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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역습 사상 첫 '6월 열대야'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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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역습 사상 첫 '6월 열대야'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2022-07-16 16:27:13


지구의 역습 사상 첫 '6월 열대야'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 연합뉴스TV (YonhapnewsTV)

[오프닝: 이윤지 아나운서]

시민의 눈높이에서 질문하고, 한국 사회에 화두를 던지며,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는 <뉴스프리즘> 시작합니다! 이번 주 <뉴스프리즘>이 주목한 이슈, 함께 보시죠.

[영상구성]

[오프닝: 이윤지 아나운서]

전 세계가 때이른 폭염과 폭우 등 이상기후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세계 평균기온은 관측을 시작한 이래 세 번째로 높았고, 전 세계에서 수십만 명 폭염 등으로 사망했습니다. 이달 초 알프스 봉우리에서 발생한 빙하 붕괴는 앞으로 기후변화가 몰고 올 파괴적인 결과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평가입니다.

먼저 박진형 기자입니다.

[열사병에 빙하붕괴…전세계 폭염 '심상찮다' / 박진형 기자]

만년설이 쌓인 봉우리들 사이로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떨어져 나가더니 산비탈을 타고 끝없이 내려갑니다.

지난 3일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산맥의 최고봉인 해발 3,343m 마르몰라다 정상 인근 빙하가 무너졌고, 등반객 11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현지 언론들은 참사의 원인이 그 무렵 이탈리아를 강타한 섭씨 40도를 웃도는 폭염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이번 사태는 의심할 여지 없이 환경·기후 상황의 악화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탈리아 최장 길이의 '포강'은 수량이 최대 80% 줄면서 강바닥을 드러내 주변 경작지가 말라버렸습니다.

<조반디 다게타 / 이탈리아 농민>

"이 논에는 지금까지 2주 동안 물을 주지 못했습니다. 90%의 벼가 이미 완전히 말라버렸습니다."

지난달 스페인 남부 지방도 낮 최고기온이 섭씨 40도를 훌쩍 넘었는데, 때이른 고온 현상은 41년만에 처음입니다.

미국의 경우 지난달 11일 애리조나 피닉스가 104년 만의 최고 기온인 46도를, 지난 11일 텍사스주의 낮 최고 기온이 45도까지 치솟아 1905년 이후 두번째로 높은 기온을 보였습니다.

아시아도 전례없는 폭염과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일본 도쿄도에서는 52명이 열사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중국의 경우 지난달 평균 기온이 21.3도로 61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는데, 이는 예년보다는 0.9도 높은 겁니다.

열사병 환자가 속출하는 중국 중남부 지방은 지면 온도가 50도를 넘어 도로가 튀어 올라올 정도입니다.

덥기로 유명한 인도와 파키스탄은 올봄 기상 관측 이래 최악의 더위를 맞기도 했습니다.

두 나라의 폭염 발생 빈도가 30배가량 잦아졌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연구진은 산업화 이전보다 기온이 1.2도 높아진 지구 온난화를 주범으로 지목했습니다.

지난달 세계 평균 기온은 관측 역사상 세 번째로 높았습니다.

지구촌 폭염 원인이 대류권 상부나 성층권 하부의 강한 공기의 흐름인 제트 기류가 약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영국·뉴질랜드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장기 폭염·한파·홍수·가뭄·산불·태풍 등으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 수는 2000∼2020년에 50만6천77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지구상 여러 곳에서 동시에 폭염이 발생하는 빈도가 잦아지고 앞으로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온난화 현상 심화로 폭염의 기준과 정의를 새로 세워야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옵니다.

연합뉴스TV 박진형입니다.

[이윤지 아나운서]

우리나라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사상 첫 '6월 열대야'가 관측되는 등 때 이른 더위에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는데요.

폭염과 폭우에 이어 생태계 변화까지… 사계절 뚜렷하던 우리나라의 모습은 이젠 옛말이 되었습니다.

장효인 기자입니다.

[사상 첫 6월 열대야…기상 이변에 곳곳 '몸살' / 장효인 기자]

지난달 우리나라 평균기온은 역대 3위.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일도 3번째로 높았습니다.

서울이나 춘천 등 13개 관측지점에서는 사상 첫 '6월 열대야'가 나타났습니다.

<황윤희·이고은/경기도 고양시>

"열대야라 너무 덥고 한강은 물가 쪽이라 시원해서 나왔어요."

<최유하·정민규/경기도 파주시·경기도 고양시>

"집에만 있다 보니까 죽겠더라고요. 지구온난화라 그런지 너무 뜨거워지는 경향이…"

때 이른 폭염으로 전국 곳곳에서는 700여 명의 온열질환자와 6명의 추정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축산 농가도 무더위 피해로 울상 짓고 있습니다.

<장효인 기자>

"하루 100톤의 물을 사용해 냉방설비를 돌리지만 닭들이 더위에 지친 탓에 산란율은 평소의 80%대까지 줄었습니다."

<정근수/농장주인>

"40여 년 정도 이 사업을 했는데 2018년도부터 점점 더워지더니 하루에 한 축사에서 3천 마리 정도 폐사가 나왔다는 얘기들을 주변에서 많이 듣곤 했습니다."

비 내리는 양상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최근 30년 간 연 강수량은 135mm 늘었지만, 강수 일수는 21일이나 줄었습니다.

강수의 강도가 강해진 것인데, 감당 못 할 양의 폭우는 산사태, 침수 등 갖가지 피해를 일으킵니다.

