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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계량기 보기 무섭다'…폭염보다 두려운 전기요금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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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계량기 보기 무섭다'…폭염보다 두려운 전기요금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2023-07-10 14:07:53


'전기계량기 보기 무섭다'…폭염보다 두려운 전기요금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오프닝: 이광빈 기자]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진단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모색하는 뉴스프리즘 시작합니다. 이번주 뉴스프리즘이 풀어갈 이슈, 함께 보시겠습니다.




[영상구성]




[이광빈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전기요금이 지난해부터 연이어 인상되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에는 난방비가 걱정거리였는데요. 여름철을 맞아서는 7월 첫날부터 전국 곳곳에 폭염특보가 내려지는 등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냉방비 걱정에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냉방비 폭탄'을 걱정하는 시민들의 목소리와 전세계적인 전기요금 고공행진 현상, 그리고 비상이 걸린 산업계 표정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김주영 기자입니다.




[냉방비 폭탄과 전력 대란 덮칠까…올여름 전력 기상도는? / 김주영 기자]




[기자] 서울의 한 가정집.




아이 둘과 반려동물, 부부까지 다섯 가족이 삽니다.




어린 아이와 반려동물이 있어 낮 시간 냉방은 필수.




가장 더운 시간에만 에어컨을 켠다고 해도, 요즘 날씨에는 전원을 끄면 금세 더워져 사실상 종일 틀어야 합니다.




<정민영 / 서울 용산구> "작년보다는 더위가 일찍 찾아와서 아이들이 집에 있는데 낮에는 에어컨을 안 틀고 생활하기가 힘들어서 작년보다는 전기료가 많이 나올 것 같아요."




최근 1년 새 전기요금은 세 차례에 걸쳐 40% 가까이 올랐습니다.




에너지 가격 상승분이 뒤늦게 전기요금에 반영된 건데 이 때문에 올여름 냉방비는 1년 전보다 부쩍 늘어날 전망입니다.




실제로 올여름 4인 가구 기준 하루 8시간 정도 에어컨을 사용하면 전기요금이 최대 12만원, 10시간 가까이 사용하면 최대 14만원이 나올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국전력은 서민들의 여름철 냉방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내놨습니다.




먼저 전력사용을 줄인 만큼 kWh당 최대 100원을 돌려주는 에너지캐시백을 시행합니다. 




또 3단계 누진제 적용 구간을 단계마다 높였습니다. 




한편 지난해 여름과 겨울, 우리나라는 역대 전력 수요 최대치를 연이어 갈아치운 바 있습니다.




정부는 올여름 역대급 무더위가 예보된 만큼, 다음 달 둘째 주쯤 전력수요가 또다시 역대 최대치를 찍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전력공급 능력이 늘어나 전력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입장입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 "작년보다 전력수요는 늘어나겠지만 그 늘어난 것보다 더 많은 발전소가 신규로 시장에 진입을 한 상황이기 때문에 올여름 전력수요와 관련된 위기상황은 없을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발전기 고장이나 침수, 화재 등 각종 변수는 여전한 만큼, 정부는 전력기관에 철저한 설비점검을 당부하고 있습니다.연합뉴스TV 김주영입니다."




#에어컨 #냉방비 #냉방비폭탄




[이광빈 기자]




다른 선진국들에서도 전기요금이 크게 올랐습니다. 




이웃 일본에서도 전기요금 고공행진을 이어갔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가스 공급이 제한된 유럽은 사정이 더 좋지 않죠. 해외 전기요금 인상 흐름과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책을 짚어보겠습니다. 김지선 기자입니다.




[가정용 6배 올린 伊…전세계 전기요금 줄줄이 고공행진 / 김지선 기자]




[기자] 6월 1일자로 전기요금을 최대 40% 올린 일본의 민간 전력 회사들.




