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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제3지대 흥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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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제3지대 흥망사

2024-03-04 06:43:03


[여의도풍향계]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제3지대 흥망사






[임혜준 기자]






제3지대.






우리 정치에서는 두 거대 정당의 틈바구니를 비집고 등장한 새 정치세력을 일컫는 말로 쓰입니다.






양극화된 정치에 실망해 등을 돌리거나, 새로운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곤 했죠.






이번 22대 총선 앞두고도 등장했습니다.






거대 양당 심판 외치며 등판한 세력들.






먼저 손잡은 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과 일찍이 민주당에서 탈당한 양향자 의원이 만든 한국의희망이었습니다.






<양향자 / 당시 한국의희망 대표>(지난 1월) "개혁신당이 한국의희망입니다. 한국의희망이 개혁신당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서 합당을 선언합니다."






민주당 계열의 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도 가칭 '개혁미래당'을 내세워 질세라 통합을 시도합니다.






<신경민 / 새로운미래 책임위원>(지난 1월) "패권을 배격하고 민주적 합의의 원칙과 제도에 기초해 정당을 운영할 것을 합의하였습니다."






그러나 당명 선정, 또 신당 지도체제 등을 놓고 이견이 분출했습니다.






결국 각자의 이름으로 갈라선 두 세력, 그러나 머지않아 또 한 번 '통합' 소식이 들려옵니다.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와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이 설날을 앞두고 깜짝 합당을 선언한 겁니다.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 '빅텐트'가 펼쳐지나 했더니, 오래 가지 않습니다.






선거 정책 전권을 누구에게 주느냐, 공동 대표 간 벌어진 기 싸움에 결국 '결 안 맞다' 우려는 현실이 됐습니다.






<이낙연 /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지난달 20일) "그들은 특정인을 낙인찍고 미리부터 배제하려 했습니다. 낙인과 혐오와 배제의 정치가 답습됐습니다. 그런 정치를 극복하려던 우리의 꿈이 짓밟혔습니다."






'통합' 잉크도 마르기 전 찢어진 빅텐트, 결국 두 세력은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선거 앞두고 분당, 창당의 움직임은 반복돼 왔습니다.






견고한 양당 구도를 비집은 이런 시도가 성공한 사례도 있습니다.






지난 1992년 14대 총선 당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창당한 통일국민당은 31석을 따냅니다.






다음 총선인 15대 총선에서도 김종필 총재의 자유민주연합, 무려 50석을 거머쥐었습니다.






대전과 충남북 지역구 28석 중 24석, 대구 13석 중 8석을 가져옵니다.






충청권과 대구의 튼튼한 기반을 바탕으로 자민련은 무려 11년간 존속했습니다.






다만 이때까지는 제3지대란 용어보다는 제3당이란 개념이 더 강했습니다.






총선에서 제3지대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통용되기 시작한 건 2016년 20대 총선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당시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이 '녹색돌풍'을 일으킨 건데요.






광주 지역구 8석 전석과 전남북 20석 중 15석을 녹색으로 물들였고, 






거대 양당 비집고 38석을 얻어내는 기염을 토하며 국회 내 캐스팅보트를 꿰찼습니다.






<안철수 / 당시 국민의당 대표>(지난 2016년) "정치를 바꾸고 정권을 바꾸고 국민의 삶을 바꾸는 정치로 국민 여러분께 보답하겠습니다."






성공 사례로 불리는 앞선 사례, 공통점은 있습니다.






정주영, 김종필, 안철수 등 대선주자를 간판으로 내세웠고 탄탄한 지역 기반과 결합됐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던 제3당 또는 제3지대 시도도 무수합니다.






1997년 이인제 전 의원이 창당한 국민신당은 이 전 의원의 대선 낙선과 동시에 무너졌고,






문국현 전 의원의 창조한국당 역시 선거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쇠락했습니다.






앞선 성공 사례에 속한 정당들도 두 번째 선거에선 대부분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기성 정당에 흡수되거나 해산하며, 정당사 뒤안길로 사라졌죠.






총선까지 한 달여, 제3지대 두 세력의 발걸음이 분주합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낙연 대표와 결별한 뒤 곧바로 자신의 '정치 멘토'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찾아갑니다.






당초 김 전 위원장, 신당 합류에 회의적이었지만, 이 대표의 끈질긴 설득이 먹혔습니다.






여야를 넘나들며 선거를 이끌었던 김 전 위원장이 이번엔 제3지대 공천 지휘봉을 쥐었습니다.






<이준석 / 개혁신당 대표>(지난달 23일) "다소 늦었지만, 어느 당보다 중량감 있고 정무적 능력이 탁월한 김종인 위원장님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김종인 /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 "개혁의 주체가 개혁의 방향이 무엇인지 분명히 내놓고 국민들로부터 심판받아야 되지 않겠느냐…"






이낙연, 김종민 공동대표의 새로운미래는 본격적인 현역의원 '이삭줍기'에 나섰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사천 논란을 정조준하며 민주당 공천 파동을 아프게 파고들고 있습니다.






<김종민 / 새로운미래 공동대표> "이번 공천 파동이 단순한 편파 공천이 아니라 불법 공천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비명계 의원들을 향한 구애의 손짓을 이어가고 있는 새미래.






최근 박영순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해 당에 합류하며 창당 이후 첫 탈당파 현역 의원 모시기에 성공했습니다.






<박영순 / 새로운미래 의원> "처절하게 정치 보복을 당한 점에 대해서 정말 민주 정당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판단을 하고 뛰쳐나왔습니다."






제3지대는 거대 양당에 대한 환멸을 느끼는 유권자들을 향해 대안을 자청합니다.






기존 정치에 대한 민심이 싸늘할수록,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는 제3지대는 힘을 받아왔는데요.






하지만 거대 양당이 철옹성처럼 버티는 상황에서 제3지대의 성공은 그리 많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성과를 내더라도 오래 지속하기 어려웠던 게 현실입니다.






이번에도 등장한 제3지대, 다가올 총선에서 받아들 성적표가 관심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






PD 김효섭






AD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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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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