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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총선 단골메뉴' 험지 출마의 정치학

Y-Story명품리포트 맥

[여의도풍향계]'총선 단골메뉴' 험지 출마의 정치학

2019-11-17 09:00:00


[여의도풍향계]'총선 단골메뉴' 험지 출마의 정치학


[명품리포트 맥]


여야는 총선 승리를 위한 선거 전략으로 '험지 출마' 카드를 꺼내듭니다. 


희생하고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줘 당 전체 지지율을 높이고, 의석을 한 석이라도 더 건지겠다는 겁니다. 


험지 도전은 정치인에게 위험한 선택이지만, 성공한다면 일거에 대선 주자급으로 위상을 높일 수 있습니다. 


험지 출마는 당내 주도권 경쟁의 도구로 이용되기도 하는데요. 


이번에는 한국당이 먼저 '험지 출마론'으로 술렁이고 있습니다. 


친박계인 김태흠 의원이 불을 댕겼습니다. 


<김태흠 / 자유한국당 의원> "영남권, 서울 강남3구 등 3선 이상 선배 의원님들께서는 정치에서 용퇴를 하시든가 당의 결정에 따라 수도권 험지에서 출마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어서 김무성 의원이 "대권주자·지도자급이라면 민주당 거물 정치인을 잡겠다는 의지를 갖고 불리한 수도권에 도전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이런 목소리는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 쇄신 요구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험지 출마 요구는 아직까지 응답 없는 메아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홍준표 전 대표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험지 출마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홍준표 / 자유한국당 전 대표> "나는 국회의원 내내 소위 험지라는 곳만 다녔던 사람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에 우리 자유한국당 험지가 아닌 곳이 어디 있습니까? 지는 따뜻한 지 고향에 앉아가지고, 매년 출마를 해오면서 선배들보고 험지 가라…니가 가라 하와이." 


민주당 김부겸 의원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 출마설이 도는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서울 종로구 출마와 비례대표설이 오가는 황교안 대표는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황교안 / 자유한국당 대표> "(험지로 출마해야한다는 요구가 계속 나오는데) 예 수고하세요. 하하하." 


이와 반대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듯, 민주당은 험지 출마자 3명을 발표하며 인재영입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사실상의 '1호 영입인재'로 3인방을 엮어 도전정신을 강조한 겁니다. 


청와대 참모와 장관 출신, 민주당 지도부의 험지 차출론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대통령 측근부터 험지로 가야 유권자들에게 감동을 주고 지지 기반을 넓힐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특히 친문 핵심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최근 민주당 의원들을 만나 "벼슬을 했으면 헌신을 해야지 특혜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죠 


민주당 역시 정치신인들의 험지 출마 발표가 있었을뿐 중량급 있는 인사의 도전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험지 출마의 대표적 성공 사례는 부산에서 도전을 거듭해 대권 주자가 된 노무현 전 대통령입니다. 


노 전 대통령은 부산에서 국회의원 두 번, 부산시장 한 번 총 세 번을 낙선했습니다. 


특히 2000년 16대 총선 때는 당선이 확실한 '정치 1번지' 종로를 버리고 부산 북강서을에 출마했다가 낙선하면서 '바보 노무현'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노무현 / 전 대통령> "부산 갈매기, 부산 갈매기, 너는 정녕 날 잊었나~" 


<노무현/ 전 대통령> "오늘 이런 결과를 나은 데 대해 민심을 원망하고 잘못된 선택이라는 데 분개하고, 그렇게 마음 상해하지 마십시오. 민주주의라는 것이 생긴 이래로 한 번 한 번의 판단은 잘못되는 경우가 많아도 오십년, 백년 이렇게 하면 대중의 판단이 크게 잘못되는 일은 없습니다." 


신념을 인정받아 대권 주자로 자리 잡은 노 전 대통령은 2년 후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2016년 20대 총선 때도 민주당과 한국당은 모두 험지 출마 전략을 꺼내 들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습니다. 


민주당은 영남지역을 집중공략했습니다. 


경기 군포에서 3선을 지낸 김부겸 의원은 대구 수성갑에 민주당 깃발을 꽃았습니다. 


<김부겸 / 더불어민주당 의원> "떨어지면 도망갈거라고 예측하신 분이 많았잖아요. 도망안가고 시장선거에도 도전하고 이런 과정 통해 대구 시민들이, 특히 수성구 주민들이 제 진정성을 알아주신 것 같아요." 


19대 총선과 2014년 지방선거에 낙선한 뒤 세 번째 도전 끝에 얻은 결실이었습니다. 


서울에서 재선을 지낸 김영춘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부산 진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하고, 재도전 끝에 당선됐습니다. 


한국당에선 인천 연수에서 4선을 한 중진 황우여 전 의원이 험지인 인천 서울로 출마지역을 바꿨다가 낙선했습니다. 


안대희 전 대법관은 민주당 재선 의원이 버티고 있는 서울 마포갑에 도전했다가 실패했습니다. 


<안대희 / 전 대법관> "결국은 당 대 당 선거이기 때문에 새누리당에 대한 믿음이 있고 저에 대한 기대가 있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선거라고 생각합니다." 


자발적 선택보다는 당의 요구로 떠밀리듯 험지 도전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셨다는 게 두 사람의 공통점입니다. 


반면 이정현 의원은 보수당 불모지인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돼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 후에 당 대표에 올랐습니다. 


총선 날이 가까워질수록 여야 유력 인사들이 '정치적 계산기'를 두드리는 속도도 빨라질 겁니다. 


'지역주의 타파'와 같은 큰 뜻을 갖고 스스로 험지에 뛰어드는 건 좋습니다. 


그러나 지역 유권자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정치공학적 계산으로 '험지 출마자'를 내우는 것은 총선의 의미를 흐리는 일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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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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