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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마셔도 괜찮아" 상습범에 운전대를 뺏아라…입법될까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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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마셔도 괜찮아" 상습범에 운전대를 뺏아라…입법될까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2023-05-07 23:08:25

[오프닝: 이광빈 기자]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진단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모색하는 <뉴스프리즘> 시작합니다.
이번주 <뉴스프리즘>이 풀어갈 이슈, 함께 보시겠습니다.
[영상구성]
[이광빈 기자]
음주운전자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윤창호법'이 시행된지 5년이 다 돼갑니다. 처벌 수위가 강해졌다고해서 사고가 줄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음주 운전자 대한 실제 처벌이 여전히 약하다보니 안타까운 사고가 이어진다는 지적입니다.
피해자와 시민의 목소리를 들어보며 상습적인 음주운전을 막을 수 있는 실효적인 방안이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정래원 기자입니다.
[처벌 강화에도 꼬리무는 음주운전…"살인과 같아" / 정래원 기자]
[기자] 출근 시간대 만취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식당 안으로 돌진합니다.
대낮부터 술을 마신 트럭 운전자는 행인을 덮쳤습니다.
9살 배승아 양은 스쿨존으로 돌진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졌습니다.
유족들은 단 한 번의 사고로 삶이 송두리째 빼앗겼습니다.
<송승준/ 故배승아 양 오빠(지난달 16일 국회)>
"순식간에 가족을 잃은 제 가족의 슬픔은 형언하기 힘들 정도로, 참혹할 뿐이었습니다. 승아야, 엄마와 오빠 그리고 모든 분이 항상 곁에 있으니, 외롭지 말고 씩씩하게…"
승아 양을 치고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예상되는 형량은 길어야 5년입니다.
<방민우/변호사>
"이 경우는 지금 1명이 사망했고 3명이 중상을 입었기 때문에 4년에서 5년…피해자랑 합의가 안 된 경우를 예시로 든 거고요. 그러니까 한 4∼5년 정도가 예상됩니다."
<정래원 기자>
음주운전으로 인한 안타까운 사망 사고가 계속되자 최근에는 살인죄를 적용해 처벌해야 한다는 서명 운동이 전개되기도 했습니다.
<황민선/ 서울 송파구>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사람이나 지나가는 행인이 당하는 거니까 너무 안타깝고, 조금 더 처벌이 강화돼서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복선재/ 서울 관악구>
"등굣길이나 출근길, 또는 그냥 길 걷다가 우리는 잘못한 게 없는데 다치거나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걸 보면 그 일이 남의 일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고가 다른 나라에서 일어났다면, 운전자는 더 큰 대가를 치를 수도 있습니다.
<방민우/ 변호사>
"만취 상태로 운전을 해서 사망사고를 내면 미국은 무기징역이 선고되고 일본도 29년 정도가 선고되거든요. 똑같은 범죄인데 한국에 있었으면 4∼5년, 아니 3년, 미국에서는 무기징역, 일본에서는 29년"
음주 운전자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법'이 시행 5년 차를 맞았지만, 사고는 여전합니다.
경찰이 불시에 대낮 음주 운전 단속을 벌였는데 두 시간 만에 30명 가까이 적발되는게 현실입니다.
최근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스쿨존 음주운전 사고 형량을 강화했지만, 사고 감소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 입니다.
연합뉴스TV 정래원입니다.
[이광빈 기자]
미국을 비롯한 해외 각국에서는 음주운전 사고를 막기 위해 '시동잠금장치'를 도입해 운영 중입니다. 단속과 처벌 강화를 넘어 음주운전 자체를 못하게 하겠다는 건데요.
시동잠금장치가 무엇이고, 그 효과는 어떤지 김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술 마시면 시동 못 걸어…해외선 이미 성과 / 김주영 기자]
[기자] "저는 음주 시동잠금장치를 개발한 업체 앞에 나와있습니다. 음주운전 자체를 강제로 막아준다는 장친데 어떻게 작동되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시동잠금장치는 핸들 옆에 위치해있는데, 음주 측정을 하지 않으면 아예 시동을 걸 수 없습니다.