화력발전에 사용되는 천연가스 가격 급등을 이유로 도쿄전력을 비롯해 10곳 중 7곳이, 가정용 전기요금에 해당하는 '규제요금'을 높였습니다.




영국과 대만, 호주도 한자릿수에서 세자릿수까지 인상 행렬에 동참했습니다.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입국인 유럽연합 역시, 러시아발 에너지 대란을 겪으며 전기료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습니다.




산업용 전기요금을 무려 324%나 인상한 '제조업 강국' 독일이 대표적.




재룟값에 전기료까지 치솟자 프랑스에선 '국민빵' 바게트 굽는 걸 포기하는 빵집이 속출했고,




무려 6배(629%) 넘게 폭등한 요금 고지서를 받아든 이탈리아는 '파스타 절약 요리법'까지 등장했습니다.




<마르코 아메초니 / 이탈리아 레스토랑 매니저> "우선 더위에 고생하더라도 에어컨을 안 틀고,



전기를 낭비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사람들이 냉장고 문을 닫고 화장실 불을 끄는지 확인하는데 사실상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요"



전기료가 오르면 전력 수요가 줄어든다는 분석도 있지만, 당장 서민들에게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




선진국들은 대신 보조금 지급, 세금 감면 등 에너지 취약 계층에 대한 재정 지원으로 그 틈을 메우고 있습니다. 




특히, EU는 에너지 위기로 반사이익을 누린 화석연료기업에게 한시적 '횡재세'를 걷어 필요한 재원을 충당하는 대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전력사에는 고정계약, 장기계약을 확대해 안정적 전력 공급이 가능하도록 하는 '채찍'과 함께 '당근'도 병행됐습니다.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유동성 기금을 제공하거나, 아예 전력사 지분을 인수해 국유화에 나선 사례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김지선입니다. 




#전기요금 #EU #고지서 




[코너 : 이광빈 기자]




지난해부터 전기요금을 걱정하는 건 가정뿐만이 아닙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가정용보다는 저렴한 편인데요. 지난해 말에는 산업용 전기요금의 상승 폭이 가정용보다 더 높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전기요금을 아끼려고 공장을 멈출 수는 없는 노릇이죠. 




단순히 산업용 전기요금 상승 문제 말고도, 전기요금과 관련해 대기업을 중심으로 더 골치 아픈 일이 있습니다. 바로 'PPA 전용 요금제'인데요. PPA는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기업이 직접 구매하는 제도입니다.




기업은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왜 구입해야 할까요. 2050년까지 기업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RE100'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입니다. 삼성전자 등 주요 대기업들은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RE100'에 가입했습니다. 사회적 공헌 측면도 있지만, 높아지는 글로벌 '탄소 국경' 때문에 기업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조금 전 말씀 드린PPA, 곧 재생에너지 전기만으로 사용 전력을 충당하고 싶어도 공급량이 부족합니다. 




부족분은 한전을 통해 메우는데, 한전은 이를 'PPA 전용 요금제'로 만들었습니다. 'RE 100' 이행을 지원하겠다는 취지인데, 문제는 한전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PPA 전용 요금제'의 기본요금이 산업용 전기요금보다 50.5%나 높으면서 발생했습니다. 




재생에너지 전기를 1%만 사용해도 나머지 99% 전력 사용량 전체에 대해 이 요금제가 적용되는데요. 아예 재생에너지 전기를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냐는 볼멘소리도 나옵니다. 



더구나 전기 소비가 적은 오후 10시부터 오전 8시 시간대 요금이 높아, 반도체 등 24시간 공장을 가동하는 업종으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뜩이나 글로벌 반도체 시장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말이죠. 



산업계에서 당연히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RE100' 참여 기업과 협력사 321개사를 대상으로 'PPA 전용 요금제'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절반 가까이는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심각한 악영향'이 있다고 답한 기업도 28.3%에 달했습니다.




