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풍향계] 만장일치·절충·극한 대립…8월 임시국회 '세 장면'

[앵커]

국회는 우여곡절 끝에 8월 임시국회를 마치고 이제 21대 마지막 정기국회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여름 국회도 정쟁으로 얼룩졌지만 수해 대응 법안은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등 성과도 거뒀는데요.

장윤희 기자가 이번주 여의도풍향계에서 돌아봤습니다.

[기자]

8월도 어느덧 끝자락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무더운 8월 날씨는 잼버리 사태와 강력범죄 뉴스들로 더욱 갑갑하게 느껴졌는데요.

정치권은 대치 전선만 넓히면서 국민들의 여름철 불쾌 지수를 한층 높였습니다.

그래도 여야는 뒤늦게나마 민생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등 단비 같은 성과도 나왔는데요.

8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던 날, 인상 깊었던 장면들을 가져와봤습니다.

먼저, 반대표 하나 없는 만장일치 통과 법안이 나온 모습입니다.

수해 예방을 위한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는 장면인데, 찬성표만 기록된 초록색 화면이 선명합니다.

<김진표 / 국회의장(지난 24일)> "재석 259인 중 찬성 259인으로서 도시하천유역 침수피해방지대책법안은 환경노동위원회 수정안대로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이 법안은 그간 각 부처에 흩어져있던 도시침수방지 대책 대응을 환경부가 주관해, 10년마다 수해 예방 대책을 세우게 했습니다.

여야가 지난달 극심한 수해를 계기로, 계류 중인 수해대응법안을 이달 중 처리하기로 합의하면서 통과된 대표 법안 중 하나입니다.

이를 위해 여야는 수해대응 TF까지 꾸렸었습니다.

<윤재옥 / 국민의힘 원내대표(지난달 19일)> "국민의 안전을 위한 법안이 사실상 뒷방 신세였다면 변명의 여지가 있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는 분명히 국회의 책임이며 여야 모두의 책임입니다."

뒷북 입법이란 평가를 받아야 했지만 더 늦기 전에, 모처럼 여야가 만장일치로 의결한 것은 다행스런 장면으로 보입니다.

8월 임시국회에서 인상적이었던 장면을 하나 더 가져와봤습니다.

'현수막 난립' 사태를 불렀던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뒤늦게 통과되는 모습입니다.

여야는 쟁점 조항을 두고 합의를 못하다, 본회의 도중에 담판을 지었는데요.

결국 가장 마지막 순서로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습니다.

여야 법사위원들은 수해 대응 법안 표결에 참여한 뒤, 본회의장을 빠져나와 다시 모여 공직선거법을 의결했습니다.

법안에 따르면 선거운동을 위한 현수막 설치나 유인물 배포 금지 기간이 선거일 180일 전에서 120일 전으로 단축됐습니다.

쟁점 조항이었던, 선거 기간에 선거에 영향을 줄 목적의 모임과 집회의 기준은 25명으로 절충했습니다.

애초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여야 합의로 모임 기준을 30명으로 정했지만, 법사위 여당 위원을 중심으로 그 기준이 모호하다는 이견이 나오며 진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소병철 / 국회 법사위 야당 간사(지난 24일)> "문제가 된 103조의 모임의 인원 제한, 정개특위에서 30인으로 되어있는 것을 25인으로 수정 제안해서 국민의힘에서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조금 전 법사위에서 합의 처리를 했습니다."

그래서 본회의에서 예정된 다른 안건이 모두 처리된 이후, 뒤늦게 의사 안건으로 추가되었습니다.

<정우택 / 국회 부의장(지난 24일)> "오늘 예정된 안건 처리는 모두 지금 처리가 끝났습니다. 다만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지금 법사위에서 처리되어서 곧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입니다."

마지막 안건으로 올라온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가결되었고, 가결 선포와 함께 8월 임시국회 본회의는 막을 내렸습니다.

<김진표 / 국회의장(지난 24일)> "공직선거법 일부 개정법률안 대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오늘 회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산회를 선포합니다."

이에 따라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국회가 법 개정 시한을 지키지 못해 발생한 '무법 사태'는 뒤늦게나마 막은 모습입니다.

지난 본회의에서 인상 깊은 장면 한장 더 가져왔습니다.

8월 임시국회를 언제 종료할 것이냐를 묻는 개표 결과인데요.

8월 25일에 회기를 끝내자는 민주당의 요구안이, 다수 당인 민주당 주도로 통과되는 모습입니다.

정기국회 시작 전까지 비회기 기간을 만들테니,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영장을 이 시기에 청구하란 이유인데 국민의힘은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이양수 /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지난 24일)> "우리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회피를 위한 야당의 조기 회기 종료 주장에 분명한 반대의 뜻을 밝힙니다."

<송기헌 /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지난 24일)> "(검찰이) 정치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제1야당이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는 것임을 국민들께서는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든, 안하든, 회기를 놓고 이런 형태의 표결까지 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8월 임시국회 본회의 주요 장면들, 어떻게 보셨나요.

여야가 만장일치로 민생 법안을 처리하는 모습, 이견은 있었지만 한발씩 물러서 선거법을 처리하는 모습, 강대강 충돌하는 모습 등 고루 펼쳐졌는데요.

이제 며칠 후면 9월부터 100일간 정기국회 여정이 시작됩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열리는 정기국회인지라 어느 때보다 거친 신경전이 펼쳐질 공산이 큰데요.

벌써 각종 현안을 놓고 여야가 특검이나 국정조사 도입을 요구하고 있고요.

각 당이 추진하는 중점 법안, 이견을 좁히지 못한 쟁점법안 역시 수두룩합니다.

여기에다 내년 예산안을 둘러싼 힘겨루기까지, 험로가 예상됩니다.

그럼에도 8월 국회 막판에 여야가 보여준 합의의 정신처럼, '극한의 대립'보다는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하는 모습을 21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목격할 수 있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 (ego@yna.co.kr)



PD 김선호

AD 이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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