운전자가 숨을 불어 넣으면 장치가 알코올을 감지해 분석합니다.
알코올이 감지되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시동이 걸리지만, 술을 마시고 측정 장치를 불면 '실패' 안내와 함께 시동이 걸리지 않습니다.
운전 가능과 불가능을 판단하는 혈중 알코올 농도 기준은 설정으로 조절이 가능합니다.
이런 기술이 있는데도 왜 국내에서는 상용화되지 않았을까.
관련 법안이 아직 없기 때문입니다.
<이창현/시동잠금장치 개발업체 관계자>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상용화가 될 수 있는 근거는 없고요. 하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법제화가 이뤄져 있고 그것에 대한 규격들이 다 이뤄져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저희가 약 7년 동안 해외 수출을 하고 있고..."
시동잠금장치는 지난 1986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처음 도입됐습니다.
현재는 전체 50개 주중 36개주에서 음주운전 전력자들에게 장착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미 전역에 35만개 이상 설치됐습니다.
이후 음주운전 사망자 수는 약 19% 감소했습니다.
특히 애리조나주에서는 음주운전 사망자가 절반 이상 줄며 가시적인 효과를 냈습니다.
이밖에 호주와 캐나다 등에서도 관련 법률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고, 유럽연합에서는 지난해 7월 이후 출시되는 모든 신차에 시동잠금장치를 설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했습니다.
<정경일/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자신이 운전하기 위해서 특히 생계가 걸린 경우에는 운전은 해야 되는 건 맞고 또 음주운전도 안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데는 효과는 볼 것 같아요. 미국에서는 재범률에 대해서 80%까지 감소했다는 통계도 있으니까..."
"우리나라의 음주운전 재범률은 매년 40%를 웃돌고 있습니다. 단속과 처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김주영입니다."
[코너 : 이광빈 기자]
해외 선진국에선 음주운전에 대해 어떻게 처벌할까요. 음주운전으로 인한 인명사고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이 우리나라와는 다릅니다. 과실 이상으로 엄중하게 상황을 인식하는 경향입니다. 독일의 경우를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혈중알코올 농도 0.05% 미만에서 음주운전을 할 경우에는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그러나 단속에서 적발됐을 때 술에 취한 행동이 나타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혀가 꼬이거나 걸음이 휘청거리거나, 교통 흐름에 방해를 주거나, 사고를 낼 경우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이면 벌금과 면허 정지 등의 행정 처분 대상이 됩니다. 0.05%가 넘는 것으로 측정되면 이유 불문하고 행정 처분을 받습니다.
0.11% 이상이면 형사 처벌 대상이 되는데요. 초범의 경우 면허정지 기간이 최소 6개월인데, 법원의 판단에 따라 징역형뿐만 아니라 최대 5년 간 면허 취소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운전이 절대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사고를 냈다면 평생 운전대를 잡을 수 없는 처벌을 받기도 합니다. 혈중알코올 농도가 0.16% 이상이면 초범이라도 면허 취소에 최대 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대만은 작년에 음주운전 사고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는데요.
음주운전 재범자고 사고로 사람을 다치게 할 경우 3년 이상에서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집니다. 막대한 벌금도 물게 하는데요. 음주운전 초범도 사람을 다치게 하면 1년 이상에서 7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집니다. 음주운전 재범자가 사망사고를 낼 경우 최고 무기징역에 막대한 벌금까지 내야 합니다.
대만은 상습 음주운전자의 경우 신상을 공개하는 법을 1년여 전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10년 이내, 두 번 이상 적발된 음주운전자가 대상으로, 얼굴과 이름을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에 공개합니다.
대만은 작년 처벌 강화와 신상공개를 실시한 이후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뚜렷하게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미국 워싱턴주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 시 최고 무기징역형을 선고합니다.
영국의 경우 최소 1년 6개월∼최고 14년 형에 처해집니다. 전반적으로 해외에선 처벌이 강화되는 경향이고, 그럴수록 관련 사고는 감소하는 경향인데요.
