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도가 1.5도 상승하면 세계 농경지의 10분의 1 이상이 줄어드는 만큼 탄소 감축을 위한 산림 확대가 농경지 감소로 이어진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전해원 교수와 중국 베이징 사범대 페이차오 가오 교수 공동 연구팀은 오늘(2일) 파리협정의 1.5도 목표 달성이 전 세계 농경지와 식량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세계 각국은 2015년 체결한 파리협정을 통해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온도 상승 폭을 2100년까지 1.5도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연구팀이 5㎢ 단위로 전 세계 토지 변화를 정밀하게 예측·분석한 결과 2100년이 되면 전 세계 농경지 면적의 12.8%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남미가 24%나 감소해 가장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이며, 전체 농경지 감소 면적의 81%가 개발도상국에 몰릴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처럼 탄소 감축을 위한 산림 확대가 농경지 감소로 이어지면서 중밀도 농경지의 절반(51.4%)이 중·고밀도 산림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이에 따라 주요 식량 수출국의 수출 능력이 12.6% 감소해 식량안보에 미칠 영향이 우려되는데, 식량 생산 대국인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의 농산물 수출 능력이 각각 10%, 25%, 4% 감소할 전망입니다.

연구팀은 2021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현재 감축안으로는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아래로 유지할 확률이 11%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전해원 교수는 "전 세계적 탈탄소화 전략을 세울 때는 여러 분야의 지속가능성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며 "온실가스 감축에만 집중한 나머지 지구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이라는 더 큰 맥락을 보지 못하면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개발도상국은 농경지가 줄어들고 수입 의존도는 높아지는 이중고를 겪을 수 있어, 탄소중립을 이루면서도 식량 안보를 지키기 위한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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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섭(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