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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욕의 삶 살다간 마지막 군인 대통령

뉴스정치

영욕의 삶 살다간 마지막 군인 대통령

2021-10-26 15:44:12

영욕의 삶 살다간 마지막 군인 대통령

[앵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인생 역정에는 격동의 한국 현대사가 고스란히 배어 있습니다.

12.12 군사 반란으로 권력을 찬탈한 뒤 직선 대통령이 되고 퇴임 후 감옥에 갇히기까지.

영욕으로 점철된 고인의 삶을 정영빈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1932년 대구에서 태어난 노태우 전 대통령은 명문 경북고를 나와 육사에 들어간 뒤 박정희 시대 군의 엘리트 코스를 밟았습니다.

인생의 갈림길에 선 것은 79년 육사 11기 동기인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김재규의 내란 방조 혐의로 정승화 계엄사령관을 체포한 12·12 사태였습니다.

휘하의 9사단 병력을 출동시켜 군권 찬탈에 결정적 역할을 하면서 5공 군사정권을 만든 신군부 2인자가 된 것입니다.

이듬해 5월 광주 민주화 운동을 무력 진압하는 데 개입한 그는 5공 출범과 함께 전두환 전 대통령의 후계자로 낙점돼 차기 권력을 향해 질주하게 됩니다.

5공의 정권 연장 기도는 87년 6월 국민의 거센 저항에 부닥쳤지만, 민정당 노태우 후보는 '6·29 선언'으로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켰고, 양김 분열과 1노3 김의 지역구도에 힘입어 직선 대통령에 당선됩니다.

<노태우 / 당시 대통령(1988년 2월 취임식)> "이제 새 공화국의 출범을 알리는 저 우렁찬 고동소리와 함께 우리는 민주주의의 항로로 확실하게 전진해 나아갈 것입니다."

90년에는 여소야대 구도로 국정운영이 어려워지자 정적이었던 김영삼·김종필과 손잡는 3당 합당으로 위기를 넘겼습니다.

<노태우 / 당시 대통령(1990년 1월 21일)>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이제 여야 정당이 합당하여 새로운 국민정당이 탄생됩니다. 우리 정치사에 새로운 기원이 열리는 것입니다."

재임 중 여러 뚜렷한 성과를 남기며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지만, 후임자인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과거 청산으로 끝없는 추락을 맛보게 됩니다.

<노태우 / 전 대통령> "국민 여러분들께 정말 송구합니다. 이 사건에 대해서 저 혼자서 모든 책임을 안고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습니다."

비자금 조성과 12·12, 5·17 내란 혐의로 구속돼 법의 심판을 받은 노 전 대통령.

이후 역사의 죄인으로 살면서 암과 싸우며 힘든 말년을 보내야 했습니다.

연합뉴스TV 정영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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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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