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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되풀이되는 '심판론'…프레임 전쟁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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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되풀이되는 '심판론'…프레임 전쟁 가열

2024-02-19 09:22:22

[여의도풍향계] 되풀이되는 '심판론'…프레임 전쟁 가열
[앵커]
다가올 총선을 앞두고 여야는 서로를 겨냥한 '심판론'을 들고 나왔습니다.
국민의힘은 '운동권 청산'을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독재 청산'을 각각 내걸며 프레임 전쟁에 시동을 걸었는데요.
역대 총선에서 반복된 이 프레임 전쟁, 과연 누가 웃었을까요?
임혜준 기자가 여의도 풍향계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프레임 이론'은 미국의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가 자신의 저서 '코끼리는 생각하지마'에서 처음 언급했습니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했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아이러니 하게도 코끼리를 떠올릴 수 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죠.
이를 선거에 적용해보면, 상대방을 어떤 '생각의 틀'에 갇히게 해 결과적으로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여야가 매 선거 때마다 '프레임 전쟁'을 거듭하는 이유죠.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19대 총선으로 거슬로 올라가 볼까요.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통합당, 어김없이 정권심판론 들고 나왔습니다.
'박근혜 비대위' 띄워가며 변화를 시도하는 여당에 'MB 연장선'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며 몰아세웠는데요.
'이명박근혜' 라는 신조어도 야당이 띄웠죠.
여당인 새누리당, 당명도 바꾸고 노선도 바꾸며 야당의 'MB 덧씌우기' 프레임에 정면 맞섰습니다.
친 MB계 인사들을 대거 공천에서 탈락시키는 등 쇄신에 주력하면서  오히려 '미래 정권론'을 부각시켰습니다.
총선 결과, 152석을 얻은 새누리당의 완승이었습니다.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 파장 등 당시 야당으로선 선물같은 호재가 잇따랐지만, 국민은 '야당 심판'에 손을 들어줬습니다.
<박근혜 /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2012년 4월 12일)> "정말 새로운 정치로 저희를 지지해주신 것을 후회하시지 않도록 그리고 자랑스럽게 생각하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한명숙 / 당시 민주통합당 대표(2012년 4월 13일)>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수많은 시민들을 투표장으로 모시지 못한 책임은 전적으로 저희에게 있습니다."
그렇다면 4년 뒤는 어땠을까요.
박근혜정부 시절이던 2016년 20대 총선에선 여야 모두 경제 문제를 최대 이슈로 부각시켰습니다.
여당인 새누리당, 경제활성화, 노동개혁 법안 처리가 번번히 가로막히자 야당을 '정부 발목잡는, 반개혁 세력'으로 몰아붙였습니다.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박근혜 정부 집권 후반기였던 만큼 이 때를 놓치지 않고 경제 정책에 실패한 '무능 정부' 프레임을 걸었습니다.
<김무성 / 당시 새누리당 대표(2016년 2월 2일)>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이죠. 이제 우리가 야당을 심판해야 될 때가 되지 않았습니까."
<김종인 /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2016년 3월 24일)> "새누리당 정권의 잃어버린 8년을 심판하고 서민과 중산층, 보통사람들의 경제주권을 회복하는 선거입니다."
결과는 어땠을까.
122석 대 123석. 불과 1석 차이로 새누리당이 민주당에 패하며, 제1당 타이틀을 넘겨줘야 했습니다.
야권 분열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고배를 마신 것, 고질적인 계파 갈등에 지친 국민이 이번엔 '정권 심판론'에 힘을 실어준 것이란 해석이 나왔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절박하게 외친 '국회 심판론' '배신의정치 심판론',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죠.
이제 직전 선거 이야기 해볼까요.
2020년의 21대 총선.
문재인 정부 4년 차에 실시된 선거로, 정부 중간 평가적인 성격을 띄었죠.
가장 큰 특징은 전례없는 전염병 시국 속 치러졌다는 겁니다.
때문에 여야,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두고 '선방했다' '실패했다' 각각 외치며 또다시 '심판론'을 총선 화두로 올렸습니다.
이밖에도 양당, 서로의 아킬레스건 격인 조국 전 장관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선거판에 소환하며 또다른 프레임 전쟁에 불을 붙였습니다.
<이낙연 / 당시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지난 2020년 4월)> "우리는 코로나 전쟁을 이겨 국난을 극복하고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는 일에 집중하며 선거에 임할 것입니다."
<황교안 / 당시 미래통합당 대표(지난 2020년 2월)> "4·15 총선은 무너지는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는 결정적 기회입니다.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끝장내는 정권 심판의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결과는 여당, 민주당의 완승이었습니다.
180석, 압도적 의석수를 얻게 됐는데요.
전세계적 팬데믹 속에서 이른바 '코로나 민심', 집권 여당에 다시한번 힘 실어주는 '안정론' 승리로 나타난 겁니다.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올해 총선도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정권 심판' '야당 심판'의 공방에선 살짝 빗겨간 모습이 특이한데요.
여당은 '운동권 청산', 야당은 '검찰독재 청산'을 각각 공세 포인트로 삼고 있습니다.
이 프레임 전쟁, 두 당대표가 앞장서 시동을 걸었습니다.
<한동훈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운동권 특권 세력과 개딸 전체주의 세력과 결탁해서 자기가 살기 위해서 나라 망치는 것 막아야 합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지난달 31일)> "자객 공천 이런 얘기들이 있는 것 같은데 사실 지금 청산해야 될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검사 독재입니다."
제3지대 통합 신당, '개혁신당'은 '거대 양당 심판'을 외치며, 참전 깃발을 꽂았습니다.
<이준석 / 개혁신당 공동대표(지난 13일)> "정치 개혁의 측면에서 국민들이 바라는 가장 적극적인 개혁은 지난 몇 년간 지속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의미없는 정쟁의 종말입니다."
이번 총선, 시기적으로 보면 윤석열 정부 집권 3년차에 맞는 중간 평가적 성격을 띕니다.
보신 것처럼 역대 선거, 민심은 여당에 힘을 싣기도 하고, 야당의 손을 들어준 경우도 있습니다.
거대 양당의 선거전 채비 속에 제3지대까지 뛰어든 이번 총선, 유권자의 마음은 어디로 향할까요?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junelim@yna.co.kr)
PD 김효섭
AD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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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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