폭염 뒤 폭우, 다시 폭염이 찾아오는 고온다습한 날씨에 상반기 전력거래량이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전력당국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강부일/전력거래소 수급계획팀장>

"금년 여름철이 예비력 상황이 가장 안 좋은 것 같습니다. 추가 예비전력 9.2기가와트를 확보해놨기 때문에 전력 수요 급증이라든지 이런 상황에서도 국민들이 순환 정전이나 이런 불편이 없도록…"

이상기후는 인류를 먹여 살리는 작물 대부분의 수분을 담당하는 꿀벌 집단 실종 사태도 불러왔습니다.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지난 겨울과 올 봄 사이 전국 벌통 17%에 달하는 39만여 군의 벌이 폐사한 겁니다.

또 최근 몇 년 간 수온이 상승하면서 아열대성 관해파리류의 출현이 느는 등 땅과 바다를 가리지 않고 이례적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김해동/계명대학교 지구환경공학과 교수>

"여름은 뜨거운데 겨울은 한파가 내려오기 때문에 수종(나무 종류)을 마음대로 바꿀 수도 없는 상황인거죠. 나무 같은 게 바싹 마르기 때문에 산불의 대형화라든가…많은 종들이 살아가기 어려운 상태로 변해가는거죠."

'먼 미래의 일'이라며 애써 외면해왔던 기후변화가 우리 일상을 조용히, 그러나 빠르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장효인입니다.

[이윤지 아나운서]

비가 자주 오는 장마철에는 원래 날이 좀 덜 더워야 하는데요.

올해 장마는 비도 많이 내리고 밤낮 가릴 것 없이 폭염도 기승을 부리는 '이상한' 날씨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해 장마철은 유독 왜 이렇게 더운지, 가속화 하는 온난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김동혁 기상전문기자가 알아봤습니다.

[세기말 1년 중 절반이 여름…"온실가스 감축이 해법" / 김동혁 기자]

평년과 비슷하게 6월 하순에 시작한 올여름 장마.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고 장마철에 태풍이 한반도 근처까지 올라오는 등 연일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밤낮으로 푹푹찌는 한여름 더위는 한 달 빨리 찾아왔습니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 폭염연구센터장>

"올해는 굉장히 이례적으로 장마 기간에도 다량의 수증기가 남풍하고 남서풍을 타고서 우리나라로 유입됐거든요. 동아시아 몬순 자체가 굉장히 강한 하층순환을 유도하면서 우리나라에 계속 더운 습한 바람을 밀어 넣었기 때문에 폭염이 나타났습니다"

비가 자주 오는 장마철도 이렇게 푹푹찌는데, 장마 뒤엔 얼마나 더 뜨거울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고 있습니다.

곧 다가올 한여름에도 예년보다 더 무더울 걸로 전망됩니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 폭염연구센터장>

"폭염기가 들어선다면 최근에 북극하고의 관련성 때문에 폭염이 조금 더 견고하게 발달할 거라고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에선 1980년대 9일 조금 넘게 나타나던 폭염일수가 2010년대 들어선 보름 이상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폭염 발생 빈도는 향후 지구 온난화의 정도에 따라 더욱 가속화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온실가스를 적극적으로 감축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평균기온은 20년 안에 1.5도, 세기 말에는 6.3도 상승할 걸로 분석됐습니다.

이렇게 대책 없이 뜨거워진다면,

한반도의 여름 길이는 2040년까지 보름 가량 늘어나고, 세기말엔 1년 중 절반 가까이를 폭염에 시달려야 합니다.

또 지구의 온도가 1.5도 높아질 경우, 전 세계 극한 폭염은 8배 이상, 2도 오르면 약 14배까지 증가합니다.

정부 간 기후변화 협의체, IPCC는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의 주범을 '인간'으로 명백히 지목하고 있습니다.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기후변화예측연구팀장>

"온난화는 더 이상 왈가왈부 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다 라는 관점에서부터 한발짝 더 나아가 이러한 온난화가 인간 영향에 의한 것이다 라는 것이 굉장히 명백하다"

203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2019년 대비 43%를 줄여야 한다는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됐습니다.

다만, 강력한 감축을 하더라도 이미 진행 중인 기후 변화 중 일부는 되돌릴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준이 부산대학교 기후과학연구소 교수(IPCC 총괄 저자)>

"만약 즉각적이고 급격하고 대규모 온실기체의 배출저감이 이뤄지지 않으면 2100년까지 지구온난화를 1.5도 혹은 2도 아래로 억제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되었습니다. 우리가 지금부터 온실기체 배출을 줄이고 2050년에 탄소중립을 이룬다 해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변화 중 일부는 돌이킬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온난화의 수준이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는 상황.

지구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시간은 지금뿐일지도 모릅니다.

연합뉴스TV 김동혁 입니다.

[클로징: 이윤지 아나운서]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나라에도 이상기후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열돔현상 때문인데요. 열돔현상은 지상 5~7km 높이의 대기권 중상층에 발달한 고기압이 반구 형태의 지붕을 만들어 뜨거운 공기를 가둬 폭염을 일으키는 현상을 말합니다.

그로인해 국지성 집중호우도 잦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올해는 산불 소식도 많았는데요. 지구 기온이 상승하면서 대기와 토양이 건조해 산불이 증가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이제 기후 문제는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되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도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 차원의 대책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탄소중립을 위한 개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마크 라이너스의 ‘6도의 멸종’이라는 책에서 우리는 이미 우리 부모와 조부모의 세대보다 1°C 더 오른 세상에 살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제 기후 문제는.... 미래가 아니라 현실입니다.

이번주 뉴스프리즘은 여기까집니다. 시청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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