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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열된 차별금지법 뜨거운 찬반 논란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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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열된 차별금지법 뜨거운 찬반 논란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2022-06-21 06:46:02

다시 가열된 차별금지법 뜨거운 찬반 논란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오프닝: 이광빈 기자]

시민의 눈높이에서 질문하고, 한국 사회에 화두를 던지며,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는 <뉴스프리즘> 시작합니다! 이번 주 <뉴스프리즘>이 주목한 이슈, 함께 보시죠.

[영상구성]

[이광빈 기자]

대한민국 헌법은 제11조에서 평등 이념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선 성별, 나이, 학교, 인종 등에 따른 각종 형태의 차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그같은 차별 행위를 근절시켜야한다며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이른바 '차별금지법' 입법이 시도돼왔지만, 찬반 양론은 여전히 팽팽합니다.

먼저 박지운 기자가 보도합니다.

["차별·혐오 없는 사회" vs "동성애 교육 원치 않아" / 박지운 기자]

얼마 전, 노키즈존 식당 등을 둘러싸고 아동 차별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여성 가입을 제한하던 골프장들이 인권위로부터 시정권고를 받았고, 대구에선 이슬람 사원 건립을 두고 격한 공방전이 벌어졌습니다.

동성 연인이 있는 김예진 씨는 성소수자로 살아가는 일이 두렵다고 말합니다.

<김예진 / 서울 서대문구> "우리가 커플인 걸 누가 알아보고 폭력을 행사하면 어떡하지…혐오 범죄에 대한 노출에 걱정도 들고, 그러면서도 사람들이 나의 존재를 아예 모르는 것에 대한 소외감…"

우리 헌법은 누구든지 성별과 종교, 사회적 신분 등에 따라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법이 닿지 않는 그늘진 곳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하고 있는 겁니다.

현실 속 다양한 차별과 혐오를 철폐하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차별금지법'이 등장했습니다.

개인의 특성을 이유로 고용이나 교육 등에서 불합리하게 차별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게 이 법의 핵심입니다.

국가인권위에 따르면, '차별금지법'에 찬성하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크게 나타났습니다.

최근 여론 조사에서도 '평등사회 실현을 위한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한다'고 대답한 비율이 67.2%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문제가 달라집니다.

차별금지법에서 찬반 양론이 가장 대립하는 지점은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서 논의 자체가 금기시돼온 성소수자 이슈입니다.

관련 법안들은 모두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에 따른 차별을 금지사유로 명시했는데, 개신교계 등은 "동성애 옹호법"이라며 격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조영길 / 한국교회총연합 변호사> "동성애를 금하거나 성전환을 금하는 성경적 메시지를 표현하는 행위를 혐오 표현으로 몰아서 차별로 몰기 때문에, 기독교 진리 전도를 막는 행위기 때문에 반대할 수밖에 없고요."

동성애 반대 의견을 표현하는 행위도 처벌될 수 있다는 주장과 함께 '표현의 자유' 침해 비판까지 나옵니다.

<이혜경 / 서울교육사랑학부모연합 대표> "우리 아이들을 걱정하면서 위험성을 알려줬는데, 그것이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혐오 표현이라는…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그런 부분"

이런 우려와 비판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홍성수 /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 "차별금지법에 의해서 무슨 행위를 하면 처벌받는다 이거는 법에 있는 내용 자체가 아니거든요. 사적인 영역이라든가 종교 영역이라든가 가족 영역, 이런 것은 이제 차별금지법의 규제 대상에서 제외가 되어 있습니다. 공적인 영역에 한정해서만 규정하는 법이다…"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국가가 과도하게 개인을 처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지나친 억측이란 겁니다.

'성소수자란 이유로 불이익을 받는 것이 정당한가'란 물음과 '국민 정서상 시기상조'라는 회의론. 차별금지법의 핵심 쟁점들을 둘러싼 엇갈린 시선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박지운입니다.

[이광빈 기자]

외국에서의 차별금지법 입법 상황은 어떨까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이긴 하지만 지역과 정치적 성향 등에 따라 찬반 갈등이 첨예한 나라가 적지 않습니다.

박진형 기자의 보도입니다.

[외국도 '차별금지' 입법 진통…지역·정권 따라 제각각 / 박진형 기자]

미국 차기 대권주자 가운데 한 명인 피트 부티지지 미 교통장관.

미 행정부 장관으로는 역사상 처음으로 성 소수자인 사실을 공개한 인사입니다.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시절인 2015년 '커밍아웃'을 했고 2018년 남성과 결혼했습니다.

지난달 8년 9개월만에 좌파 정부가 들어선 호주 노동당 내각에도 성 소수자가 기용됐습니다.

