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한미 관세 협의 과정에서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유전자변형생물체(LMO) 수입 규제 완화, 구글이 요청한 고정밀 지도 반출 등과 관련한 비관세장벽 완화를 한국 정부에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최근 발표한 '2025 국가별 무역장벽(NTE) 보고서'에서 거론된 사안들과 구글 등 미국 내 이해관계자들의 요구 사항이 한미 정부 간 협의 테이블에서 공식적으로 다뤄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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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안들은 국민 건강 주권과 국가안보와 직결돼 있어 새 정부 출범 이후 여론 수렴 과정에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큽니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측은 현지시간 지난달 20∼22일 열린 한미 2차 기술 협의에서 ▲ 균형 무역 ▲ 비관세 조치 ▲ 경제 안보 ▲ 디지털 교역 ▲ 원산지 ▲ 상업적 고려 등 6개 분야에 걸친 개선 요구 사항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미측은 한미 간 무역수지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과도한 비관세 조치'의 대표적인 사례로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를 지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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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미국에서 쇠고기를 수입할때 30개월령 미만 수입하게 미국측과 합의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국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첫해인 2012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5억2,20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2억4,300만달러로 330% 증가했습니다. 이미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수입하는 쇠고기 중 미국산이 호주산 등을 넘어 50%를 돌파했습니다.
또 2026년부터는 30개월령 미만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관세도 전면 철폐돼 가격이 더 저렴해질 예정입니다.
아울러 미측은 한국이 월령과 관계 없이 육포, 소시지 등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는 점도 비관세장벽으로 지적했습니다.
이와 함께 미국은 LMO 농산물 수입 규제 완화도 주요 요구 사항 중 하나로 언급했습니다.
정부는 현재 식품용·보건의료용 등의 LMO에 대해 수입 승인 절차를 밟고 있으며, 미승인 LMO의 수입 및 유통을 방지하기 위해 검역 신고를 강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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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분야에서는 구글이 신청한 5,000대 1 축척 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 문제가 거론됐습니다.
구글은 2011년과 2016년 두 차례 지도 반출을 공식 요청했지만 그간 정부는 군사기지 등 보안시설 정보가 담긴 지도 데이터를 해외 서버에 둘 경우 정보 유출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허가하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현재 국내에서 구글 지도는 2만5,000대 1 축척까지만 제공되고 있습니다.
최근 국토부는 지난달 14일 구글이 신청한 고정밀 국가기본도 국외반출 결정을 유보하고 처리기간을 60일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새 정부에서 결정하도록 미룬 겁니다.
또 이 정보가 가상현실(VR), 자율주행 등 스마트산업의 핵심 정보인만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비관세장벽 완화 요구를 무조건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정부가 국민경제와 국익을 기준으로 사안별 중요도를 판별해 전략적으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가장 먼저 무역 협상을 타결한 영국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영국은 쇠고기, 에탄올, 농산물 등의 미국산 제품 수입을 촉진하는 노력을 하기로 한 대신, 미국으로부터 자동차 등 자국산 제품에 대한 일부 관세 인하를 이끌어낸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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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이(hanj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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