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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민주주의 쓰러뜨린 칼날…참극 부른 '증오의 정치'

Y-Story명품리포트 맥

[여의도풍향계] 민주주의 쓰러뜨린 칼날…참극 부른 '증오의 정치'

2024-01-08 13:45:24


[여의도풍향계] 민주주의 쓰러뜨린 칼날…참극 부른 '증오의 정치'

[앵커]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2024년 새해 벽두부터 터졌습니다.

제1야당 대표 피습이란 정치인을 겨냥한 테러가 또다시 벌어진 건데요.

이를 둘러싼 근거 없는 정보도 빠르게 퍼지며 2차 테러로 이어진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장윤희 기자가 이번주 여의도풍향계에서 짚었습니다.

[기자]

갑진년 새해, 제1야당 대표가 칼에 찔려 쓰러졌습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쓰러진 장면이기도 합니다.

명실상부한 선진국에 오른 대한민국이라 하지만

정치인을 향한 후진적인 테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06년 5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지방선거 유세 도중 50대 지모씨가 휘두른 커터칼에 오른쪽 뺨 자상을 입었습니다.

2018년 5월에는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단식 농성 중에 30대 남성 김모씨에게 주먹으로 턱을 맞았고, 2022년 3월에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당시 이재명 대선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가 70대 유튜버 표모씨가 휘두른 망치에 머리를 가격 당하기도 했습니다.

계란과 신발 등의 물건을 정치인에게 던진 사건을 더하면 사례는 무수히 늘어납니다.

정치 테러가 반복되는 이유로 상대방을 악마화하며 강성 지지층에 기대는 정치 현실이 거론됩니다.

각종 음모론은 이러한 '증오의 정치'를 자양분 삼아 곰팡이처럼 번져가고 있습니다.

이 대표를 찌른 흉기를 놓고 온갖 루머가 난무한 점이 대표적입니다.

횟집 칼이다, 정육점 칼이다, 칼이 아닌 나무젓가락이었다 등 억측이 쏟아졌고, 경찰은 '등산용 칼을 개조한 흉기'라며 이러한 루머를 반박했습니다.

<손제한 / 부산경찰청 수사부장(지난 2일)> "피의자가 사용한 흉기는 총길이 18㎝, 날 길이 13㎝의 칼로서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가 칼에 피부가 조금 찢어진 수준의 '열상'인데도 많이 다친 것처럼 위장했다는 소문까지 퍼졌고, 수술 집도의는 '자상'이 맞다고 설명에 나섰습니다.

<민승기 / 수술 집도의·서울대병원 혈관외과(지난 4일)> "목부위는 혈관, 신경, 기도, 식도 등 중요한 기관들이 몰려있는 곳이라서 상처의 크기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얼마나 깊이 찔렸는지, 어느 부위를 찔렸는지가 중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좌측 목빗근 위로 1.4 cm의 칼로 찔린 자상이 있었습니다."

이 대표가 자신의 재판 등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꾸민 일 아니냐는 의혹도 일부 커뮤니티와 유튜브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민주당은 문제가 된 유튜브 채널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무더기 심의 신청했습니다.

<홍익표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지난 3일)> "정치적 자작극이라느니 등등의 허위사실이 유포되고 있거나 사실상 허위사실유포죄에 해당하고 가짜뉴스지요.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반대 진영을 적으로 돌리는 정치 문화가 고착화되고, 강성 지지자들이 상대 정치인을 더욱 증오하게 되는 고리를 끊어내자는 겁니다.

<윤재옥 / 국민의힘 원내대표(지난 3일)> "여야 모두가 독버섯처럼 자라난 증오 정치가 국민들께 악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인정하고 머리를 맞대어 정치 문화를 혁신할 방안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여의도 안팎에서는 혐오를 조장하는 정치인에게 공천 심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증오의 정치' 쇄신 경쟁이 총선의 변수가 될 수 있을까요.

근거 없는 루머는 보이지 않는 칼날이 되어 2차 테러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미디어 기술의 발달로 유튜브와 SNS를 통한 잘못된 정보가 퍼지기도 쉬운 환경입니다.

온사회가 잘못된 정보를 막는데 힘을 모으고, 총선을 앞둔 여야도 더 늦기 전에 정치 혁신에 나서야 합니다.

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 (e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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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 김효섭

AD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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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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