주인공은 페니 웡 외교장관,

아시아계 첫 외교장관이라는 점도 이색적이지만 호주 최초 '커밍아웃'한 여성 연방의원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습니다.

웡 장관은 상원의원으로 재직하던 2017년 동성결혼 합법화에 주도적 역할을 했습니다.

서방 역시 지역, 계층, 정권에 따라 성 소수자들을 바라보는 시각과 접근 방식은 제각각입니다.

민주당 정부인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4월 11일부터 여권에 남성이나 여성이 아닌 '제3의 성'을 표기하도록 했습니다.

'젠더 X'는 남녀라는 이분법적 성별 구분서 벗어난 성 정체성을 지닌 사람을 뜻하는 논바이너리 등 성별 구분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을 위해 도입됐습니다-

미 국무부는 내년부터는 여권 이외 다른 서류에도 '젠더 X'를 추가할 방침입니다.

<네드 프라이스 / 미 국무부 대변인> "우리는 평등, 포용, 그리고 그들의 인권에 대한 완전한 인정을 위한 그들의 용기와 헌신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성 소수자 인권 옹호 의지는 외교 현장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을 찾은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이 방송인 하리수 등과 간담회를 열고 성 소수자 인권에 대해 의견을 교환해 화제가 됐습니다.

미국은 많은 주에서 성적 지향을 포함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시행하고 있지만 저항도 만만치 않습니다.

일부 보수 성향 주에서는 '차별 입법'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플로리다주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1∼3학년 교실에서 성적 지향 또는 성적 정체성에 대한 수업·토론을 금지하는 '부모의 교육권리법'을 제정했습니다.

애리조나 등에선 트랜스젠더 소녀들이 여성 경기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지난달 아이다호주 코들레인시에서는 성 소수자 축제 습격 계획을 짠 극우단체 소속 회원 31명이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유럽도 국가별, 또 여당의 정치 성향에 따라 차별금지 관련 입법에 적극적인 나라가 있는 반면 진통을 겪는 나라도 적지 않습니다.

영국의 경우 지난해 남성 동성애자 3개월 금욕 규정도 철폐했고, 프랑스와 헝가리, 덴마크 등도 최근 성 소수자 헌혈 제한을 없앴습니다.

반면 이탈리아는 우파 정당의 반대로 성 소수자 혐오 반대 법안이 의회 표결 문턱에서 매번 좌절되고 있습니다.

반대 진영의 논리는 이 법안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있을뿐더러 일선 학교 등에서 동성애에 대한 잘못된 정보나 인식이 퍼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는 지난달 미성년자의 성전환 시술을 금지했습니다.

<알렉시스 파텔리스 / 그리스 수석 경제고문> "그리스는 분명히 다양한 문제들을 가지고 있고, 입법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습니다. 더 폭넓게 말하자면 성 소수자들이 어떻게 자신을 드러낼지에 관한 문제들이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지난 2008년 성적 지향을 포함하는 차별금지법 채택하며 회원국들의 법 제정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나라별 사회적, 정치적 상황은 달라도 성 소수자 인권 보호를 위한 입법 촉구 목소리는 더 커져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박진형입니다.

[코너 : 이광빈 기자]

차별금지법, 사회적으로 갈등 없이 만들어진 곳은 거의 없었습니다.

유럽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독일에서 치열한 갈등이 전개됐습니다. 도저히 좁혀질 것 같지 않은 입장 차이 속에서도 갈등과 조율 끝에 타협이 이뤄져 입법화됐는데요.

2000년 유럽연합이 '차별금지에 관한 지침'을 제정하면서 회원국인 독일에서 차별금지법 입법 움직임이 본격화됐는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유엔인권이사회 등으로부터 차별금지법 입법 권고를 받은 것과 비교해 유럽연합의 지침은 강제성이 있었습니다. 유럽연합의 지침을 따르지 않을 경우 제재를 받기 때문이었습니다.

2004년 12월 중도진보인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으로 구성된 연방정부는 차별금지법을 발의했으나, 중도보수 야당인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은 이를 강력히 반대했습니다. 기업에 부담을 주고 관료주의를 조장한다는 이유였습니다. 재계 역시 반대했고 의회에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사회민주당과 녹색당 연정은 야당 반대 속에서도 2005년 6월 차별금지법을 연방하원에서 통과시켰지만, 연방상원에서 다수당이었던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은 중재위원회에 법률 중재를 신청했습니다. 당시 조기 선거가 실시되면서 중재위는 열리지 못한 채 법안 심의 절차가 중단됐습니다.

