국내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커피 가격을 잇달아 올렸습니다.



인상 이유는 국제 커피 원두 가격 상승 때문, 원두 가격 상승은 주요 커피 생산국들에 찾아온 기상 이변과 관련이 있습니다.



세계 원두 생산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브라질은 지난 2020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100년여만의 최악의 가뭄을 겪었고 지난해 7~8월에는 주요 원두 생산지에 서리와 폭설이 내렸습니다.



<알메이다/ 브라질 바르지냐> "슬픈 일이예요. 이건 단지 1년 동안의 작업이 아니라 평생의 일입니다. 여기까지 오는 데 시간이 걸리고 기계에 대한 투자도 필요해요. 우리는 매우 잘 가꾼 작물을 가지고 있지만 어느 날 밤 모든 걸 잃을 수 있어요."



그리고 지난해 10월부터는 지역을 옮겨 다니는 게릴라성 집중 호우가 6개월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전에 없는 기후 재앙에, 브라질의 지난해 커피 생산량은 4,880만포대로 2020년보다 22% 감소했습니다.



세계 2위 커피 생산국인 베트남도 때아닌 비와 가뭄, 서리 등 비정상적 날씨 여파로 원두 공급에 차질을 빚었습니다.



세계 3위 커피 생산국인 콜롬비아도 지난 2월 커피 주산지에 폭우가 내렸습니다.



커피 생산이 줄면서 재고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고급 원두인 아라비카 커피 원두 재고량이 지난해 9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 2월엔 약 6만4천800여t으로 지난 2000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작황 부진과 재고 물량 감소로 아라비카 원두 선물가격은 지난해 76% 급등해 10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으며, 지난 연말 이후에도 상승세입니다.



코로나19와 에디오피아 내전,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공급 차질도 가격 인상의 원인입니다.



생산에 2년 이상이 소요되는 커피 특성상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인상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에 따른 야생 커피 멸종 경고도 잇따라 제기됩니다.



호주기후연구소는 이미 2016년에 "기후위기에 대응하지 않으면 2080년에는 사실상 아라비카 원두 등 야생 커피가 멸종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최근 스위스 연구팀은 기온 상승으로 아라비카 재배지의 경작 여건이 오는 2050년까지 급격하게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세계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는 기후변화로 인한 경작면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 주요 생산지 산림 보호에 나서고 있으며, 기후변화에 견딜 수 있는 새로운 품종을 농부들에게 나눠주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김지수입니다.



[이광빈 기자]



꾸준히 오르는 커피 값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의 커피 사랑은 변함이 없습니다. '밥 먹고 커피 한 잔'이라는 말 대신 '밥 보다 커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커피가 시민 음료로 자리 잡았습니다.



한지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치솟는 커피값에도 '밥보다 커피'…커피 시장 급성장 / 한지이 기자]



버튼을 누르고 30초 정도 기다리자 갓 내린 향긋한 원두커피가 나옵니다.



편의점 커피는 최근 원두 등 원재룟값 인상으로 가격이 1천원에서 200원 정도 올랐지만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과 비교하면 4분의1 가격으로 가성비가 좋아 인기입니다.



<이지현 / 세븐카페 MD> "편의점 업계 유일하게 드립 추출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잔여물 없이 깔끔할 뿐만 아니라 원두 본연의 맛이 잘 살아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2015년 첫 출시 이후 3억5천만 잔 이상 판매되고 있습니다."



식생활이 서구화하면서 찾아온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이제 세계적 수준입니다.



우리 국민 한 사람당 커피 소비량은 연간 353잔으로 세계 평균 소비량보다도 3배 가까이 많았습니다.



음료 선호도 조사에서도 단연 커피가 맨 꼭대기를 차지합니다.



지난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식품 소비 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3명이 커피를 선택하면서 주스, 콜라 등을 제치고 가장 즐겨 찾는 음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형 프랜차이즈부터 개인이 운영하는 커피숍까지 베이커리 가게에서도 커피는 빠질 수 없는 메뉴가 됐습니다.



코로나19와 원산지 기상 이변 등의 영향으로 원두 값이 오르면서 스타벅스를 필두로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일제히 가격을 올렸지만 커피 소비는 여전합니다.



지난해 커피 수입액은 9억1,600만 달러, 우리 돈 1조 400억 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커피 수입액 1조 원 시대를 열었습니다.



<서용구 /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한국의 커피 시장은 전 세계에서 1인 당 음용률이 높긴 하지만 당분간 세대 수가 계속 증가되면서 커피에 대한 애호도가 지속되는 한 당분간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커피를 마시는 장소가 카페에서 회사, 집으로 확장되면서 소비자들의 취향과 입맛도 다양해졌는데요.



이를 겨냥한 커피전문점들 간의 생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한지이입니다.