앞서 보신 음주운전 시동 잠금장치의 도입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대가 넓어지는 상황입니다. 현재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은 발의만 된 채 심의가 원활하게 진행되지는 못해왔는데요. 현재 입법 심의 상황은 어떤 지 이다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번번이 무산' 음주 시동잠금장치…법제화 급물살 / 이다현 기자]
[기자] 술을 마신 채로는 차량에 시동을 걸 수 없게 강제하는 법안들이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최근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를 직접 체험한 데 이어, 소속 의원 81명과 함께 관련 법안을 공동 발의했습니다.
음주운전 금지 규정을 어긴 경우, 시동잠금장치를 차에 장착하는 조건으로 운전면허를 발급해준다는 게 주요 골자입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대표(4월 26일)>
"음주하신 분 운전을 못하게 하는 것이 그것이 근본적인 대책이다. 이것이 예방을 할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대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다현 기자>
"시동잠금장치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09년부터 국회에서 법안 발의와 폐기가 반복돼오다가 결국 10년 넘게 이렇다할 성과가 없었습니다."
바로 직전인 20대 국회 때도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 의무화에 대한 공감대는 있었지만 입법까진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김영호 / 당시 행정안전위원회 위원(2017년 9월 18일)>
"이 법안을 도입하는 것을 늦춰야 됩니까, 아니면 하루라도 빨리 이걸 도입해야 된다고 보세요?"
<이철성 / 당시 경찰청장(2017년 9월 18일)>
"예, 뭐 경제적인 부담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마는 빨리 도입될수록 좋다고 생각을 합니다."
최근까지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21대 국회가 문을 연 뒤, 지난 2020년 12월을 시작으로 관련 법안들이 줄줄이 만들어졌지만 모두 상임위에 계류 중입니다.
무관심 속에 사실상 방치되던 법안들은 지난 4월 배승아 양의 음주 사망사고 등을 계기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분위기입니다.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는 이달 안에 소위를 열고 관련 발의안들을 심의할 계획입니다.
<김교흥 / 행정안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국민의힘에서 좀더 준비할 시간을 좀 달라, 이래서 4월달 심사에서 보류됐던 것이고. 이걸 5월에 제가 다시 한번 강하게 좀 요청을 해서 5월 심사에서 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장치의 필요성에 대해선 현재 여야 간 이견이 없는 상황.
다만 설치 의무화 대상이나 비용 부담 주체 등 세부적인 사항은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중처벌로 인한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국민권익위원회도 최근 음주운전 차량 시동 잠금장치를 신속히 도입하라고 촉구한 만큼 이번에는 법제화가 마무리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연합뉴스TV 이다현입니다.
[클로징: 이광빈 기자]
음주운전이 잘못된 행동을 넘어 범죄라는 것은 우리 사회에 상식이 됐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음주운전자는 우리 주변, 일상에 퍼져 있습니다.
음주운전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비슷한 말을 합니다. "나는 음주운전해도 안걸려", "소주 한 잔은 괜찮아". 음주운전을 여러 번 해서 걸리지 않는 사람은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술에 취했어도 운전을 잘 할 자신이 있고, 술 해독이 빨라 음주 측정에도 반응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렇듯 막연한 낙관론에 빠져 자신을 합리화시키는 건데요. 잡히지 않고 남의 집을 털겠다, 강도짓을 하겠다는 범죄자의 심보와 마찬가지입니다.
더구나, "나는 괜찮겠지"의 착각을 넘어 아예 자기 통제를 잃고 음주운전을 습관처럼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통계적으로도 2021년의 경우 음주운전 재범률이 45%에 달했습니다. 이 정도면 음주운전은 범죄일 뿐만 아니라 병이기도 합니다. 음주운전의 '음주'와 '운전'은 절대 함께 할 수 없는 '앙숙'이 되어야 합니다.
이번주 뉴스프리즘은 여기까지입니다. 시청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음주운전 #습관 #시동잠금장치
PD 김선호
AD 허지수
송고 이광빈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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