'PPA 전용 요금제'로 인한 시장 위축 우려가 커지자. 한전은 'PPA 전용 요금제' 적용을 유예한 상황인데요.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 속에서 가정이든, 기업이든 전기요금 문제로 이래저래 근심이 깊어진 시점입니다.




다시 가정용 전기요금 문제로 돌아가보겠습니다. 가능한 한 전기를 아껴쓰고 정부 정책의 혜택을 놓치지 않는 게 필요한 시기인데요. 냉방비 걱정을 덜 수 있는 정책과 에어컨 관리법은 어떤 게 있는지, 정래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요금폭탄' 피하는 현명한 여름나기…캐시백 활용 방안도 / 정래원 기자]



[기자] 전기를 적게 쓰면 요금이 그만큼 적게 나오는데, 추가 보상으로 다음 달 요금까지 아낄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한국전력공사가 지난해 도입한 '에너지 캐시백' 제도입니다.




최소 절감률인 3%를 넘기고, 같은 지역 참여자들의 평균보다 많이 아껴 쓰면 정도에 따라 캐시백을 지급합니다.




4인 가구를 기준으로 한 달에 최대치인 30%를 절감하면 14,000원을 돌려받게 됩니다.




지난달부턴 문턱을 낮추기 위해 온라인으로도 참가 모집을 받기 시작했는데 접수 개시 직후 신청자가 몰려 한때 사이트가 먹통이 되기도 했습니다.




<한국전력공사 관계자> "에너지 캐시백은 전 국민의 높은 관심 덕분에 현재 50만 세대가 신청했습니다. 8월 31일까지 신청한 고객도 7월분부터 소급해 캐시백 적용이 가능합니다."




에어컨 관리법을 숙지하면 더 시원하게 여름을 보내면서 전기요금을 줄일 수 있습니다.




"에어컨 필터는 2주에 한 번꼴로 세척하면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여름 들어 처음 가동할 때뿐 아니라 먼지가 끼지 않도록 계속 관리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에는 강풍으로 틀어 실내 온도를 빠르게 낮추고, 선풍기와 함께 쓰면 효율을 더 높일 수 있습니다.




건물 바깥에 설치된 실외기 청소나 에어컨 내부 관리는 위험할 수 있어 전문가에게 맡기면 좋습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 "내부 팬이나 송풍기·실외기 등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서 최근 에어컨 클리닝 서비스를 찾는 고객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에너지 취약계층의 전기요금을 차감해주는 에너지 바우처 제도가 이번 여름에도 운영됩니다.




소득 기준과 세대 구성원 조건에 맞춰 신청하면 되고, 4인 가족 기준 최대 95,000원의 요금을 감면받을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 TV 정래원입니다. 




#전기요금 #에어컨 #에너지캐시백



[클로징: 이광빈 기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더웠던 여름은 1994년 7월입니다. 폭염일수가 17.7일, 열대야 일수 8.5일로 가장 많았는데요. 전문가들은 올해가 1994년의 폭염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다며 역대급 폭염을 예측했습니다. 또한 3년 만에 찾아온 엘니뇨로 많은 양의 비도 예상했습니다. 여기에 전기료 인상까지 맞물리면서 올여름은 냉방비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적은 금액의 청구서를 받으려면 전기를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밖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전기를 좀 많이 썼으면 하는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산업입니다. 전기를 '펑펑' 낭비하라는 게 아닙니다. 공장이 더 많이 돌아가면 자연스럽게 전기 사용량이 올라간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바람과 달리 우리나라 산업용 전력 사용량은 지난 3월과 4월, 두 달 연속으로 감소했습니다. 산업용 전력 사용량이 줄어든다는 건 기업 활동이 위축됐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마침 해당 기간에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의 수출 실적이 부진했는데요. 경기 침체의 징후가 아니었으면 합니다.




이번주 뉴스프리즘은 여기까지입니다. 시청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전기요금인상 #RE100 #냉방비폭탄




PD 김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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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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