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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반복되는 공천 파동…민심은 어디로?

Y-Story명품리포트 맥

[여의도풍향계] 반복되는 공천 파동…민심은 어디로?

2024-02-26 12:50:13



[여의도풍향계] 반복되는 공천 파동…민심은 어디로? 




[기자]




약 20여년 전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공천에서 탈락한 한 의원이 분을 참지 못하고 주먹까지 휘둘렀습니다. 




'공천 학살'이란 말, 이 사건이 벌어진 2000년 16대 총선 때 처음 나온 걸로 알려졌지요.




당시 이회창 총재가 무려 43명의 현역 의원을 공천에서 기습적으로 배제하며 큰 파장을 불렀습니다.




대신 오세훈, 원희룡 같은 신진을 배치하며 한나라당은 원내 1당을 지켜내게 됩니다. 




공천 당시엔 '당 장악력을 키우기 위한 물갈이다', 이런 비판이 많았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인적 쇄신', '공천 개혁'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 모습도 익숙하실 것 같은데요.




'옥새 들고 나르샤'라는 말을 낳았던, 지난 2016년 새누리당 공천 파동의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따르는 친박계의 위상이 절정이었던 그때, 친박을 넘어서는 '진박 감별사'까지 등장했고 비박계는 공천에 대거 탈락했습니다.




비박계 김무성 대표, 공천 의결을 거부하고 부산과 서울을 오가는 '옥새 투쟁'을 벌였지요.




<김무성/당시 새누리당 대표(2016년)> "잘못된 공천을 최소한이나마 바로 잡아서 국민 여러분들께 용서를 구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볼썽사나운 모습에 중도층이 등을 돌리며, 한때 180석까지 낙관했던 새누리당은 선거에 패해 원내 1당을 빼앗겼습니다. 




비교적 최근이죠. 지난 21대 총선 때는 이른바 '호떡 공천' 파동이 벌어졌습니다. 




공관위가 올린 후보를 최고위가 뒤집어 당대표 측근을 공천하더니, 비례 위성정당이 '독립'을 꾀하다 실패하고, 결국 비례대표 명부를 뒤집어엎는 촌극이 빚어졌습니다.




이런 혼란 속에서 미래통합당, 참패를 면치 못했습니다.




민주당으로 가보겠습니다. 




가장 컸던 공천 파동, 아마 20대 총선 때 이 두 정치 원로 사이에서 벌어진 일일 겁니다. 




20대 총선 당시 문재인 당대표에 의해 파격적으로 기용된 김종인 비대위 대표.




친노 좌장 이해찬 당시 의원, 86운동권의 상징 정청래 의원 등을 공천에서 배제하며 파란을 일으킵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스스로를 비례대표 2번으로 '셀프 공천'을 했고, 비난이 일자 사퇴하겠다고 배수진까지 쳤습니다. 




<김종인/당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2016년)> "내 스스로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산 사람인데 그런 식으로 날 욕보게 하는 그런 것은 내가 절대로 용납을 할 수가 없어요."




결국 당의 대주주인 문재인 전 대표가 직접 설득해 당무에 복귀했는데, 어찌 됐든 결과는 총선 승리였습니다. 




그 직전 19대 총선, 그때는 '친노 패권주의'가 문제였죠. 




한명숙 지도부의 친노 중심 공천, 비노 세력의 극한 반발을 사며 충돌했고, 결국 새누리당에 과반 의석을 내줬습니다. 




보신 것처럼 공천 파동이 총선 패배로 이어진 경우도 있었고 갈등이 있어도 오히려 승리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번 총선 공천은 아무래도 민주당 쪽 파열음이 두드러지는데요.




결과는 어떨까요?




민주당 공천, 비선, 밀실 의혹까지 제기되며 심상치 않은 분위깁니다.




당사자는 물론, 당 원로까지 반발에 가세했고, 탈당도 이어지고 있지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지난 22일)> "누군가 1등하고 누군가는 꼴등할 수밖에 없습니다.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진통이라고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공천 파동이 정말 '환골탈태'로 평가받으려면, 적어도 새롭게 등장한 후보들이 승리해야 할 겁니다. 




국민의힘은 여당 프리미엄일까요? 반발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조용한 공천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의 모든 현역의원에게 공천 기회를 주고, 힘 있는 사람들이 보수 강세 지역을 차지하며, '그 나물에 그 밥이다', '감동이 없다'는 이런 혹평도 나옵니다.




남아 있는 영남과 강남에 대한 공천에서 얼마나 쇄신적인 모습을 보일지가 남은 관건이겠습니다.




'물갈이' 비율이 높은 당이 이긴다는 여의도 통설, 지난 총선 더 많이 후보를 교체한 보수당이 오히려 패배하며 보기 좋게 깨졌습니다.




참신한 얼굴을 선보이는 것에 더해, 그 과정도 공정하고 원칙에 부합해야 유권자를 설득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할 거 같습니다. 




공천은 다 끝나지 않았습니다. 




여야 어느 쪽이 민심을 얻을지 지켜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




PD 김효섭




AD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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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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