[코너 : 이광빈 기자]



2004년에 스타벅스가 국내 최초로 대학 캠퍼스에 입점했습니다. 당시 해당 대학인 고려대에서는 입점 추진 과정에서부터 논란이 일어났습니다.



캠퍼스 내 시설의 상업화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불매운동으로 이어졌습니다. 건물 유리창을 파손하는 일까지 벌어졌는데요.



대학교 내 매점에서 외국산 담배도 팔지 않던 시절이었습니다.



당시 스타벅스는 한동안 과시형 소비의 상징이자 미국식 자본주의의 상징으로도 여겨졌습니다.



스타벅스가 2000년대 커피 전문점 브랜드 시대를 열었던 데에는 우리의 입맛이 믹스커피에서 아메리카노로 바뀌어가는 과정도 뒷받침 됐지만, 문화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바로 공간입니다.



커피숍들은 아메리카노뿐만 아니라 공간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집이나 학교, 직장보다 자유롭고 넓은 공간에서 사람을 만나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세대에 관계없이 커피숍은 일상생활로 들어온지 오래됐지만, 특히 젊은 층은 더욱 그렇습니다.



청년들이 많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이나 원룸촌 인근의 커피숍에는 혼자 노트북을 켜놓거나 책을 보는 젊은이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작은 공간인 원룸을 나와 몇천원의 돈을 내고 큰 공간을 함께 빌려 사용하는 것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영업시간 및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 있을 때도 커피숍은 낮 시간대에 혼자 이용하기 좋은 곳이었습니다.



전원주택이나 개인적 임대 공간을 마련할 수 없는 도시의 보통 젊은이들에게, 커피숍은 간편한 대안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팬데믹 사태 속에서도 커피 매장은 끊임없이 새로 생겨났습니다. 무인 카페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됐는데요.



그만큼 골목 커피숍들은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생존을 해나가야 합니다.



정인용 기자가 현장을 가봤습니다.



[쏟아지는 프랜차이즈에 무인점까지…골목카페 생존 경쟁 / 정인용 기자]



서울 성수동 카페 거립니다.



한집 건너 한집이 카페일 정도로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부터 개인 카페, 무인점까지 빽빽하게 들어차 있습니다



<김민지·박세림 / 서울 성동구> "출근을 하면서 최소 5개 이상/ 보는 것 같아요. 오늘 어디 카페에서 뭘 먹을까 얘기할 만큼 카페가 선택지가 많으니까…"



커피는 음료 특성상 유행을 타지 않고 찾는 시간대가 딱 정해져 있지 않는데다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창업 비용도 적게 들다보니 우후죽순으로 매장이 생겨난 겁니다.



<정인용 기자: 실제로 카페는 전국적으로 편의점보다도 1.7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만큼 카페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요즘은 창업의 무덤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 신촌의 한 개인카페, 메뉴 다변화부터 각종 할인 혜택까지 생존을 위한 고민에 끝이 없습니다.



커피 재료값은 비싸지는데 자본을 무기로 한 대형 커피점과 싼 가격의 무인점이 주변에 자꾸 생겨 가격은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까지 장기간 지속되자 당장 인건비부터 줄여야 했습니다.



<유운영 / 카페 주인> "직원 2명, 알바 2명 이렇게 하다가 직원 1명으로 유지를 하고 있고요. 여러가지 매달 나가는 지출 금액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지난해 4분기 기준 3년 이내 폐업한 서울 소재 커피 음료업 매장은 전체의 거의 절반에 달했습니다.



개인카페 6천여곳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원·부자재 값을 줄이는 방안 등도 자체적으로 마련하고 있지만 코로나 이전으로 수익 회복이 쉽지 만은 않은 상황.



<고장수 / 전국카페사장연합회 회장> "매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컵이나 홀더나 일회용품 종류를 공동 물류시스템을 통해서/ 저렴한 가격에 공급해드리는 게 사장님들의 순수익을 조금 더 증대시킬 방안…"



일각에서는 카페도 편의점의 근접 출점제한처럼 상생을 위해 일부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정인용입니다.



[클로징: 이광빈 기자]



원두 가격 상승의 원인은 기후문제 그리고 자연재해 뿐만은 아닙니다.



미국과 중남미 등 세계 주요 항구에서 코로나 사태로 검역이 강화되고 하역 작업이 지연되는 물류 대란 사태도 커피 가격이 오르는 원인인데요.



이런 문제로 당분간 원두 가격은 계속 오를 전망입니다.



대형 커피전문점은 원두 가격 상승에 맞춰 커피 한 잔의 판매 가격을 올리면 되지만, 고객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아는 동네 카페일수록 그런 결정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겁니다.



뉴스프리즘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시청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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