그해 총선에서는 다수당과 연정 구성이 바뀌었습니다.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이 승리하고 사회민주당이 소수 파트너로 참여해 꾸려진 대연정이 출범했습니다.

대연정은 차별금지법 명칭을 일반평등대우법으로 변경해 처리했습니다. 중도보수와 재계의 의견을 반영해 기존 차별금지법을 완화한 것입니다.

독일이 관련 입법을 미룬다는 이유로 2005년 유럽연합재판소에 제소되는 등 대외적 압박이 강해지자, 기존 차별금지법을 반대해오던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이 재계 입장을 최대한 고려해 차별금지법 대안을 마련해 추진한 것입니다.

일반평등대우법은 인종, 민족, 성, 종교, 장애, 연령, 성적정체성 등에 대해 차별하지 않는다는 유럽연합의 지침과 기존 차별금지법 내용을 따랐습니다.

기존 차별금지법안에서는 직접적인 업무수행과 관련되서만 종교적인 이유로 차별할 수 있었으나, 일반평등대우법에서는 종교 관련 단체가 채용과 관련해 종교로 차별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보수단체의 의견을 일부 수용한 셈입니다.

독일의 일반평등대우법은 품행, 유전적 특성, 조합활동, 신체적 외관 등을 이유로 한 차별까지도 금지한 프랑스 법과 비교해 범위가 제한적이지만, 유럽연합의 최소 규정을 맞췄습니다.

독일 사회에서 일반평등대우법 제정 후 재계가 애초 우려했던 경제적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정치권에서 차별금지법을 논의하기 시작한 것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4년 만에 정부 주도로 발의된 법안이 처음 등장하지만 반발에 부딪혀 좌절됐습니다. 이후에 발의된 법안들도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관련 논의는 15년째 제자리걸음입니다.

이번엔 달라질 수 있을까요?

김수강 기자입니다.

[번번이 좌절 '차별금지법'…이번엔 국회 문턱 넘을까 / 김수강 기자]

2007년 당시 노무현 정부 법무부는 차별금지법을 입법예고합니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선 공약 가운데 하나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약속했습니다.

당시 법무부가 예고한 법안은 차별금지 사유로 20가지를 담았는데, 이 가운데 '성적 지향' 항목이 쟁점이 됐습니다.

종교계 일각에서 '동성애를 합법화하는 법'이라며 반발이 쏟아졌고, 결국 '성적 지향' 항목을 포함한 7가지 사유를 삭제한 수정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이마저도 좌절됐습니다.

이후 국회에서 발의된 6건의 법안은 번번지 폐지되거나 철회됐습니다.

그리고 2020년, 정의당은 이런 실패의 역사를 언급하며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장혜영 / 정의당 의원> "차별금지법은 우리 모두를 보호하는 법입니다. 혐오를 처벌로써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법이 아니라, 모든 시민의 안전과 존엄을 위해…"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은 성적 지향을 비롯해 성별과 장애, 종교 등 23가지 차별금지 사유가 담겼습니다.

이 항목들 때문에 직장과 학교, 또는 상점 등에서 차별을 받아선 안된다는겁니다.

또 차별을 받았을 땐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고, 인권위가 내린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3천만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안 발의 이후 관련 논의는 여전히 지지부진합니다.

이례적으로 지난달 국회에서 처음 공청회가 열렸지만 '반쪽자리'에 그쳤습니다. 국민의힘이 공청회가 일방적으로 강행됐다며 불참했기 때문입니다.

국민의힘은 '국민적 합의가 우선'이란 점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차별금지법에 대한 시민사회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단겁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후보 시절 관련 입장을 묻는 질문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 바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평등 지향하고 차별 막겠다고 하는 차별금지법도 개별 사안마다 합리적으로 자유와 평등이란 것이 신중하게 형량이 안되고 일률적으로 가다보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문제가 많이 생기거든요."

민주당 역시 당내 이견으로 법안 추진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서 이번에도 법안 통과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15년째 국회에 갇혀있는 이 법이 이번엔 사회 속으로 발을 뗄 수 있을지 다시 한 번 국회에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김수강입니다.

[클로징: 이광빈 기자]

차별금지법, 시민의 다수가 찬성하지만 입법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시민들이 차별금지법을 둘러싼 찬성과 반대 의견을 알아가고 양측 간 의견이 좁혀질 수 있는 기회가 많아야 합니다. 길고 지루해보일 수 있는 논쟁인데요.

토론과 설득, 타협의 과정이 여전히 난망해보이지만 우리 사회가 직시하고 해결해야 하는 과제입니다.

이번주 뉴스프리즘은 여기까집니다. 시청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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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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